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성만 목사의 칼럼

부드러움의 가치 (Soft Value)
지난번 남아프리카의 케이프타운을 방문했을 때 그 곳 <테이블 마운틴>에 올라가서 <넬슨 만델라>가 유배되었던 에스퀴티니 섬의 로벤 아일랜드 감옥을 내려다보면서 깊은 상념에 잠긴 일이 있었다. 그는 인권운동가로서 1962년에 5년형의 선고를 받고 감옥에 투옥되었다. 그 후 1963~1964년의 범죄추가로 종신형을 받게 된다. 그러나 옥중에서 1979년에 네루상을 받게 되고 1981년엔 크라이스키 인권상, 1983년엔 유네스코의 시몬 불리바 국제상을 각각 받게 된다. 만델라는 1990년 2월에 27년간의 복역 끝에 석방되어 세계 인권운동의 상징적 인물이 된다.
1991년 7월엔 ANC의장이 되어 실용주의 노선으로 선회하여 백인 정부와 협상, 350년간에 걸친 인종분규를 종식시키고 1993년에 노벨평화상을 받았다. 그리고 1994년엔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최초의 흑인 참여 자유총선거로 구성된 다인종의회에서 대통령으로 선출됐다.
만델라 대통령은 자기를 종신형에 처했던 백인정부를 용서하고 백인 대통령을 자기정부의 부통령으로 임명했다. 그리고 그동안 있었던 백인정부의 흑인차별과 박해에 대하여 복수가 아닌 용서와 화해로 해결한 위대한 지도자가 되었다. 소프트파워가 승리한 것이다.
세상에는 강한 자가 이기고 하드 밸류(Hard Value, 강한 가치)를 높게 평가하지만 사실은 부드럽고 관대하고 온유한 자가 승리하는 것임을 <넬슨 만델라>는 보여줬다.
강한 자가 패하고 오히려 온유한 자, 화해하는 자가 이기는, 거기에 놀라운 역사적 의미가 있고 심판적 의미도 있고 성서적 의미도 있는 것이다.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하면 이 세상엔 Soft Value(부드러움의 가치)와 Hard Value(강한 가치)가 있다. 하드 밸류를 유형적 가치(有形的價値)라고 하고 소프트 밸류를 무형적 가치(無形的價値)로 정의한다면 유형적 가치로는 물질, 기술, 자본 같은 눈으로 볼 수 있는 가치를 말한다. 그리고 무형적가치는 이미지, 사랑, 마음 등 보이지 않는 가치를 지칭한다. 소프트 파워는 소프트 밸류를 창출하는 정신적 에너지이고 창의적 아이디어이다.
이 둘 중에 어느 것이 이기겠는가? 일시적으로는 하드파워인 물리적인 힘, 권력의 힘, 체력 등이 이길런지 모르지만 궁극적으로는 소프트파워인 지력(知力), 심력(心力), 영력(靈力)이 승리한다는 것을 예수님은 그의 십자가를 통하여 증언하고 있다. 많은 학자들도 승리의 80%는 심력(마음의 힘)이고 20%가 체력이라고 했다.
마음이 흐트러지면 다 무너지고 만다. 만델라는 부드러움의 가치(Soft Value)를 최고의 가치로 믿고 복수심에 불타는 동료들의 건의를 물리치며 흑백 간의 화해를 성취시켰다.
예수님은 <온유한자는 복이 있나니 저희가 땅을 기업으로 받을 것임이요>(마태 5:5) <화평케 하는 자는 복이 있나니 저희가 하나님의 아들이라 일컬음을 받을 것이요>(마태 5:9)라고 말씀했다. 여기에 진정한 <하나님의 아들>이 있다. 그 이름은 <넬슨 만델라>다.

2011.0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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