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주의의 위험한 실험
노벨 문학상을 수상했던 솔제니친(Aleksandr Isayevich Solzhenitsyn, 1918~2008)은 공산주의 체제를 비판하는 소설을 썼다가 구소련 당국으로부터 탄압을 받고 미국으로 망명하였다. 그리고 20년이 지나 구소련이 해체된 후에 다시 귀국하였다. 공산주의와 자본주의의 대표국가인 러시아와 미국에서 살았던 그는 이렇게 예언하였다. “공산주의는 돈이 없어서 망할 것이고, 자본주의는 돈이 많아서 망할 것이다.”
솔제니친의 예언처럼 공산주의는 망했다. 소련의 공산주의를 종식시켰던 고르바초프는 공산당 서기장직에서 물러나면서 이렇게 말했다. ‘공산주의를 소련이라고 하는 큰 나라에서 실험한 것은 역사적 비극이었다. 실험은 실험실에서 했다면 실패해도 큰 문제가 되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면 우리가 살아 있는 자본주의 체제가 승리한 것일까? 우리도 소련처럼 아무런 검증 없이 자본주의를 우리 인생전체에 실험해 가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지금 그 병폐들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솔제니친의 말처럼 ‘공산주의는 돈이 없어 망했고 자본주의는 돈이 많아서 망해가고 있다.’ 자본주의가 가져다준 물질적 풍요는 사람의 정신을 병들게 만들었다. 돈을 우상으로 섬기며 사람보다 더 중요하게 섬기고 있다. 돈을 모으기만 할 뿐 지갑을 열어 가난한 이웃들을 위해 쓰지 않는다. 오히려 자기 배만 불리고 퇴폐와 향락에 젖어 살고 있다.
실험은 실험실에서만 해야 하는데, 우리사회, 가정, 자신에게 실험해 가고 있는 것이다. 이 실험이 성공할 것인가? 실패할 것인가? 성공적인 결과를 얻으려면 주님의 말씀 위에서 실험해야 한다.
예수님께서 말씀하셨다. “누구든지 나를 따라오려거든 자기를 부인하고 자기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를 것이니라. 누구든지 제 목숨을 구원하고자 하면 잃을 것이요 누구든지 나를 위하여 제 목숨을 잃으면 찾으리라.”(마16:24~25)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에게 성공의 비결을 말씀해주셨다. 그것은 ‘자기 자기를 부인하고 자기 십자가를 져야 한다’는 것이다. 즉 자기 안에 있는 육체적 쾌락과 물질에 대한 욕심과 명예에 대한 욕심과 싸워 이기라는 말씀이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성도가 소천하면 목회자들이 염습(殮襲)을 했다. 그 시절 선배 목회자들은 ‘죽은 후 5분 동안은 시신을 조심해서 다루어야 한다’고 했다. 왜냐하면 몸 안에 있던 병균이나 독이 시신 밖으로 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몸이 살아있을 때는 병균과 싸운다. 백혈구가 나가 목숨을 걸고 치열한 전투를 한다. 그런데 백혈구가 병균과 싸우려하지 않고 그 싸움을 포기할 때, 육신은 죽음에 이르게 되는 것이다. 더 이상 싸울 상대가 없어진 병균들은 시신 밖으로 나오게 된다. 그래서 시신을 다룰 때는 조심해야 한다.
자기를 부인하고 자기 십자가를 진다는 것이 무슨 말일까? 육신이 살기위해 백혈구가 병균과 싸우듯이, 우리가 성공하기 위해, 우리의 삶이 살기위해 우리 영혼이 백혈구를 만들어 영적인 병원균과 싸운다는 말이다. 우리의 영혼을 병들게 하는 육체적 쾌락, 물질에 대한 욕심, 명예에 대한 욕심과 싸워 이긴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렇게 싸워 이길 때 하나님께서 크게 기뻐하시고 하늘의 신령한 복을 내려주실 것이다. 현세에 있어 집과 형제와 자매와 어머니와 자식과 전토를 백배나 받되 박해를 겸하여 받고, 내세에 영생의 상급도 받게 될 것이다(막10:30). 그럴 때 실험은 성공적인 결과를 얻게 될 것이다.
겨울 산에 가보면 소나무가지에 쌓인 눈이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축 쳐져 있는 것 보게 된다. 그런데 가지 위의 눈을 털어주면 가지가 다시 제자리로 벌떡 서게 된다. 어떤 가지는 눈의 무게에 짓눌려 찢어지기도 한다. 눈의 크기는 0.1~0.5mm에 지나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무게로 인하여 가지가 휘어지기도 하고 찢어지기도 하는 것이다. 그뿐인가? 가벼운 새 한 마리가 가지에 앉았다가 날아가도 가지는 한참동안 출렁인다.
이내 녹아버릴 눈과 미물에 지나지 않는 작은 새도 나뭇가지에 영향을 미쳐서 제자리로 돌려 세우기도 하고 찢어지게도 만든다면, 또한 그 작은 새의 흔적이 나뭇가지를 흔들고 있다면, 하물며 만물의 영장인 인간이 무려 70~80년 미칠 영향은 얼마나 더 크겠느냐는 것이다.
주님 말씀에 기초하여 자신이 살기 위해, 성공적인 실험결과를 얻기 위해 자신과의 끊임없는 영적인 싸움으로 가족과 성도, 이웃, 교회 공동체 모두에게 아름다운 영향을 미치는 삶을 살기 바란다. 주님의 말씀에 기초하지 않고, 자본주의를 가정과 사회와 공동체에 실험하는 것은 대단히 위험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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