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순권 목사의 칼럼

탈북민들에게 관심을
인간은 그 누구나 사람답게 살아야 할 권리가 있다. 왜냐하면 모든 인간은 하나님의 형상으로 지음을 받은 존재이기 때문이다. 하나님의 이미지가 사람마다 들어와 있음을 강조하지 않을 수가 없다.
그런데 그 권리가 누구에게나 권력에 의해 짓밟히고 있다면 그것은 인권적인 차원에서도 결코 용납될 수가 없다. 그런 관점에서 북한의 탈북자들에게 우리는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북한의 실상은 사람이 기본적으로 굶주림과 배고픔이라는 욕구에 의해 탈출하고있는 것이다. 어쩔 수 없는 생존을 위한 본능적 움직임이다. 그렇기 때문에 탈북자의 문제는 특별한 게 아니다. 근본적으로 해결해야 할 아주 자연스러우면서도 당연한 일이다. 여기에 그 어떠한 형용사나 사치스러움이 끼어들게 해서는 아니 된다고 생각한다. 개인도 교회도 국가도 여기에 세밀한 관심과 대책을 강구해야만 한다.
필자는 독일의 통일이 있기 전 1980년대 초부터 스위스에 본부를 두고 있는 CSI (기독교 국제 공동선교회 = Christian Solidarity International)에 참석하였다. 1983년도에는 본부 이사가 되어 오늘에 이르렀다. CSI는 기독교 엠네스티 운동 기관이다. 주로 박해받는 사람들을 이념과 종교를 뛰어넘어 구출해 내는 기관이다. 당시 공산권 소련을 비롯한 동구권과 베트남에서 당시는 기독교 지도자들을 구출해 냈다. 당시 독일은 서독과 동독으로 나뉘어 있었다. 서독 사람들은 동독 사람들에게 관심을 기울여 주었다. 교회들이 적극 앞장을 선 것이다. 서독의 교회는 정치적인 접근에 앞서 대화를 시작했고 물질적으로 도우면서 동독에서 탈출하는 그들을 포용했다.
그런 상호간의 관계 회복이 동독의 문을 여는 개방의 시작이 된 것이다. 해마다 CSI총회에 가면 동독에서 탈출해 나온 장본인들이 동독에 두고 온 가족들을 그리는 눈물겨운 호소를 하곤 했었다. 그때마다 제네바에 본부를 둔 국제 적십자사를 비롯한 심지어 국제 변호사회까지 와서 지원을 하였고 점차 국제적인 관심으로 확대해 나갔다. 당시 미국의 레이건대통령은 제네바 대사를 보내 축사를 메시지로 대신 읽어 주기도 하였고 서독 수상이었던 브란트수상도 특사를 보내 격려문을 낭독해 주었다. 결국 독일은 슈미트 콜수상에 이르러 독일은 통일을 성취시킨 것이다.
우리도 탈북자 문제를 진심어린 관점에서 다룬다면 언제는 북한을 개방시키는 계기도 마련할 수 있다고 본다. 그런데 우리는 독일과는 약간 다른 양상이긴 하다. 그것은 중국이라는 장벽이 있기 때문이다. 탈북자들은 중국으로 넘어오고 있다. 중국에서 떠돌고 있는 탈북자들은 그 수가 헤아릴 수도 없다. 북한은 제일 급선무가 자신들만의 체제 유지이다. 핵을 고집하는 것도 체제 유지를 위한 방안으로 쓰고 있는 지경이다. 김일성, 김정일, 김정은으로 이어지는 그 체제 유지가 최고의 목적이기 때문에 중국의 인정 내지 묵인으로 존재할 수 있는 것이다. 탈북자들이 늘어날수록 북한 내부의 실상은 밖으로 드러나게 되어 있고 그것은 결국 독일에서와 같이 개방과 통일로의 접근이 될 수가 있는 것이다.
오늘, 이 시점에서 중국은 미묘한 입장을 지키고 있다. 정치적으론 사회주의를 고수하면서 북한과의 동맹을 하고 있고 경제적으론 우리와의 유대를 잇고 있는 것이다. 탈북자들을 인권 차원에서 적극 돕지 않는 것도 북한과의 눈치를 보는 정치적인 유대 관계 때문이다. 북한도 최소한 중국처럼이라도 개방이 되는 날이 오기 위해선 탈북자들의 서러움을 인간 기본의 몸부림임을 알아야 한다. 그런 날이 오기를 고대한다. 중국이 오늘처럼 변한 계기도 등소평이라는 인물 때문이다. 당시 자본주의를 싫어하던 시기에 등소평은 미국과의 관계를 핑퐁외교에서 시작하면서 고양이 예를 들었다. 검은 고양이든, 흰 고양이든 상관없다. 고양이는 쥐만 잡으면 되지! 했다는 것이다. 북한에도 중국만치라도 개방된다면 어느 날 통일의 길은 열리지 않을까 생각한다.

2012.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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