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순권 목사의 칼럼

활란 새와 작심3일
히말라야산에 가면 ‘활란’이라는 새가 살고 있다. 그런데 이 새는 둥지도 없이 살아가는 새(鳥)로 이름이 나 있는 것이다. 그는 밤만 되면 추워서 벌벌 떨면서 내일 햇볕이 돋아오면 꼭 둥지를 지으리라 결심하지만 정작 따뜻한 낮이 돌아오면 밤에 했던 생각은 깡그리 잊은 채, 놀다가 그만 잊어버리곤 한다는 것이다.
그렇게 추위가 오는데도 살아가고 있는 ‘활란’이라는 새를 통해서 새해 2012년을 1개월 넘기면서 “작심3일”을 생각해 본다.

먼저는 준비성 얘기다.
사람들에게는 규칙적이고 준비성이 항상 필요하다. 앞을 준비하는 생활은 여유로움이 생긴다. 무슨 일을 만나서 처리하려는 습관이야말로 조급성을 만들 수 있다. 모든 일은 사전에 준비성을 가지면 일이 곁길로 빠진다해도 지혜롭게 처신을 할 수 있지만 준비가 안되었으면 엉뚱한 결과를 맞을 수도 있다. 당황하기 때문이다.
이 맘때, 준비성을 생각하면서 ‘작심3일’로 금년을 얼마나 준비성 있게 보내는지 돌아보게 된다.

다음은 계획성 얘기다.
누구든지 무계획적이면 신뢰감을 잃을 수 있다. 남을 이끌어가는 리더십에는 존경심이 중요하다. 따르고 싶은 마음이 생겨야 하는데 무계획적으로 왔다, 갔다하면 자연히 무계획으로 비추일 수 있기 때문이다.
계획성은 자기 자신에게 약속하는 것도 된다. 결단력 같은 힘을 뜻한다. 계획성이 있는 사람은 무엇을 결심하면 무언가 해내는 저력이 있지만 무계획적인 사람은 결심을 해 놓고도 우야무야 실천을 않는다.
결국 제3자에게도 신뢰감이 사라진다. 마치 ‘활란’이라는 새가 어리석어 보이는 것과 같다. 그 새는 내일이면 꼭 둥지를 짓겠다고 약속은 자신에게 하지만 그 약속을 지키지 않는다. 작심사흘(作心三日)이라는 말도 그런 경우를 두고 나온 듯 하다.

셋째론 책임감 얘기다.
사람들에게 있어서 신뢰감은 책임의식이다. 누가 봐도 기대고 싶은 충동이 일도록 든든한 책임감이 필요하다.그래서 어떤 사람이 『되느냐?』라는 물음보다 그분이 무엇을, 어떻게 『하느냐?』라는 질문에 분명한 대답이 있어야 과연 훌륭하다고 하겠다. 훌륭한 사람이 되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훌륭한 일을 해내야만 된다.
곧 선거철이 돌아오는데 가끔 후보자들이 자신이 당선되면 무엇을 해주겠다고 공약은 하지만 당선 후엔 그런 공약을 실천 안하는 정치인들이 간혹 있다. 책임감이 없기 때문이다. 교회 안의 지도자도 ‘활란’이라는 새를 생각하면서 다시금 2월부터라도 금년에 세운 결심을 되새기면서 지금 차분하고 신실하게 자신을 다듬고 남들을 이끄는 저력이 요구된다.

끝으론, 인내심 얘기다.
사람들은 저마다 새해가 되거나 어떤 일을 시작할 땐, 거창하게 구상을 하고 큰 결심을 한다. 하지만, 얼마 못가서 처음 생각을 깡그리 잊기가 쉽다. 그때부터 ‘작심3일’의 사람과 꾸준한 추진력이 있는 사람은 구분되기 시작한다.
문제는 인내심 때문이다. 성공하는 사람들의 공통점은 처음도 그렇지만, 마지막까지 견디는 노력이다. 그 인내심은 남과의 싸움이 아니라 자기 자신과의 싸움이다. 히말라야 산에 살아가는 ‘활란’이라는 새도 둥지를 짓겠다는 결심은 하지만, 해가 돋아오면 그만 그 결심을 잊기 때문이다. 자신의 결심을 실천에 옮기는 데는 무엇보다 인내심이 있어야 한다. 서양속담에 “No Cross No Crown”이 있는데, 면류관은 십자가가 따른다고 했다.

2012.0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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