방영백 목사의 성공 칼럼

‘부스러기’라는 보물
성경 15장에는 귀신들린 딸을 둔 엄마 이야기가 나온다. 이 엄마는 귀신들린 딸을 고치고 싶은 마음에 안 해본 일이 없지만 고쳐지지 않았다. 그러던 중에 예수께서 자기 동네를 지나가신다는 소문을 들었다. 그래서 예수께서 지나가실 때“선생님! 귀신들린 내 딸을 고쳐주십시오”라고 애타게 외쳤다. 그러나 이 외침은 아무런 소용이 없었고 제자들의 만류를 받게 되지만 이것에 굴하지 않고 “선생님! 내 딸을 고쳐주세요”라고 했다. 그러자 예수님께서 “자녀의 떡을 취하여 개들에게 줄 수 없다”고 하셨다. 이 말은 너희처럼 개 취급당하는 사람에게는 자녀의 떡을 줄 수 없다는 말이다. 그러자 이 여인은 예수님을 향해서 화를 내는 것이 아니라 “선생님 맞습니다. 저는 개 같은 민족의 사람입니다. 자녀의 떡을 먹을 자격이 없습니다. 그러나 개들도 주인의 상에서 떨어지는 부스러기는 먹습니다. 그 부스러기라도 주십시오” 이렇게 해서 여인의 소원이 이루어지며 딸이 낫는 기적이 일어났다. 자신의 원함을 이루기 위한 방법이 상위의 진수성찬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상에서 떨어지는 부스러기에도 있다는 것이다.
구약성서에 룻이라는 한 여인이 나온다. 룻은 시어머니를 위하는 마음을 지니고 있어서 이스라엘 최고의 왕인 다윗 왕의 조상이 되고, 온 인류를 구원하는 예수를 낳는 계보를 갖게 된 여인이다. 이 여인은 처음에 고향을 떠나왔고 남편도, 땅도, 가진 재산이 아무것도 없었다. 부양해야할 시어머니만 있었다. 이 와중에 룻이 가장 먼저 한 일은 보리 이삭을 줍는 일이었다. 이삭 줍는 일은 아무리 열심히 일해도 한사람의 하루치 양식밖에 안되는데 룻은 시어머니 몫까지 주워야 했다. 그래서 이 밭 저 밭으로 부지런히 다니면서 이삭을 주웠다. 그 때 보아스라는 권력과 부를 갖춘 한 남자가 그녀를 보고 “저 여인을 다른 곳으로 가지 않도록 하고 너희들이 벼이삭을 일부러 떨어뜨려 주어라”고 했다. 그래서 보아스의 덕분으로 이삭을 10배나 주울 수 있었다. 이 이야기를 들은 시어머니의 도움으로 보아스와 결혼하게 된다. 그 후에 오벳을 낳고, 이새, 다윗.... 예수를 낳는 계보를 갖게 되는 위대한 여인이 된다. 이삭줍기로 삶을 연명해야 했던 가난한 여인이 위대한 여인이 된 비결도 곡식 부스러기인 이삭을 줍는 행동이 있었던 것이다.
나는 이번 주 7년 동안 온 정성을 들여 강의를 해온 한 단체의 강의를 마무리했다. 기대감을 갖고 긴 세월을 함께 보내왔는데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 이런 마음으로 주일 아침 말씀을 묵상하는데 주인상의 음식보다 부스러기를 먹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상의 음식이 귀하게 보이는 부분이라면 부스러기는 눈여겨보지 않는 부분이라 할 수 있다. 그리고 새로운 원함 즉‘어디에도 소속되지 않는 나만의 독립적인 아카데미를 서울에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면서 그동안 받은 명함을 정리하고 알고 지낸 사람들과 만남을 가졌다. 그러고 보니 이미 7년 동안 내 강의를 들은 사람이 여러 군데서 몇 천 명은 되었으며, 나와 함께 일하고 싶은 사람들이 서울에 많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지나간 것에 연연해하지 않고 주변을 돌아보니 온 정성을 들여 강의했던 것이 새로운 자원이 되어 나를 기다리고 있음을 보게 되었다. 나는 금세 새로운 계획에 흥분하여 사람을 만나며 준비하고 있다. 어려울 때의 보물은 사람들이 눈여겨보지 않는 부스러기에 더 많이 있는 것이다.
모든 원함은 대부분 어려운 상황에서 시작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지금 병들었는데 낫기를 원한다는 것과 일이 없는데 일하기를 원한다는 것은 지금의 상황이 어렵다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는 모든 것이 갖추어진 완벽한 상황을 기대하기보다는 귀찮고 성가신 일을 하려는 태도를 갖고 있어야 길이 열리는 것이다. 성경의 물고기 두 마리와 보리떡 다섯 개로 오 천 명이 먹고 남은 부스러기를 소중히 모았을 때 열두 광주리가 된 것처럼 부스러기는 모으는 사람에게만 보물이 되는 것이다.

2012.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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