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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배는 우리의 자유가 아닙니다
장 지글러가 쓴 “왜 세계의 절반은 굶주리는가“ 라는 책에 보면 현재 세계에서 굶주려 죽는 사람이 우리의 상상을 초월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전세계에서 8억 2천만명이 심각한 기아상태에 놓여있는데, 이는 세계인구의 1/6이 굶어죽어 가고 있다는 것입니다. 특히 10세 미만의 아이들이 5초에 한명꼴로 기아로 죽고 있으며 아프리카에서는 매년 16만 5천명의 여성이 아이를 낳다가 영양결핍에서 오는 저항력 부족으로 죽는다고 합니다. 그리고 부유한 나라의 소들이 전세계에서 생산되는 옥수수의 1/4을 먹어치운다고 하는데, 즉 소는 배를 채우고 사람은 굶어죽는다고 하니 참으로 “소가 웃을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입니다.
옛날에는 사실 모두가 가난하였습니다. 한국이나 유럽이나 아프리카나 다 먹을 것이 없어서 대부분의 사람들은 하루 끼니 해결이 가장 큰 과제였고, 흉년이라도 들게 되면 수십만 혹은 수백만명의 사람들이 굶어서 거의 떼죽음을 하다시피 했었습니다. 이 굶주림에는 세계 어느 나라도 예외가 없었습니다. 그러나 19세기 후반 산업혁명 이후에는 생산이 혁신적으로 증대되어서 이런 ‘물질적인 결핍‘이 많은 나라에서 사라지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현대에 와서는 한쪽에서는 너무 많이 먹어서 병이 나고 또 다른 쪽에서는 생존에 필요한 최소한의 음식도 먹지 못해서 병들고 죽어가는 현상이 나타나는 것은 무엇 때문일까요?
물론 여기에는 아프리카나 제 3세계국가 특유의 정치 경제적 모순이 그 이유가 되겠지만 또 다른 이유는 세계가 지나친 경쟁주의로 치달으면서 약육강식의 냉혹한 질서 속에 다수의 약한 사람들이 소외되어 버린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모든 것을 시장경제에 맡겨 자유롭게 벌어 먹으라고 하는 소위 ‘신 자유주의‘가 세계화라는 물결에 합세하여 팽배 해가기 때문이기도 할 것입니다. 그것은 국가의 관리로 존재하는 모든 국경들을 허물고 전 세계를 하나의 시장으로 통합하여 오직 시장 기능만이 모든 경제활동과 삶을 밑받침하게 한다는 논리인 것입니다. 그러다 보니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깊어지게 되어 결국 오늘과 같은 불균형 중 최악이라 할 수 있는 식량수급의 불균형을 낳게 된 것이지요. 물론 자유는 참으로 아름답고 좋은 것입니다. “자유가 아니면 죽음을 달라“ 고 말할 정도로 우리는 자유를 지켜야 할 것입니다. 그러나 교회는 이 자유에 대해 좀 다른 차원에서 생각해야 합니다. 우리가 먹어야 하는 일용할 양식도 편중현상이 심하지만 생명의 양식인 복음도 지역에 따라 편중현상이 극심한 것이 현실입니다. 우리나라 같은 경우는 그 양식을 나누어주는 기관(?)이 너무 많다고들 합니다. 복음을 전하는 것은 자유 영역이 아닌 사명입니다. 즉 해도 되고 안 해도 되는 것이 아닌 주님의 지상명령이며 시장원리가 적용되어서는 안되는 영역입니다. 그렇다면 그 생명의 양식을 골고루 분배하는데 세상의 시장원리가 아닌 복음의 원리가 적용되어야하는 데, 가만 보면 양식이 없어서 굶어 죽어가는 사람들은 그 양식만 없는 것이 아니라 생명의 양식도 거의 공급받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더욱 안타까운 일입니다. 북한과 아프리카의 소말리아가 그 좋은 예가 될 것입니다.
또 한해를 마무리 해야 하는 시점으로 가고 있습니다. 이럴 때 우리가 생명의 양식을 얼마나 골고루 분배해 주고 있는 지 살펴봐야 할 때라고 생각합니다. 만약 교회를 설립하게 된다면그 장소를 선정할 때 제일 많이 고려해야 하는 것이 무엇일까요? 굳이 양식을 잘 먹고 있는 사람들(?) 보다는 영적 기아에 허덕이는 사람들이 가장 많은 곳이 가장 적합하고 시급한 장소가 아닐까요? 아프리카가 겪는 가장 큰 어려움은 식량의 부족도 그렇지만 생명의 양식이 제대로 공급되지 않는다는 것이 더욱 큰 비극인 것입니다. 생명의 양식을 골고루 분배하는 것은 주님의 명령입니다. 우리의 재량에 속한 영역이 아니라고 생각한다면 우선 순위에 대한 답이 그림으로 선명히 나오게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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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0.11.1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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