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순권 목사의 칼럼

목사임직식과 권면
무슨 일에나 극단적인 표현이 충격을 주는 수가 있다. 목회자는 말 한마디라도 신중을 기해야만 한다. 당장 야단날 것처럼 선동식의 말을 하는 것도 조심할 일이지만 상대방에게 지나친 부담을 주는 것도 피하는 게 좋다고 본다.
목사임직과 관계있는 행사는 ‘목사안수’와 ‘목사위임식’이다. 이런 예식에는 교역자만 오는 게 아니고 평신도들을 비롯하여 각계각층에서 참석하기 때문에 분위기는 더욱 엄숙하기 마련이다.
그런데 가끔 자극적인 설교나 권면으로 모두에게 쇼크를 주는 수가 있다. 보다 더 부드럽고 나름대로 각오를 단단히 하도록 하는 게 더 바람직스러울 것이다.
얼마 전에 있었던 일이다. 역시 목사 하나만을 위한 임직식이었다. 권면하신 분도 역시 목사였다. 그는 권면을 통하여 극단적인 표현을 쓰면서 자신의 경우를 예로 들었다. 본인은 새벽기도회 참석으로 교인들의 모범이 되고 있다고 하면서 어느 누구보다도 제일 먼저 나오고 맨 나중에 자리를 떠난다는 것이었다. 그런고로 목사는 누구나 예배 때는 기도회에 제일 먼저 나오고 제일 나중에 일어나야 된다는 것이다. 나는 속으로 생각했다. 저런 말은 개인적으로 만나서 들려줄 말인데 공개적으로 힘주어 말하는 건 권면자의 자랑일 뿐이라고 생각했다. 왜냐하면 경우에 따라 다를 수도 있고 참석한 분들은 전부 ‘우리 목사님은 어떤가’를 비교하며 듣는다는 사실을 알아야했다. 아닌 게 아니라 자기 목사님과 사이가 좋지 않은 어느 장로님은 벌써 수군거렸다. 어떻게? ‘우리 목사님은 새벽기도 시작 5분 전에 나왔다가 끝나기가 무섭게 사라진다’는 것이었다. 기도를 많이 하라는 표현이면 족하지, 회중 앞에서 할 말은 아니지 않을까 싶어서 예식이 끝난 후 개인적으로 그 목사님을 만나 물어 보았다. 매일 그렇게 한다고 했는데 정 바쁜 일이 생기면 어떻게 하시느냐고 했더니 그 목사님 말씀이, 자기는 부흥회를 자주 나가기 때문에 주말에만 집중하기 때문에 한 번도 문제가 없었다는 얘기였다. 나는 또 속으로 생각했다. ‘그렇다면, 자기 얘기를 좀 더 담아 두었으면 좋았을껄’ 우리 속담에 ‘말이란 “아”하면 다르고 또 “어”해서 다르다’는 말이 있다. 여하튼 누구를 꼬집기 위해서는 아니다. 다만 어떤 경우에 국한시키는 말이니 표현은 피차 조심할 일이다.
교인들은 예화를 하나 들어도 자기들과 관계되는 분과 견주면서 듣는다. 그리고 목회자는 완전무결하기를 바란다. 어느 교회는 목회자가 오래 견디지 못하고 몇 차례 바뀐 적이 있다. 이유를 알아봤더니 그 교회 선임 장로님은 새벽2시면 교회에 나와 기도하는데 계속 새벽5시에 드리는 새벽기도회는 물론, 6시까지 기도를 많이 하신다. 기도에 모범이셨다. 그런데 그 교회 목사님은 젊으셨고 그렇게 하질 못했다. 자연히 심리적으로 눌리는 판인데 설상가상으로 그 장로님은 참지 않고 표현을 하곤 했다. 최소한 자기만큼은 해야 되지 않느냐는 반문이었다. 사람에 따라 습관이 있기 마련이고 또한 하루 만에 기도의 선수가 될 수는 없기 때문에 번번이 그 장로님 앞에 주저앉고 마는 것이었다. 아마 그 장로님이 오늘 얘기한 그 목사임직식에서 그 목사님의 권면을 들었다면 ‘옳지’ 했을 것이다. 그러나 우리 모두 한 번 생각해 볼 일이다. 그렇다고 잘못되거나 피해가라는 말은 절대 아니다. 스폰지가 되는 기분일 뿐이다. 그러므로 목회자는 극한 표현이나 부담스러운 일을 하지 않는 게 좋다. 항상 원만하도록 애를 쓰면서 모든 사람에게 적용되는 게 바람직하다. 스폰지가 되자는 말이 바로 그것이다. 극단적인 표현은 바로 부딪치기 마련이다. 누구에게나 부담스럽지 않고 따뜻한 권면이 아쉽다.

2011.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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