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푸는 교회
우리사회가 안고 있는 큰 과제중의 하나는 빈부의 양극화 현상을 어떻게 극복하느냐 하는 것이다. 우리 이웃가운데는 사회적 약자가 너무나 많다. 극빈자를 비롯하여 독거노인, 소년가장, 장애인, 병약자, 노숙자, 미혼모, 고아와 과부등 도움을 필요로 하는 이웃들이 사랑의 손길을 기다리고 있다.
정부는 나름대로 예산을 증액하여 서민들의 복지에 전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가난은 나라도 못 당한다>는 속담처럼 나라도 충분히 감당하지 못하고 있다. 따라서 요즘 정치권에서 <복지>가 화두가 되고 있는 것도 당연한 일이지만 야당은 <보편적 복지>를, 여당은 <맞춤형 복지>를 각기 내세우면서 첨예한 대립을 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모두가 정부예산에 의지하여 복지정책을 수립하겠다고 하는데 유럽 여러 나라가 겪은 <복지망국>의 전철을 밟지 않는다고 누가 장담할 수 있겠는가.
여기서 식량문제해결책을 말한 경제학자들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이들은 3M로 표시했는데 첫째 M은 Malthusianism(멜더스 주의) 이것은 1789년의 유명한 <멜더스의 인구론>으로서 인구를 조절하여 경제문제를 해결한다는 방안이다. 그러나 저출산으로 인하여 인구의 감축은 이미 커다란 재앙이 되어 우리 앞에 다가오고 있다.
두 번째 M은 Marxism(마르크스주의). 이것은 공산주의로서 공정분배를 위해서는 혁명만이 해결책이라는 강압적 분배를 말하는 것이다. 이는 소련의 붕괴로 이미 실패한 정책으로서 북한의 참상을 보면 공산혁명과 강제적 분배가 얼마나 허망한 것인가를 알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세 번째 M은 Missionary Work(선교적 방법). 기독교의 해결책으로서 그리스도의 사랑 안에서 서로 베푸는 성숙한 분배책을 말한다. 이것은 성서적 구제방법이다.
<부자와 나사로>의 이야기(누가 16:19-31)에 있어서 부자는 <긍휼이 없었다>, 여리고 도상에서 강도 만난 이야기(누가10:29-37)에선 <자비를 베풀라>고 했고 <오병이어>의 이야기(마태 14:13-21)에서는 <큰 무리를 보시고 불쌍히 여기셨다>고 했다. 그리고 초대교회에서 성령 받은 성도들(사행 4:32)이 유무상통하는 모습, 특히 <자기 재물을 조금이라도 자기 것이라 하는 이가 하나도 없더라> - 여기서 소유의식의 변화가 온 것을 보여주고 있다. 소유의식에서 청지기로 변화된 것이다.
성서가 말하는 핵심은 구제정신, 복지정신은 <긍휼히 여김>, <자비의 마음>, <불쌍히 여김> 그리고 <그리스도의 사랑>이어야하고 공동체의식이 투철해야 한다는 것이다. 받는 자에서 주는 자로, 마음 주고, 사랑주고, 물질주고 <네 이웃을 네 자신같이 사랑>하는 곳에 진정한 복지가 이루어진다는 것을 명심해야한다.
한국교회는 받는 교회에서 베푸는 교회로 성숙되어가고 있음을 본다. 지난 12월 17일자 국민일보 미션란 한 면을 예로 든다면 4건의 이웃사랑 기사가 있었다. <밥퍼·공동체> 23년째 밥퍼목사로 사역하는 최일도 목사의 기사가 실려 있다. 배식 3,4시간 전부터 800명이 장사진을 이루고 있고 그 건물 출입문 위에는 <이 땅에 밥굶는 이 없을 때까지>라고 적혀있었다. 또 권태일 목사가 이끄는 <함께 하는 사랑밭> 노인, 장애인, 아동시설을 운영하며 소외계층을 도와 미혼모의 가정 돕기의 기사, 그리고 <소외이웃 한파녹이는 한국교회>라는 제목아래 교회들이 연합하여 구매한 쌀과 생필품을 목사님들이 어깨에 메고 좁은 골목 언덕길을 올라가서 독거노인들에게 전달하는 훈훈한 관경이 기사와 사진으로 실려 있었다.
그뿐 아니라 한국교회가 많은 병원, 양로원, 고아원, 장애자 재활원, 모자원등 각종 사회복지시설을 세워서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섬기고 있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그러나 한국교회가 좀 더 대담하게 베푸는 교회로서 민족 앞에 나선다면 <복지>문제를 해결하는 실마리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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