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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어진 유리창
상태가 비슷한 자동차 두 대를 치안이 허술한 골목에 방치해놓았습니다. 한 대는 보닛만 열어놓고 다른 한 대는 보닛도 열어놓고 고의로 창문도 조금 깨어놓았습니다. 한 주간이 지났습니다. 보닛만 열어놓은 차에는 특별한 변화가 없었습니다. 유리창을 깨어놓은 차는 10분만에 배터리와 타이어가 사라졌습니다. 사람들이 버린 차라고 생각하고 ‘약탈’을 해 간 것입니다. 시간이 흐를수록 마구잡이 약탈이 감행되었습니다.
건물의 경우에도 이런 현상을 볼 수 있습니다. 건물의 깨어진 유리창 하나를 그대로 방치해둡니다. 사람들은 관리를 포기한 건물로 생각합니다. 돌을 던지기 시작합니다. 나중에는 다른 유리창까지 모조리 깨어버립니다. 결국 건물의 값도 떨어집니다. 거기서 절도나 강도 같은 범죄가 일어날 확률까지 높아집니다. 이런 것을 ‘깨어진 유리창 이론’(broken window theory)이라고 합니다.
오래전 스페인에 갔더니 그곳 사람이 독일 사람 욕을 막 하는 것이었습니다. 이유를 물었더니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독일 사람들은 자기 나라는 깨끗하게 해놓고 여기만 오면 콜라병 술병 아무 데나 버린다. 자기 나라 아니라고.” 이 역시 일종의 깨어진 유리창 이론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한번은 독일 공영 TV에서 스페인의 휴가철 과속 단속 상황을 보여주었습니다. 시속 60킬로 구간인데 거의 모든 차들이 과속으로 달리고 있었습니다. 흐름을 타고 그렇게 달릴 수밖에 없었습니다. 경찰은 앞에서 사진을 찍고 저 뒤에 몇백미터 가면 한쪽으로 불러서 벌금을 물게 했습니다. 스페인 차들은 그냥 보내주었습니다. 독일차만 잡아들이고 있었습니다. 촬영하던 독일 기자가 경찰에게 항의를 했습니다. 스페인 경찰은 어물쩡거리면서 어깨를 으쓱할 뿐이었습니다. 경찰은 스페인은 깨어진 유리창 건물이 아니라고 대꾸하는 것 같이 보였습니다.
최근에 산행을 하다가 특이한 현상을 한 가지 발견했습니다. 산에 쓰레기통을 없애버렸습니다. 자기 쓰레기는 자기 손으로 들고 내려가라는 것이었습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쓰레기통이 있었습니다. 그때 감탄했더랬습니다. 우리나라는 정말 대단하다. 이런 산속에도 쓰레기통이 있어서 무거운 짐을 줄여가면서 등산을 할 수 있다니.. 그런데 한 가지 문제는 있었습니다. 쓰레기통마다 차고 넘쳤습니다. 계속 쓰레기를 버려대니 결국 쓰레기통 주변까지 쓰레기장이 되어버리고 말았습니다. 파리가 들끓고 있었습니다. 깨어진 유리창 법칙이 이행되고 있었습니다. 깨끗하라고 설치한 쓰레기통이 산을 더 더럽히고 말았습니다. 역발상으로 산은 더 깨끗해졌습니다.
1948년 남북협상 길에 나선 백범 김구 선생이 38선을 넘으면서 다음 시를 읊었다고 합니다. 이 시는 서산대사의 작품이라고도 하고 조선수기의 문신인 임연 이양연의 시라는 설도 있습니다.
눈 내린 들판을 밞아갈 때에는
모름지기 그 발걸음을 어지러이 말라
오늘 걷는 나의 발자국은
반드시 뒷사람의 이정표가 될 것이다.
우리는 지금 뒷사람을 위한 이정표를 만드는 중입니다. 뒷사람이 기분좋게 따라올 수 있는 길을 잘 닦아야겠습니다. 유리창 깨어놓지 말고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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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2.03.0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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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년 전, 항구 서쪽에 복음으로 세워진 부산 항서교회
-암울했던 시대에 복음의 빛으로 세워진 교회
-한국전쟁, 피난민들을 위해 발 벗고 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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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기독교 최대 명절은 부활절입니다. 그런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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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일교회 성도가 공개한 송태근 목사 청빙 일화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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