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성만 목사의 칼럼

기독교정당은 가능한가?
우리나라에 기독교정당이 태동하고 있다는 소식이 들린다. 지난 번 선거에도 기독당이 창당되었는데 소멸되었는지 요즘 새로이 기독자유민주당이 창당된다고 한다.
정치가 후진성을 면치 못하고 있고 기존정당들이 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하는 답답한 현실에서 기독교적 이상을 실현해 보겠다는 뜻은 수긍이 가는 점도 있다. 하지만 기독당의 출범에 앞서 몇가지 신중한 검토가 있어야 하겠다.
첫째, 우리나라는 다종교국가이다. 통계청 조사에 의하면 불교가 1천 70만명, 기독교가 860만명, 천주교가 510만명, 유교 10만 4,000명, 천도교 4만 5,000명, 원불교 12만 9,000명, 대종교 3,700명의 각각 교인수를 갖고 있다. 교직자 수만도 불교가 4만 9천명, 기독교가 9만 4천명, 천주교가 1만 4천명, 원불교가 1천 800명, 그리고 교회 및 사찰의 수가 불교 2만 1,935개소, 기독교 5만 8,306개소, 천주교 1,511개소, 유교 1,049개소, 천도교 108개소, 원불교 561개소가 있다고 한다.
이런 나라에서 한 종교가 정당을 만든다면 다른 종교가 정당을 만들지 못할 이유가 없게 된다. 이렇게 되면 순식간에 종교전쟁이 일어날 수 있는 위험이 있다. 이것만은 경계해야 한다.
둘째, 정교분리(政敎分離)의 원칙에 위반된다. 정치와 종교는 각기 그 목적하는 바가 다르기 때문에 엄격하게 구분되어야 한다. 제정일체(祭政一體)의 중세시대가 얼마나 갈등이 많았고 암흑시대였음을 우리는 역사를 통하여 배워야 한다. 교인들의 <믿음>에는 일치하지만 세속적인 정치적 견해는 서로 다르다. 각기 다른 정견을 갖고 있는 교인들을 하나의 정당에 예속시킨다는 것은 민주주의 국가에서 있을 수 없는 것이다.
셋째, 기독교자체가 교파의 분열로 일치되지 못하고 있다. 하나의 정당의 이념과 정강에 묶기엔 너무나 다양한, 더욱이 각기 배타적인 교리와 신조를 갖고 있다. 어떻게 이런 다극화한 교파의 분열을 극복하고 하나의 정당에 참여시키겠는가?
물론 유럽의 여러 나라에 기독정당이 있다. 독일은 기독교민주당, 기독교사회당이 있고 이탈리아는 기독교민주중도연합이 있다. 핀란드엔 핀란드기독교연맹이 있고 스웨덴엔 기독민주당이 있다. 스위스엔 기독교민주주의국민당(CUP)이 있고 노르웨이에 기독인민당이 있다. 각각 우파에서 좌파까지, 그리고 중도우파를 지향하는 정당도 있다.
특히 독일의 기독교민주당(기민당, CDU)은 기독교사회당(기사당, CSU)과 연합하여 총선을 치러서 집권한 바도 있다. 정부수립 후 1969년 10월까지 집권했고 1982년 10월 다시 집권하였으나 1998년 총선에서 녹색당에 패배했다.
이렇게 유럽에서는 기독교정당들이 생겨서 집권 한 경험도 있으나 이런 나라들은 국민의 80%이상이 기독교인이기 때문에 이것이 가능한 것이다. 이렇게 기독교의 터전이 든든한 나라에서는 가능하지만 우리나라같이 다종교 다분파의 뿌리에서는 기독교정당이 생성하기 힘들 것이다. 그러기에 우리는 정당을 만들기보다 인재를 키워야한다.
비단 정치분야뿐만 아니라 사회, 경제, 문화, 교육, 각 분야에서 기독교적 역사의식과 가치관을 가지고 진출하여 빛이 되고 소금이 되는 인물들을 양성하여야 된다는 말이다.
사회의 변화는 진정으로 거듭난 인재들, 한 알의 밀알이 되어 땅에 떨어져 죽는 씨알들에 의하여 이룩된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2011.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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