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에 의한 질서
싸이의 외모, 의상, 춤사위 등 전혀 강남 스타일이 아니다. 그럼에도 노래는 ‘강남 스타일’이라고 외친다. 예쁘고 잘생긴 아이돌 그룹이 이끄는 기존의 K팝과는 차별화된 모습임에도 올 7월 15일 발매된 앨범이 상종가를 치고 있다. 그 이유는 가사의 중독성, 신나는 음악, 재미있는 뮤직 비디오와 코믹한 안무가 절묘하게 맞아 떨어진 결과라고 한다. 더 나아가 세계적인 히트를 치게 된 이유는 유튜브(동영상전문커뮤니티)라는 매체와 SNS(쇼셜네트워크서비스) 등을 통한 국경을 뛰어넘는 소통의 도구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이런 지적은 외적인 면만 본 것이다. 이 음원의 확산에는 또 다른 내적 이유가 있다. 그것은 시대의 혼돈 상황 때문이라고 할 수 있겠다. 지금의 시대적 상황은 가치의 상실 시대라고 할 수 있다. 농경 시대의 가정질서는 힘과 농사기술을 가진 남자 중심이었다. 이것이 좋다 싫다를 떠나 그런 시대에 따른 가치관이 형성되었다. 그러나 이제는 돈 쥔 쪽이 우위에 있다. 남자가 돈을 번다고 하더라도 구좌로 들어가 버리기 때문에 경제적 실권은 여성이 갖는다. 그럴지라도 아내가 남편의 권위를 세워주면 질서가 잡힐 텐데 가정의 의사결정은 돈을 가진 엄마 중심으로 돌아간다. 그러다가 남편이 퇴직하면 여러 이유를 들어 이혼을 요청하는 황혼 이혼의 통계가 질서 파괴의 한 단면을 보여준다. 강남 스타일이 아니면서 자신은 강남 스타일이라고 외치는 반복된 노래와 코믹한 춤이 인기를 끌 수 있는 것은 이처럼 기존 현상에 대한 비틂의 심리라고 할 수 있다.
우리의 시대를 혼돈의 세상이라고 프랑스 사회학자 에밀 디르겜(E. Durkheim)이 말했다. 그는 자살은 사회 구성원의 행위를 규제하는 공통된 가치나 도덕적 규범이 상실된 혼돈상태가 낳은 문제라고 이해했다. 디르겜의 견해에 동의하는 것은 삶의 목표는 확실하나 방법이 사라졌다고 할 수 있는 현실이다. 삶의 규범이나 가치의 상실시대인 것은 모든 것 위에 돈이 되느냐의 문제로 귀결되기 때문이다. 돈의 유무를 떠나 그 일에 의미가 있다거나 예전의 규범에서 벗어나지 않았는가 하는 것이 아니라 그것이 어떤 유익을 주느냐에 더 가치를 두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권력 위에 돈을 더 가지려고 하고, 돈을 가진 자가 권력을 돈으로 사려고 하는 현상이 끊임없이 나타나는 것이다. 사회운동을 하던 자들이 정당에 참여하고 그리하여 국가의 돈을 부당하게 끌어 쓰고 부정한 방법으로 투표하여 비례대표가 되어 국회 입성하였고, 그것은 엄연한 범법행위임에도 버티기로 여전히 현재진행형으로 소란을 피우고 있는 일탈의 모습이 작금의 사회현실이다. 결국 집단 사이의 차이만 가중된다. 남자와 여자, 세대 간에 그리고 지역에 따라 생각과 방법의 차이를 드러낸다. 이제 사회는 기존의 질서를 무시하고 자신의 이익만을 극대화하려고 한다. 목적추구 그리고 그것을 달성하기 위해서 모든 부정부패를 총동원한다. 그러나 캐시미어의 가격이 급등하자 몽골의 양치기들이 양을 버리고 염소를 사육한 결과 목초의 뿌리까지 먹어버리는 염소의 특성으로 초원은 황폐화되고, 양치기들은 도심 외곽의 슬럼화를 부채질하는 새로운 문제를 야기하기에 이름과 다를 바 없다.
시대의 답은 변칙의 세상에 변칙으로 대응하는 것이다. 체조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양학선 선수는 공중에서 한 번 더 비틂에 있었다. 그것은 이전에 보인 기술이 아니었기에 그 기술의 이름은 ‘양학선1’로 명명되었고 경쟁자들과의 비교를 불허하게 되었다. 펜싱도 마찬가지인 것은 팔이 짧은 한국 선수들은 빠른 발에 의한 기술을 구사하여 세계를 놀라게 하였다. 레슬링에서도 자신보다 더 많은 땀을 흘린 자가 있다면 금메달을 가져가라고 일갈할 수 있었던 차별화가 곧 힘이었다. 오심의 한, 그러나 심판이라는 힘이 있었기에 경기는 진행되었고 올림픽은 마쳤다. 세상이 힘에 의해 질서가 유지된다면, 그 힘이 차별화 내지 비틂이라면 오른 뺨을 치는 자에게 왼편도 맞아주는 차별화는 어떨까? 그리하여 하늘 힘을 끌어 쓰는 새로운 힘, 그 힘에 의한 질서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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