옳은 말 하지 않기
삶에 여유가 있으려면 상반된 듯 보이는 둘을 모두 받아들이는 태도를 가져야 한다. 예를 들어 “물이 반밖에 없네”와 “물이 반이나 있네”는 같은 것을 다르게 말하는 것이므로 어떻게 말하든 받아들이는 태도를 갖고 있어야 삶을 여유 있게 살 수 있는 것이다. 물이 반이나 있는 것과 물이 반 밖에 없는 것 중에 무엇이 옳은가? 앞의 것은 긍정적인 말이기에 옳고, 뒷말은 부정적인 말이기에 틀리는가? 이렇게 옳다고 주장하고 싸운다면 삶을 잃어버리게 되며 그 싸움에 자칫하면 물 담긴 그릇이 깨지고 말 것이다.
솔로몬의 재판 중에 한 갓난아기를 사이에 두고 서로 자신이 엄마라고 주장하는 여인이 나온다. 솔로몬 왕은 “너희들이 서로 자신이 옳다고 주장을 하니 아이를 나누어 가지면 되겠다”고 하자, 한 여인은 그렇게 하자고 하고 한 여인은 “내가 포기하겠습니다”고 했다. 자신의 옳음 때문에 자신의 아기를 죽일 수는 없는 것이다. 아기를 죽이더라도 자신의 옳음을 주장하는 여인은 거짓말을 했음이 드러났고, 자신의 옳음을 주장하지 않은 여인이 진짜 엄마인 것이 밝혀졌던 것이다. 모든 갈등과 싸움은 “내가 틀렸다”라고 말하는데서 생기는 것이 아니라 “내가 옳다”라고 주장하는데서 생기는 것이다.
여기 한 어머니가 아들에게 옳은 말을 하면서 꾸중을 하고 있다고 하자. 구구 절절히 옳은 말이다. 어머니는 아들의 잘못을 지적하면서 화를 낸다. 어머니는 성경을 이야기하며, 자신의 경험을 말하며 때로는 화를 내고, 가슴을 치면서 아들에게 옳은 말을 했다. 틀린 말이 하나도 없다. 그런데 아들은 변하지 않고 엄마의 생각과 점점 다르게 행동한다. 왜 이런 일이 벌어지는가? 어머니의 옳은 말이 현재의 아들을 무시하고 싫어하면서 아들의 마음을 칼 같은 말로 비난하며 자르고 있기 때문이다. 야단을 맞는 아들은 계속 약해지면서 어머니의 말과 행동으로 자신의 삶을 자르게 되는 안타까운 악순환이 계속되는 것이다.
사람이 나이를 먹는 세월을 자동차의 속도에 비유한다. 10대에는 세월이 시속 10킬로미터로 가고, 20대는 시속 20킬로 간다. 그만큼 세월이 천천히 간다는 뜻이다. 그러나 60대는 시속 60킬로로, 70, 80대에는 세월이 정신없이 간다는 것이다. 시속 60킬로미터가 규정 속도이다. 60대부터는 규정 속도를 지켜야 한다. 이 속도를 지키지 않고 70, 80대에 시속 70, 80킬로미터로 가다가는 갑작스런 충돌사고로 죽을 수도 있다는 말이다. 나는 이런 말을 들으면서 나이가 들수록 오버하지 않아야 하겠다는 생각을 했다. 세월이 얼마 남지 않았다고 육체를 심하게 혹사하거나 사람을 향해서 나의 옳음을 주장하면서 비난과 꾸중, 충고를 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부모는 아들, 사위, 딸, 며느리에게 ‘옳은 말’을 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특히 말로 살아가는 높은 사람들, 즉 나이든 사람, 높은 지위에 있는 사람, 목사, 부모, 정치가, 선생은 아래에 있는 사람들에게 옳은 말을 많이 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정 하고 싶으면 약이 되도록 한 번만 하면 될 것이다. 말하는 사람은 행동하는 사람을 향해서 옳은 말보다는 격려하는 말, 이해하는 말, 힘주는 말을 많이 해야 할 것이다. 이런 모습이 받으려고 하는 태도가 아닌 주려는 태도이다. 이런 마음이 육체는 늙어도 활기 넘치는 젊음을 유지하게 만드는 비결인 것이다.
삶 속에서 죄나 갈등은 둘 다를 받아들여야 하는데 하나만 받아들이고 다른 하나는 나쁘게 보면서 자신의 옳음을 주장하는데서 생긴다. 나와 생각이 달라도 일단 받아들여야 하는 것이다. 내 생각이나 내 것, 내 종교가 옳다고 주장하다보면 나와 생각이 다른 것은 죄가 되고, 나쁜 것과 싫은 것이 되어 갈등과 싸움이 일어나는 것이다.
그러므로 옳은 말을 하기보다는 이해하고 공감하고 격려하고 힘이 되어주며 해결책을 제시하며 살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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