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성만 목사의 칼럼

3월을 생각한다


또 한 번의 3·1절을 보내면서 독립선언문의 한 구절을 회상해본다.
<우리는 여기에 조선이 독립된 나라인 것과 조선 사람이 자주하는 국민인 것을 선언하노라. 이것으로서 세계 모든 나라에게 알려 인류가 평등하다는 큰 뜻을 밝히노라…>
엽전의식에 젖어 자학하던 우리 민족이 어떻게 이런 선언문을 낭독하며 일제의 총칼에 맞설 수 있었을까? 여기에 대한 회답은 백낙준 박사의 <한국교회 역사에 대한 이야기>에서 찾아 볼 수 있다.
“1904년 러일전쟁에서 승리한 일본은 한반도 침략을 급속도로 전진시키며, 이듬해인 1905년 8월에 드디어 을사보호조약이라는 강제적이고 일방적인, 그리고 착취적인 조약을 체결하게 됩니다. 이때 한국은 남대문에 위치한 상동교회를 중심으로 한국교회 지도자들이 은밀히 움직이기 시작했습니다. 당시 상동교회 목사는 전덕기 목사라는 분인데 이 분의 끊임없는 역량을 받은 분이 이준과 김구라고 하는 역사적인 인물입니다. 이들은 금식기도와 구국 기도회를 개최하고 전국교회를 순회하면서 호소를 합니다. 그러면서 기울어져 가는 주권회복을 위한 집회를 가집니다.”
그리고 독립선언문을 작성한 33인 중의 한분이신 길선주 목사님은 평양 장대현교회에서 “일백만 구령운동”을 시작했다. 전국을 돌아다니며 부흥운동을 일으키며 민족혼을 일깨워주었고 나라를 사랑하는 것이 하나님을 사랑하는 것이라는 믿음을 심어주었다. 모든 기독교인들은 매일 오후 3시에 하나님께 기도했고 주일에는 모든 교인들이 금식하면서 기도했다. 그리고 한 주간 읽을 성경귀절을 제시하여 성경을 읽게 했다.
월요일에는 이사야 10장을 읽고, 화요일에는 예레미야 12장, 수요일에는 신명기 28장, 목요일에는 야고보서 5장, 금요일에는 이사야 59장, 토요일에는 로마서 8장을 읽었다. 월요일에 읽은 말씀인 이사야 10장 1,2절에는 이런 말씀이 있다.
“불의한 법령을 발포하며 불의한 말을 기록하며 빈핍한 자를 불공평하게 판결하여 내 백성의 가련한 자의 권리를 박탈하며 과부에게 토색하고 고아의 것을 약탈하는 자는 화 있을진저”
성경말씀과 기도가 없었다면 3·1운동은 일어날 수 없었고 민족 자존의식도 있을 수 없는 것이었다. 3·1운동은 교회운동이고 기독교가 한국사에 빛나는 독립운동의 자취를 남긴 것이다.
3·1운동에 동원된 사람이 202만 3천명이고 만세운동이 1,542회 있었고 피살된 사람이 7,509명, 부상자가 15,962명, 투옥된 사람이 47,000명, 불에 탄 교회가 47개소, 특히 일제는 제암리 교회에 전교인을 교회당 안에 모아놓고 밖에서 못을 치고 불을 질렀다. 창문으로 나오는 사람들을 향해서는 총을 쏘았다. 제암리 교회에 가보면 기념비가 서있다. (김득황의 “한국종교사” 참조)
일제의 총칼 앞에서 피 흘려 죽으면서도 “대한독립만세”를 부를 수 있었던 그 용맹의 원동력이 “말씀과 기도”에 있었던 것이다.
그때 우리 선조가 흘렸던 피가 열매를 맺었고 그 때의 기도의 응답이 오늘의 한국을 있게 했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오늘 한국의 살길은 “말씀과 기도”로 무장했던 3·1운동정신을 회복하는 일이다. 그리고 그때 우리를 핍박했던 일본을 그리스도의 사랑으로 용서할 수는 있지만 그러나 잊지는 말아야 한다.
2010.0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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