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순오 목사의 목회자 칼럼

새해 새 사람


이웃에 대해 험담을 습관적으로 하기 좋아하는 아낙네가 있었다. 누구에게든 단점을 찾아 말하기를 좋아했다. 어느날 친정 어머니가 찾아 왔다. 이때도 딸은 친정 어머니에게 이웃의 불결함에 대해 험담을 늘어놓았다.
“엄마, 저기 옆집 빨랫줄에 널린 옷들을 보세요. 세탁을 얼마나 엉터리로 했는지 옷들이 더러워요.”
그러자 어머니가 이렇게 대답했다. “더 자세히 보렴. 이웃집 빨래가 더러운 것이 아니라 네 집 유리창이 더러운 게야.”
그렇다. 아무리 세상이 깨끗할지라도 바라보는 사람의 마음의 창이 더러우면 세상은 깨끗해 보이지 않는다. 깨끗한 세상도 깨끗한 마음으로 바라볼 때에 깨끗하게 보이는 법이다. 이것은 해가 바뀌어 전혀 새로운 해를 맞이했다 해도 여전히 진리이다.
새해를 맞이하면서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새해에 대한 기대는 많으면서 자신이 새로운 사람이 될 생각은 못하는지 모른다. 이것은 누구보다도 목회자에게 적용되는 경고의 말씀이기도 하다. 왜냐하면 목회자는 많은 사람을 옳은 데로 인도해야 하는 책임을 지고 있기 때문이다.
목회자로서 나는 새해에 어떤 사람이 되어야 할까? 주님은 새해를 맞은 나를 어떻게 변화시키기를 원하시는가?
무엇보다 먼저 거룩한 사람이 되기를 원하실 것이다. 하나님은 수천년 전에 이미 택한 백성 이스라엘을 향해 “내가 거룩하니 너희도 거룩할지어다”(레 11:45) 라고 강조하셨다. 거룩이 무엇인가? 거룩은 죄에 대하여는 죽은 자로서 죄를 대적하고 죄는 모양이라도 버리며 흠 없이 깨끗하게 세속과 구별된 삶을 사는 것이 아닌가. 새해에는 나의 심령에 예수 그리스도를 더욱 확고히 모시고 그분을 더욱 본받아 살므로써 심령이 더욱 깨끗해지고 행실도 더욱 거룩해지는 종이 되어야겠다.
두 번째로 새해에는 더욱 긍정적인 목회자가 되어야겠다. 주님의 동행을 믿고 주님의 능력을 믿으면 매사에 긍정적인 사람이 되는 것은 당연한 귀결이다. 긍정적인란 말은 달리 말하면 신앙적이라는 말이 아닌가.
출애굽한 이스라엘이 가데스 바네아에서 12명의 정탐꾼을 파송하여 가나안 땅 거민의 강약과 다소와 그 땅의 좋고 나쁨, 수목의 유무 등을 탐지하게 했을 때의 일을 기억하는가? 열명의 정탐꾼들은 그 땅을 악평하여 불신앙적인 보고를 하였고 그 결과 멸망하였지만, 여호수아와 갈렙은 매우 긍정적인 보고를 하였고 그리하여 두 사람은 가나안 땅에 들어가는 복을 받았다. 긍정적인 신앙은 불가능을 가능케 하며 홍해를 가를 수도 있고 요단강의 흐름을 멈추게도 한다. “믿는 자에게는 능치 못할 일이 없느니라”(막 9:23).
그리고 새해에는 더욱 성실한 목회자가 되기를 원하실 것이다. 성실은 예수 그리스도의 본질과도 통하는 말이다. 예수님은 만물의 처음과 나중이시다. 예수님은 알파와 오메가이시다(계 21:6). 주님은 자기에게 맡겨진 사명에 성실하게 행하셨으며 자기 생명을 내어주시기까지 하셨다.
그러므로 우리 목회자는 예수님의 성품을 본받아 더욱 성실해야 한다. 미래를 낙관하되 자기 할 일을 방치하는 것이 아니라 모든 일을 성심 성의껏 하는 주의 종이 되어야 할 것이다. 성실한 목회자가 목회하는 교회의 성도들도 직장에서나 가정에서나 교회에서 성실한 사람들이 되어갈 것이다.
해가 바뀌고 달력이 바뀌었다 해서 모든 것이 저절로 달라지는 것은 아니다. 무엇보다 목회자인 나 자신이 달라져야 한다. 나의 심령이 더욱 깨끗해지고, 나의 삶이 더욱 거룩해지는 것이 급선무이다.
성도가 바뀌기를 바라기 전에 목회자인 내가 먼저 더욱 긍정적인 사람이 되어야 한다. 직분자들이 바뀌기 전에 목회자인 내가 먼저 더욱 성실한 리더가 되어야 한다. 하나님은 목회자인 내가 먼저 바뀌기를 원하신다.
주여, 저를 바꾸어 주소서. 저를 더욱 주님 닮아가는 종으로 바꾸어 주소서.
2010.0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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