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탄의 의미
폭력이 난무하는 세상이다. 마치 물결이 바다를 덮음같이 온갖 부정과 비리가 가득하고 온통 캄캄한 세상이다. 이와 같은 세상에서 절규와 탄식 속에 고통 받는 영혼들을 살리고 생명 주시려고 하나님이 인간의 몸을 입고 세상에 오신 성육신 사건이 바로 ‘성탄’이다.
그런데 교회마다 화려한 장식과 휘황찬란한 성탄트리 빛은 반짝이지만, 그 불빛 아래서 ‘기쁘다 구주 오셨네’를 찬송하는 성도들에게조차 외면당한 작은 자들의 신음소리가 있음을 깨닫지 못하는 것이 오늘의 아픔이다. 성도들의 평화의 찬송소리는 이 땅에 가득한데, 그 노래 소리가 끝나기 바쁘게 미워하고 정죄하고 심판하는 행위가 연출되는 것이 오늘의 아픔이다.
예수를 믿는다는 것이 무엇인가? 내가 죽고 내 안에 예수가 사시는 생활이다. 바울은 이것을 갈라디아서 2장 20절에서 고백했다. 요약하면 ‘나’ 대신에 ‘그리스도’다. ‘율법’ 대신에 ‘믿음’이다. 이것이 믿음 안에서 라는 것이다. 그런데 오늘 우리는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가?
한 도시에 구두 수선공이 살고 있었다. 그의 이름은 ‘마르틴 아브제이치’였다. 어느 날 마르틴은 성경에서 가난한 한 여인이 예수님을 위해 향유를 발에 붓고 머리를 풀어 그 발을 닦아 드리는 장면을 읽고는, 안경을 벗고 깊은 생각에 잠겼다. “이제까지 나는 나 자신만을 위해 살아왔구나. 나는 그분을 위해 무엇을 했는가?” 그렇게 생각을 하다가 마르틴은 깜빡 잠이 들었다. 그 때 그의 귀에 음성이 들렸다. “마르틴, 내일 큰길을 바라보아라. 내가 너를 찾아가리라.” 깜짝 놀란 마르틴이 잠에서 깨어났을 때는 한밤중이었고 주위에는 아무도 없었다.
다음날, 마르틴은 여느 때와 같이 구두를 수선하면서도 지난 밤 귀에 들린 음성이 생각났는지 다른 날 보다는 창밖을 내다보는 시간이 많아졌다. 그러다가 눈이 쌓인 거리를 쓸고 있는 늙은 ‘스체파누이치’라는 부잣집 정원 관리인이 눈에 들어왔다. ‘혹시 그가 예수님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였지만, 이내 마르틴은 피식 웃으며 “나도 이제 늙어 망령이 든 모양이군”이라는 중얼거림과 함께 고개를 가로저었다. 그러면서도 그는 늙은 정원사가 안쓰러웠는지 자신의 구둣방으로 그를 불러 들여 차를 대접하였다. 그리고 얼마 후 다 헤어진 옷을 입은 여자가 갓난아기를 춥지 않게 하려고 마르틴 구둣방 앞 벽 쪽에 붙어서 애를 쓰고 있는 것이 보였다. 마르틴은 그를 불러 난로 가에 앉혀 몸을 녹이게 하고 차를 대접하여 돌려보냈다. 그리고 얼마 후 이번에는 사과 광주리를 든 할머니가 창밖에 보였다. 할머니는 바구니에 얼마 남지 않은 몇 개의 사과를 팔기 위해 서성이고 있었는데, 어디선가 모자를 쓴 사내아이가 나타나더니만 그 바구니에서 사과 한 개를 집어 들고 도망치려고 하였다. 할머니는 그 아이를 붙잡고 경찰서에 가자고 윽박질러대고 아이는 욕설을 퍼부으면서 서로 싸움이 벌어졌다. 마르틴은 재빨리 뛰어나가 두 사람을 말린 후, 할머니 사과 바구니에서 사과 한 개를 꺼내 아이에게 건네주고 그 사과 값을 할머니에게 건네주면서 서로 사랑하면서 살아가야 함을 일러주고 구둣방으로 돌아왔다.
날은 저물었고 마르틴은 어제 읽었던 성경을 다시 읽기 시작했다. 그리고 어젯밤 꿈이 생각이 났다. 그때 다시 어젯밤 그 목소리가 들렸다. “마르틴, 너는 나를 알아보지 못했지?” “누구를 말입니까?” “너는 이미 나를 만났단다. 오늘 네가 만난 사람이 바로 나였단다.” 어두운 방안이 밝아지면서 목소리의 주인공이 나타났다. 그는 정원사 스체파누이치 였다. 이번에는 갓난아기를 업은 여자가 미소를 띠고 마르틴을 바라보다가 사라졌다. “그도 역시 나였느니라.” 어두운 방안이 밝아지면서 할머니와 사과를 든 소년이 마르틴을 향해 손을 흔들었다. “또한 이들도 나였단다.”
마르틴의 눈에는 눈물이 고였다. 그리고 젖은 눈으로 성경을 다시 읽기 시작했다. “내가 굶주릴 때 너희가 먹을 것을 주었고, 목마를 때에 마시게 하였고, 나그네 되었을 때에 영접하였고, 벗었을 때에 옷을 입혔고…” 그리고 그 성경 끝 부분에는 이렇게 기록되어 있었다. “내 형제 중에 지극히 작은 자 하나에게 한 것이 곧 내게 한 것이니라” 톨스토이가 마태복음 25장을 중심으로 하여 쓴 “사랑이 있는 곳에 신도 있다.”는 단편 작품의 요약이다.
2010년의 성탄절! 성탄은 온 누리에 기쁜 소식이다. 그 기쁜 소식은 화려한 장식으로 메리크리스마스를 노래하는 곳이 아니라 작은 자들에게 전해지고 경험되어지는 사랑이어야 한다. 사랑은 사랑을 통해서 더욱 커진다. 사랑의 나무뿌리보다 더 견고한 것은 없다. 진정한 믿음이 무엇인가? 살아있는 모든 것에 대한 사랑이다. 그 사랑을 나누면서 생활을 해야 한다. 그것이 성탄의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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