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왕현 목사의 목회자 칼럽

사고(思考)의 대 융합
15c 세계 최고의 부자 가문으로 르네상스 시대를 열게 했던 이탈리아의 메디치 가문을 생각해 보려 한다. 1397년 이탈리아 중부 피렌체를 중심으로 그곳에 메디치 은행을 세우면서 이루어진 초기의 그 가문은 우리의 ‘경주 최 부자 집’을 연상케 하고 있다.
유럽 역사에서 ‘조반니 디 비치 메디치’가 이룬 350여년 역사의 메디치 가문은 “탁월함의 추구, 통찰력, 단호함, 인적 네트워크, 예술에 대한 관심과 후원, 인문학과 과학에 관한 경외를 상징한다” 고 생각할 수 있으며, 그것은 한 마디로 그들 가문의 전통의 흐름은, 결국 “사람의 마음을 얻는 것”으로 볼 수 있다 할 것이다.
그들 가문이 보여준 “약하고 부드러우며, 겸손하게 자신을 낮추고, 항상 대중의 편에 서서 그들과 함께 즐기므로 유약겸하(柔弱謙下) 여민동락(與民同樂)” 대 가문을 이룬 데서도 알 수 있다. 그러나 아이러니컬하게도 가문에 몰락의 그림자가 드리운 것은 가문의 최전성기 때, 가문의 해이해진 모럴해저드(moral hazard)를 누구도 질타하지 않은데 있었다는 것이다.
그렇다 해도 메디치가(家)가 대 가문을 이루게 되는 초기의 그 역동성을 쳐다 볼 필요는 있다. 그들은 기존의 사고를 재해석하는 수준을 넘어 ‘메디치 효과’를 만든다. 그것은 1439년 피렌체 공의회를 유치, 당시의 주류사상이었던 아리스토텔레스 철학에다 동방 비잔틴 철학을 충돌시켜, 아리스토텔레스의 개별적인 존재와 플라톤의 보편의 이상의 결합, 즉 ‘동질적(同質的)인 것이 아닌 이질적(異質的)인 것의 융합’ 을 이루게 한다.
이런 ‘대 인문적 사고’를 바탕에 깐 가문이었기에 인문주의의 산실로서의 르네상스를 발흥케 했던 것이다. 그러나 ‘인문적 사고(思考)’를 잃어버리고 ‘물질적(物質的) 사고’로 몰입되어 졌을 때, 그들 가문도 점점 빛을 잃었고, 유럽(당시의 세계)은 서서히 혼돈의 시대로 접어들었던 것을 그 이후의 역사는 우리에게 보이고 있다.
성경의 다윗도 그렇다. 처음의 인문적 사고가 넘쳤을 때는 “이가 그니(삼상16:12)”로 여호와의 합당한 평가를 받았었지만, 그가 탐욕의 손아귀에 잡혔을 때는 이미 늦었던 것을 보여 준다. 사람에게 있어 인문적 사고는 “사고(思考)의 빅뱅”을 가능케 해 ‘삶의 대 융합’을 만든다. 그것은 ‘인간의 모든 것을 이해하도록 하는 것’에서 ‘배려와 관용과 함께하는 것을 배우도록 하기’ 때문이다.
이런 정신의 세계가 땅 위에서의 교회와 교인이 추구하는 것이다. 그런데 오늘 교회는 “별 것 없다”는 데 그 심각성이 있다. 이 말은 교회가 세속과 약간(?)이라도 구별이 지어져야 하는 데, 오히려 세속의 잣대를 교회에 들이 밀며 “이만하면 됐다” 혹은 “별 사람 있냐?”고 하는 ‘도덕불감증’(moral hazard) 이 ‘이해 잘해주고 관용하는 것’으로 된, 몰인문(沒人文)이 건강한 ‘사고(思考)의 대 융합’을 몰아내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서 주님의 ‘야곱의 우물가의 대화’(요4:5~26)는 전형적인 ‘사고의 대 융합’이 어떤 것인가를 보여 준다. 그리고 ‘인문적 행동’이 어떤 것인가도 보이고 있다. 그래서 모든 그리스도인의 삶이 성령 안에서 이런 주님의 ‘사고의 대 융합’을 본받는 것이 어떤 것인가를 생각해야 할 때가 오늘이 아닌가 생각한다.

2011.0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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