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수결이 진리는 아닙니다
나무꾼 5명이 산에서 나무를 하고 내려오다가 공자가 맹자의 스승이냐 아니면 맹자가 공자의 스승이냐를 놓고 한참을 논쟁을 벌였습니다. 아무리 열띤 토론을 하여도 결론이 나지 않자 그 중 한명이 묘안을 내었습니다. 공자와 맹자 중 누가 스승인가를 다수결로 결정하자는 것이었습니다. 그 생각에 모두가 찬성하였고 그들은 투표결과 3대2로 맹자가 공자의 스승이라는 결과가 나오자 모두 이를 사실로 받아드리기로 했다는 것입니다. 다수결의 맹점을 빙자하는 이야기라고 생각합니다. 사실 다수결의 원칙은 민주주의 정치이론에서 가장 취약한 부분입니다.
지방선거철을 맞아 수많은 입후보자들이 저마다의 장점을 홍보하며 화려한 공약을 내걸면서
한 표라도 더 받으려고 안간힘을 썼습니다. 필자가 시무하는 교회에도 여러 후보들이 다녀갔습니다.
“한 표라도 더” 이것이 모든 입후보자들의 공통의 모토일 것입니다. 우리는 더 많은 사람의 지지를 받은 사람이 더 적합한 정치인 혹은 일꾼이라고 생각합니다. 즉 사람 됨됨이, 인품, 능력, 이런 모든 것에 대한 평가는 한명이라도 더 많은 사람에게 표를 받는 것으로 판가름 나는 것입니다.
다수결의 맹점은 어떤 진리도, 정의도 다수 편에 있다고 세뇌하는 것입니다.
성경에 보면 애굽에서 나온 후 모세는 이스라엘 12지파 중에서 가나안땅을 탐지해 보기위해 한 명씩 대표를 뽑아 가나안땅을 두루 정찰하게 합니다. 40일후에 그들이 돌아와서 12명중 10명(약83%)은 보고하기를 그 땅은 자신들이 차지할 수 없는 땅이라고 했고 단지 2명만(17%) 긍정적인 보고를 하였던 것입니다. 가나안땅에 들어가지 못한다고 한 사람은 80퍼센트가 넘는 절대다수였습니다. 그러나 그 다수가 진리와 정의가 아니었음을 우리는 잘 압니다. 예수님을 재판했던 당시 산헤드린공회는 그들의 종교재판에서 만장일치로 예수님을 신성모독 및 성전모독죄를 적용하여 빌라도에게 넘겼던 것입니다. 절대다수가 내린 그 결정은 절대적으로 불의한 결정이었습니다. 우리나라 세종대왕이 한글을 만드는 과정에서도 당시 집현전 학자들 중 최만리, 정찬손, 하위지, 신석조, 김 문, 송처건 등 다수의 집현전학자들이 연명하여 한글창제 반대 상소를 올렸다고 합니다. 필자는 다수결로 결정하는 것이 잘못되었다고 주장하는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교회에서조차도 다수가 결정하면 그것이 진리이며 하나님의 뜻인 것으로 치부하는 경향은 매우 위험한 생각인 것입니다. 교회에서 인정을 받는 직분에 택함 받는 기준도 그 사람의 됨됨이나 진정한 헌신도보다도 회중이 모인 공동의회에서 다수의 지지(?)만 받으면 그것은 가장 합법적이 되며, 더욱이 하나님의 뜻이라고 하는 신적 인정까지 부여하는 경향이 있음을 우리는 부인 못하는 것입니다.
물론 회중의 선택이 다 잘못되었다고 말하려는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성경에는 절대다수인 회중의 결정이 진리편에 있었거나 정의로운 결정이 아닐 때가 대부분이었음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것은 오늘 우리에게도 소중한 교훈을 주고 있다고 믿습니다. 즉, 진리와 최선의 선택은 다수결에 의해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이 정하신 원칙을 따라가는 것에 있다는 것입니다.
다수결의 원칙에 의해서 맹자가 공자의 스승이라고 설령 결정되더라도 우리의 삶에는 아무런 영향이 없지만 세속정치나 교회정치에 있어서 잘못된 다수결의 원칙은 사람숫자만 더 많이 모으면 모든 것이 해결되는 것처럼 자칫 진실을 호도할 수 있는 심각한 부작용을 만들고 있는 것입니다. 이것은 우리 삶의 구석구석까지 영향을 줄 수 있는 치명적 결과를 만들기도 하는 것입니다. 성경의 원칙은 다수결이 아니라 오히려 소수결 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주님은 천하보다도 한 생명이 더 귀중함을 말씀하셨습니다.
다수에 속하지 못하는 소수의 생각과 그 소수자체의 소중함을 결코 놓치지 않는 지도자가 필요한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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