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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인과 불안의식
옛날 사람들보다 현대인들이 더 많이 불안의 병을 앓고 있다. 불안이 그때는 없었고 지금은 많아서가 아니라 불안은 늘상 있는 것이지만 사람들의 마음 가짐에서 그렇게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현대인들은 문명의 혜택은 마음껏 누리고 살지만 편리함 그 이상으로 마음의 불안은 그 어느 때보다 더 심하다고 할 수 있다. 그래서 불안은 사람의 존재 그 자체를 말한다. 철학자요 신학자인 죄렌 킬케골은 “나는 존재한다. 고로 고통이다”라고 하였다. 데스칼트는 그렇게 말하질 않고 “나는 존재한다. 고로 나는 생각한다”고 했다.
사람에 따라서 덜 불안하고 더 불안할 수 있다. 새삼 자기만의 일로 생각하지만 다른 사람도 마찬가지이다. 자기만의 일로 생각하다보면 결국 병적인 불안의 수렁으로 빠질 수 있다. 그러니까 불안을 이기는 자기만의 노하우가 필요한 것이다. 그것이 곧 불안의 강을 헤엄치듯 이기는 것이다. 국가의 원수도 최고의 재벌도 다 불안하다고 하겠다. 불안은 철학의 흐름과도 무관하지 않았다. 하이덱거의 철학에서 프랑스의 싸르트르가 제창한 「존재와 무」로 이어져온 것이다. 결국엔 인간의 삶에 위기의식으로 번져왔다. 불안의 원인을 이것이다라고 정의할 순 없다 해도 쉽게 말해서 상호 공동체 의식의 결여에서 찾을 수가 있다. 평범한 사이에서 서로가 신뢰가 깨어진데서 온 것이라 하겠다. 사람은 혼자 존재하기란 매우 어려운 것이다. 옛날에는 더불어 살았다. 지금은 함께 살기보다 저마다 개인적이라 할 수 있다. 그래서 지금이 옛날보다 더 불안을 겪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사회적 동물인 사람은 내가 남을 믿어주듯이 역시 남도 나를 믿어 주는데서 상호간에 꽃이 필 수 있다. 현대인들에겐 믿음이 산산조각이 난 상태이다. 그래서 불안의 시작을 어떤 분들은 인류의 시작을 아담과 하와가 하나님을 속인 거짓말, 즉 핑계한 타락으로부터 온 것이라고 말한다. 아무리 가까운 사이라고 하더라도 나 아닌 남과의 관계에서 믿음(신의)이 흔들리는데서 불안의 파도는 일기 시작한다.
남으로부터 버림을 받아 본 경험이 있거나 남의 속임술에 빠져 본 사람일수록 더욱 불안의 병을 앓게 되는 것이다. 기계문명이 최고의 경지에 이르고 있는 현대인들이 더 소외당하는 쫓김으로 결국엔 컴퓨터 속에 갇혀버리는 신세가 된 것이다. 그러니까 인간은 스스로 만든 기계문명에 노예가 될 것이라고 예언 아닌 미래를 말했던 샤르뎅의 말이 생각난다. 인간은 자기 자신을 망각한 채 자아를 빼앗기고 있다는 것이다. 이제는 자기를 잃어버린 상실이 불안으로 엄습해 오고 있는 것이다. 자기 자신과의 싸움이 중요하게 되었다. 18세기 영국의 산업혁명이 곧 그것을 잘 설명해 주고 있다.
불안은 사람들의 삶을 무기력화 시킨다. 불안을 해소하지 못하고 계속 쌓이게 내버려 두다가 보면 여러 가지 정신적 질병으로 시작하여 몸 전체가 망가지는 비극을 가져온다. 일찌기 또스토엡스키는 「밤의 불안」이라는 책을 쓰면서 그 첫머리에 이렇게 쓴 바 있다. “날이 저물기 시작하면 나는 점차적으로 그 마음의 상태로 빠지고 만다”라고 쓴 것이다.
그러면 불안은 비극인가? 반드시 그렇지 않다. 하이덱거는 “불안을 이기는 사람은 더 의로워질 수 있다”라고 했으며 덴마크의 고독했던 실존주의 철학자인 죄렌 킬케골은 “불안이 깊으면 깊을수록 인격은 깊고 참다워질 수 있다”라고 했다. 불안은 모든 사람들이 당하는 것이지만 가장 나약한 그 자리에서 자기만의 도그마에 끝없이 빠져들기 전에 초자아의 믿음, 곧 영원한 세계로의 체험을 갖는다면 불안의 강은 더 나은 자신의 모습을 찾아가는 계기가 될 수 있다. 그 불안의 강을 건너게 해주는 힘은 곧 신앙이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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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2.06.1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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