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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이 오면
9월이 오면 가을이 오리라. 그래서 9월이 기다려진다. 금년 여름은 유난히 8월에 더웠다. 아직도 8월의 그 막바지를 넘기고 있다. 사람은 희망을 안고 살아가기 마련이다. 9월에는 서늘한 가을이 옴을 연상해야 한다. 그러면 지금 당장의 더위쯤이야 9월의 희망 속에 파묻혀 마음 속엔 가을 바람이 불어 올 것이다.
나는 스위스를 매년 한 차례 다녀온다. 금년에도 10월 중순 가기로 되어있다. 내가 30년이상 몸을 담고 있는 CSI총회 참석이다. 몇 년 전 일이다. 우리 회장인 한스 목사님과 함께 비행기로 알프스를 넘어 이태리 밀라노로 가고 있었다. 알프스는 1년 내내 눈으로 덮여있다. 그때는 제일 무더운 여름이었다. 내 옆자리에 앉은 한스 목사님이 넌지시 내게 말을 걸었다. “이제 우리는 알프스 눈 산 위에 누워 있네. 상상해 봅시다. 그리고 침대같은 창밖 눈을 봅시다”하는 것이었다. 나는 꿈을 꾸는 듯 알프스를 감상하고 있었다. 나는 그때를 가끔 어린아이처럼 되뇌이곤 하는 버릇을 무더위가 극성을 부릴 때면 요사이도 그대로 실천하고 있다. 더울수록 더 알프스를 추억하듯 9월을 지금은 희망한다. 9월이 오면 얼마나 서늘할까?
사람은 단순할수록 마음이 편하다. 복잡하면 만사가 불편해진다는 말이다. 미국의 16대 대통령이었던 에이브라함 링컨에게 이런 일화가 있다. 대통령 선거에 출마하려고 중간 선거가 진행되고 있던 중 어느 시골에 사는 어린 학생으로부터 편지 한통을 받은 것이다. 편지 내용은 이러했다. “링컨 아저씨, 저는 아저씨가 꼭 대통령이 되기를 바래요. 그런데 염려가 된답니다. 우리 마을 아줌마들은 아저씨의 얼굴이 밉대요. 왜냐하면 아저씨는 광대뼈가 너무 뾰족해 볼이 쏘옥 들어가서 못생겼다고 그래요. 링컨 아저씨, 제 말을 꼭 들어 주세요. 아저씨도 잘 생긴 얼굴을 만들 수 있다고 저는 생각해요” 그렇게 소녀의 글에선 다음과 같은 건의를 링컨에게 희망 사항으로 쓰여 있었다. “지금부터 링컨 아저씨, 아저씬 수염을 깍지 말고 볼에도 수염을 길러주세요. 그러면 아저씨는 건엄한 얼굴이 될 거예요. 저는 아저씨가 꼭 대통령이 되길 원한답니다.”
선거기간 중이라 1년 내내 바쁘게 뛰고 있던 에이브라함 링컨은 그 편지를 받곤 읽고 또 읽다가 결심을 했다고 한다. “그래! 옳은 말이야. 내 얼굴은 여자들에게 인기가 없어. 못생긴 볼을 수염으로 가리면 호감이 되겠네” 하곤 그때부터 수염을 길렀다는 얘기다. 물론 링컨은 숱한 난관을 이기고 대통령이 된 것이다. 그후 링컨의 사진에는 평생 수염이 있는 모습으로 등장하였다. 단순한 링컨의 처신이 그렇게 아름답게 비춰진 일화이다.
9월에는 가을이 오는 희망의 사람이 되었으면 한다. 9월이면 생각나는 시인이 머리에 떠 오른다. 아일랜드의 서정시인 예이츠의 시(詩)이다.
9월이 오면 / 우리를 사랑하는 긴 나뭇잎 위에 / 그리고 보리단 속 생쥐 위에 / 머리 위 마가목은 누르슴히 물들고 / 이슬젖은 산딸기 잎 도한 누르슴히 물이 들다 / 이지러지는 우리 사랑의 가을이 와 / 우리의 영혼 지치고 피곤해도 / 정열의 계절, 우리를 잊지 전에 그대 숙여진 이마위에 키스와 눈물을 남기세.
9월은 이 시처럼 기다려지는 달이다. 무더운 여름이면 알프스의 상상 피서가 온 몸을 시원케하듯이 9월은 가을을 영글게 하는 신호가 올 것이다.
그러기에 9월에는 기다림이 있고 희망을 주는 달이다.
서늘한 바람이 있고 그 바람 속에 우리의 생각을 살지게 하는 가을의 소식이 들려오고 있다. 여름을 외향적인 계절이라면 이제 9월이 오면 우리의 내면을 장식해 줄 풍요로움이 담길 것이기에 9월이 그리워진다. 기다림은 희망이다. 9월을 기다림은 희망의 날들이 우리 앞에 찾아 온다는 진리로 꽃 피워졌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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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2.08.2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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