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봄. 봄
봄이 오고 있다. 우리 곁으로 봄은 조금씩 조금씩 찾아오고 있다. 지난 2월 4일이 입춘(立春)이었고 2월 19일은 우수(雨水)였고 오는 3월 6일은 개구리도 부스스 겨울잠을 깨어난다는 경칩(驚蟄)이다.
봄소식은 남쪽에서 먼저 들린다. 이곳 서울보다는 부산이 더 일찍 찾아올 것이다. 부산이여, 빨리 봄소식 좀 이곳 서울, 더 나아가선 북쪽 북한으로도 올려 보내주시렴… 봄소식이 듣고 싶다.
봄은 희망이요, 해방이다. 며칠 전 아프리카와 맞붙어있는 중동의 큰 나라 이집트 국민들이 31년 장기 철권통치 독제를 해 온 대통령 무바라크를 물러나게 하면서 「카이로의 봄」이라고 외쳤다. 저 옛날 동구권의 공산치하의 억눌림 속에서 해방과 자유를 외치며 부르짖은 「프라하의 봄」을 기억하는가! 봄은 그런 희망이다. 겨울동안 움츠렸던 우리의 마음과 몸을 활짝 활개를 치도록 끌어올리는 봄바람 좀 불었으면 좋겠다.
얼마 전, 성서공회 한글 성경 “완역”, “완간” 100주년을 맞이하여 일간신문 문화부 기자들을 초청해서 간담회를 가진 적이 있었다. 그러니까 정확히 2월 10일 서울 코리아나 호텔에서였다. 그때, 내 얘길 듣던 기자들이 이런 질문을 하는 것이었다. 『요사이 기독교는 왜 시끄럽습니까? 교회 연합기관도 그렇고, 교단들도 싸움을 잘 하고 또 대형교회들의 다툼은 무슨 이유로 추태를 부립니까?』 묻기에 “지금은 아직 겨울이라서 그렇고 곧 봄이 오면 괜찮을 것입니다.”라고 대답을 했더니 한바탕 웃고 잘 넘겼다. 그렇다. 봄은 교회 안으로도 성령의 바람이 불어왔으면 한다. 부산지역에 있는 교회들은 봄인가? 아니면 아직 겨울인가? 제발 봄소식 좀 보내주오. 교회들이 시끄러운 것은 하나님이 그러시는 게 아니고 성령도 원치 않는데 괜히 사람들(교인)이 마음을 열지 않고 겨울처럼 꽁꽁 언, 딱딱함 때문이 아닐까(?) 생각한다. 자신을 녹여야 한다. 봄이 오면 겨울동안 얼었던 대지(大地)를 녹여준다. 그래서 목회도 따뜻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선 목사는 사랑의 은사를 받아 부드럽게 양떼들을 목양해야 하고, 장로들과 성도들도 따뜻한 몸가짐으로 은혜를 받아 말씀대로 살려고 힘써야만 할 것이다. 대한성서공회에서는 금년을 한글성경 완역, 완간 100주년을 맞이해서 「성경과 삶」이라는 주제로 여러 가지 행사를 준비하고 있다. 좌담회와 심포지엄도 가지고 기념예배와 기타 행사들을 개최할 것이다. 신앙을 생활화 한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은 아니다. 그렇지만 성경과 삶을 항상 연결시킴이 필요하다. 우리의 문화 속으로 접목을 시키는 것이다. 복음의 변질이 아니라 바람직스런 토착화 작업이라 하겠다. 그런 의미에서 신앙의 봄이 보고 싶다.
역시 봄은 긍정성이다. 밝은 소식이다. 깡마른 겨울나무는 죽은 듯 앙상하지만 봄을 맞으면서 움이 돋아나고 잎사귀가 무성하며 꽃이 피고 활기를 찾을 것이다. 그러므로 봄은 생명이다. 약동케하는 생기를 북돋는다. 사람들도 봄과 같은 분은 어딘가 활기가 있다. 모든 면으로 긍정적이다. 그의 모습과 마음이 밝기 때문이다. 그런 사람에게는 사람들이 붙는다. 그러나 부정적인 사람은 어딘지 쌀쌀맞고 차가워 사람들이 멀어져 간다.
신앙에도 마찬가지라고 본다. 봄과 같은 신앙은 따뜻하다. 포근하다. 사랑이 있다. 하나님은 그런 신앙을 좋아하시고 축복하신다. 봄은 계절적으로도 기다려지지만 인간사 모든 일에나 그렇고, 신앙에도 봄이 그리워진다.
부산 기독신문은 봄소식, 즉 밝은 소식을 전하려고 애를 쓰는 모습이 역역하다. 앞으로도 더 좋은 봄소식을 기사와 글들로 보내주길 바란다.
봄. 봄. 봄, 봄이 기다려진다. 답답할 때 더 그렇고 어딘지 희망이 안 보일 땐 누군가가 봄소식 좀 전해주는 메신저가 아쉽다. 봄이 오는 길목에서 봄소식을 고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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