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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의 타성을 넘어서
어떤 자동차 회사에 관해 이야기 해 보겠습니다. 2년 전 기준으로 전세계 기업 가운데 매출액이 9위였고 미국의 빅 3라고 하는 GM, 포드, 크라이슬러 세 회사의 주식 총액을 합친 것보다 자사의 주식총액이 더 큰 기업입니다. 단일 기업이지만 그 매출액을 국가 총생산과 비교해보면 전 세계 국가가운데서 28위가 됩니다.
이 회사의 성공비결은 그동안 효율적이라고 믿어왔던 전통 생산방식이 아닌 고객이 다양하게 선택할 수 있는 생산방식을 택하였고 원자재부터 완제품까지 전과정에서 시간과 물자의 낭비를 최소화하여 고객이 원하는 것을 원하는 시간에 최상의 품질과 저렴한 비용으로 제공하는 프로세스를 구축했기 때문이라고 하는 것입니다. 이 회사의 이름은 토요타입니다. 그러나 실제 이 회사의 성공비결은 그 성공에 안주하지 않고 끊임없는 개선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이 회사의 슬로건은 ‘타도 토요타’였습니다. 즉 지금의 토요타에 안주하지 않고 지금의 토요타를 이겨야 더 좋은 차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최근 우리는 표정관리(?)가 필요할 정도로 이 회사에서 만들어낸 차들이 무수한 결함들이 발견되기 시작함을 보았습니다. 지구상에서 가장 완벽하게 차를 만든다는 회사에서 생산된 차들 중 무려 800만대 이상이 속속 리콜을 당하는 것을 보았습니다. 그래서 2010년 미국 자동차 평가기관 제이디파워(J.D.POWER)의 신차품질조사에서 우리나라 현대차에 한참 밀리고 말았습니다. 현대차가 7위인데 비해 토요타는 21위로 뚝 떨어졌다고 합니다. 우리로서는 조용히 즐거워할 일이라 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런데 오랫동안 세계 자동차 시장에서 정상의 자리를 지키던 토요타가 어쩌다가 이렇게 되었겠습니까? 물론 그 회사가 당장 망하는 일은 없을 것입니다. 그런데 이렇게 된 이유에 대해 대부분의 전문가들의 견해는 그들이 처음 문제를 발견했을 때 너무 안이한 자세로 대처하였고 그리고 성공에 너무 안주하였다는 것입니다. 즉 1등의 타성에 젖어들기 시작하면서부터 내리막길을 걷기 시작하는 것입니다.
대부분의 동물은 둥지를 서식지로 삼고 그 둥지로부터 일정한 행동반경 내에서 활동하며, 그 지역을 벗어나는 것에 대해서는 본능적으로 위험을 느낀다고 합니다. 즉, 둥지를 중심으로 한 하나의 행동 양식을 만들어내고 그 속에 타성적으로 틀어 박혀 버리는 것입니다.
타성이라고 하는 것은 대단히 위험한 속성이 있습니다. 만일 항상 공부를 꼴찌를 하는 학생이 있다면 그 학생은 오히려 꼴찌를 하는 것이 더 편안하게 느낄 수 있다는 것입니다. 병석에 오래 누워 있는 환자는 그 병이 낫기를 원하는 바람과 함께 누워있는 일에 익숙하게 되어 병이 빨리 낫지 않아도 괜찮다는 타성에 젖기도 하는 것입니다. 예수님은 38년된 걷지 못하는 지체장애인에게 “네가 낫고자 하느냐?” 라고 물으셨습니다. 38년동안이나 병석에 누워있었던 사람이 일어나기를 갈망한다는 것은 당연한 상식인데도 예수님이 그렇게 물으신 것은 그 병이 너무 오래되어 이미 병자로 사는 것에 대한 타성에 젖어있을 수도 있을 환자에게 새 삶에 대한 소망을 일깨워주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에게도 오래전부터 고쳐야 한다고 생각한 것들이 있을 것입니다. 오래전부터 바꾸어야 하겠다고 결심한 것들이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를수록 타성에 젖어 익숙해지다 보니 이 글을 읽는 순간까지 떠나보내지 못한 것들이 있을 것입니다. “익숙한 것들로부터 결별”할 수 있는 사람이 용기있는 사람입니다. 지금 괜찮게 살고 있다고 해도 더 나은 나를 만들어가기 위해 “나는 날마다 죽노라”고 선언한 바울처럼 우리에게도 새로운 세계를 향하여, 더 나은 미래를 만들기 위하여 버려야 할 것들, 고쳐야 할 부분들이 아무리 친근한 또 하나의 나 자신이 되었어도 ‘타도’할 수 있는 과감함이 필요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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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0.07.1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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