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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페리우스(Tiberius)바다 건너편의 기적
갈릴리바다는 ‘게네사렛바다’, ‘디베랴바다’라고도 불린다. 로마는 정복한 식민지를 통치하기 위해 분봉왕을 세웠다. 갈릴리와 베뢰아 지역의 분봉왕이었던 헤롯 안디바는 티페리우스(Tiberius) 황제에게 오래도록 인정받기 위해서 아름다운 도시를 만들어 헌납하였는데 도시 이름을 황제의 이름을 따서 티페리우스라고 불렀다. 이것을 우리말로는 ‘디베랴’라고 번역하였다. 티페리우스가 갈릴리바다와 인접한 큰 도시였기 때문에 갈릴리 바다를 ‘티페리우스바다라’고도 불렀던 것이다.
티페리우스는 정치적, 경제적, 문화적으로 중요한 도시였다. 유대인 최고의 법률기관과 학술기관이 있었으며 경제적으로도 부요했다. 이 도시의 주민들은 사회적으로, 경제적으로 상당한 위치에 있는 사람들이었다. 의식주 문제에 있어 다른 사람에게 아쉬운 소리를 할 필요가 없었다. 그야말로 스스로가 인생의 주인이 되어 평안하게 살아가고 있었다.
요한복음 6장에 예수님께서 ‘티페리우스바다 건너편으로 가시니 많은 사람들이 따랐다’고 말씀하고 있다. 예수님은 거기서 보리떡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로 오천명을 먹이시는 기적을 행하셨다. 이때 예수님께 몰려든 사람들은 티페리우스 주민들과는 전혀 상관없는 사람들이었다. 가난해서 도시락도 제대로 쌀 수 없었고, 질병으로 고통 받았으며, 힘없는 여인들과 어린 아이들이었다. 즉 스스로 인생의 주인이 될 수 없는 사람들이었다.
이들을 바라보시는 예수님의 마음은 너무나 안타까웠다. ‘해결할 수 없는 인생의 문제로 고통 받는 불쌍한 사람들에게 하늘 문이 열리는 기적을 보여줘야겠구나.’ 예수님께서는 하늘을 향하여 축사하시고 떡과 물고기를 떼어 나누어 주셨다. 기적이 일어났다. 오천 명이나 되는 사람들이 배불리 먹고 남은 것이 열 두 바구니에 가득 찼다.
보리떡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로 오천 명을 먹인 것은 엄청난 기적이다. 하지만 이 기적의 효과는 하루도 넘기지 못한다. 조금만 지나면 다시 배가 고파진다. 그렇다면 왜 예수님께서 이렇게 엄청난 기적을 베풀어주셨을까? 그것은 이들의 한 끼 식사를 해결해 주시기 위함이 아니었다. 예수님께서는 의지할 곳 없는 이들에게 하늘 문 열리는 경험을 하게 해주고 싶으셨다. 이 땅에 임한 하나님의 나라를 보여주고 싶으셨다.
오병이어의 기적을 체험한 사람들은 예수님의 도움을 간절히 바라는 사람들이었다. 이들은 가난해서 도시락도 제대로 싸올 수 없었다. 병원에서도 치료를 포기한 사람들이었다. 자기가 인생의 주인이 되어 사는 교만한 사람들이 아니라 예수님만을 바라는 겸손한 사람들이다. 하지만 티페리우스의 부귀영화에 만족한 사람들은 예수님을 찾지 않았다. 자신이 인생의 주인이 되어버린 교만한 사람은 하나님의 은혜로부터 멀어지고 말았다.
하나님께서 겸손한 사람에게 은혜를 베푸신다. “주 앞에서 낮추라 그리하면 주께서 너희를 높이시리라”(약4:10) 물은 사람이 살아가는데 꼭 필요하다. 그런데 물은 항상 낮은 데로 흐른다. 링거액의 수분과 영양분도 낮은 데로 흘러간다. 하나님의 은혜도 마찬가지다. 내가 인생 주인 될 수 없음을 인정하고 하나님 도우심을 구하는 겸손한 사람에게 흘러간다.
인간을 의미하는 ‘human being‘, 겸손을 뜻하는 영어 단어 ‘humble‘, ‘humility‘은 라틴어 ‘humus‘에서 왔는데 그 뜻은 ‘흙’이다. 흙은 무엇이든지 다 받아준다. 흙은 가장 낮은 자리에 있다. 밟아도 원망하지 않고, 오물을 버려도 거부하지 않는다. 흙으로 그릇을 만들면 그릇으로 봉사하고 벽돌을 만들면 벽돌로 봉사한다. 사람은 흙으로 만들어졌다. 그러므로 사람은 겸손해야 한다. 간디의 말처럼 ‘진리 찾는 사람은 티끌보다 더 겸손해야 한다.’
떡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로 큰 기적을 행하셨던 예수님께서는 지친 우리 삶에 찾아오셔서 큰 은혜 베풀어주시기 원하신다. 우리가 하나님의 은혜를 누리기 원한다면 티페리우스 바다 건너편으로 나왔던 사람들처럼 스스로는 아무 것도 할 수 없다는 겸손한 심령을 가져야 한다. 그래서 주님께서는 심령이 가난한 자는 천국이 저희 것이라 말씀하셨다.
노아 가족은 스스로 인생의 주인이 될 수 없으며 스스로 자기 목숨을 구원할 수 없었음을 알았기에 방주를 지었다. 가난한 심령을 가졌기에 천국이 저희 가족에게 주어졌다. 스스로 주인이 되었던 사람들, 티페리우스에 만족하여 건너편으로 나올 필요가 없었던 사람들은 결국 생명을 잃었다. 하나님 앞에 철저히 가난한 심령이 되어 티페리우스의 부귀영화에 빠지지 말고 티페리우스 건너편으로 와서 오병이어의 기적을 체험하는 모두가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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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1.03.1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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