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순권 목사의 칼럼

4월에는

고난의 긴 터널인 사순절을 지나면 4월 24일에는 신앙의 꽃으로 활짝 피는 부활을 맞는다. 고난은 그렇게 아픔이지만, 부활은 웃음이요, 승리이다. 우리 인생사에는 어디에나 고난이 있기 마련이다.
음악의 거성 모짜르트는 숱한 고독과 가난으로 찌든 시절을 지난 후 ‘진혼곡‘을 작곡하였다고 한다. 시인 서정주는 ‘국화 옆에서‘라는 시에서 “한 송이 국화꽃을 피우기 위해 봄부터 소쩍새는 그렇게 울었나 보다“고 읊었다. 누군가가 십자가를 지는 그 고통 너머에 희망이 기다리고 있는 것이다.
이 시대를 가리켜 ‘관계문화의 시대‘라고 하는데 언제부턴가 개인주의가 팽배하더니 이제는 집단 이기주의가 활개를 치고 있다. 더불어 사는 사랑의 꽃을 피워야 한다. 같은 아파트 지역에 거주하면서도 평수가 넓은 지역과 임대 아파트 사이에 벽을 쌓거나 이 사회 속에 부한 자와 못가진 자의 벽이 점점 높아가는데 사랑의 손이 요구된다.
외국에서 ‘코리안 드림‘을 꿈꾸고 들어와서 노동자들이 우리의 이웃에서 울고는 있지 않는지 돌아보는 것도 4월에는 우리들이 해야 할 사랑의 손이 될 것이다. 지진과 원전폭발로 시련을 겪고 있는 이웃 나라 일본도 더 사랑해야겠다.
4월에는 부활의 선물로 분쟁이 있는 교회에도 사랑이 꽃피었으면 좋겠다. 사랑은 이해요, 용서요, 관용이다. 과거에 너무 집착하다보면 미움이 사랑을 못하게 한다. 부활이 무엇인가? 새 생명으로 회복되는 것이다. 그런고로 부활절이 있는 4월에는 우리 모두 사랑의 꽃을 피웠으면 한다.
독일의 신학자 몰트만 교수는 ‘희망의 신학‘을 강조했다. 4월에는 희망이 우리 앞에 펼쳐지게 부활을 선물한다. 희망은 어둠을 밝혀주는 빛이다. 부활절이 있는 4월에는 혼돈을 거듭하고 있는 이 나라 정치·경제에도 희망이 보이기를 바란다. 특히 우리 총회를 비롯한 교계에도 분쟁보다 화해가 있는 4월이기를 바란다.
희망이 현실로 이뤄지기 위해서는 서로의 불신이 문제다. 서로가 서로를 믿어주는데서 희망은 결실되는 것이다. 불신의 벽을 허물기 위해서는 마음과 마음을 열어야 한다. 이제 4월에는 꽃들이 만발할 것이다. 누구는 4월을 잔인하다고 읊었지만 정작 4월은 희망의 달이다. 꽃이 있다는 것은 열매가 있다는 신호이다.
사람은 희망을 잃지 말아야 한다. 희망을 잃으면 될 일도 안되고 만다. 4월에는 저마다 모든 일에 희망을 가졌으면 한다. 희망을 가졌다는 것은 긍정적이요, 전진이다. 축복을 받아들이는 좋은 자세이다. 가정마다 희망이 있고 교회에서는 희망의 메시지가 전달되어 4월에는 부활의 꽃으로 희망이 솟구쳐 오르길 소원한다.
이 사회 어느 곳에서는 두 종류의 사람을 볼 수 있는데 한 종류는 평화를 만드는 사람이요, 또 한 종류는 평화를 깨는 사람이다. 4월에는 저마다 화평케 하는 사람이 되었으면 한다. 그리스도의 오심도 십자가의 죽음도 화평케 하기 위해서였다. 그렇다면 부활은 그 열매라 할 수 있다. 이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은 평안한 사람일 것이다. 성 프란시스는 평화의 기도를 드림으로 우리에게 잘 알려져 있다. 이 평화의 소식이 부산에서 들려오기를 간절히 기원한다.

2011.0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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