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침반을 보고 항해하라
나침반(羅針盤, compass)은 선박이나 항공기의 침로(針路)를 정하고, 방위를 측정하기 위한 계측기다. 나침반이 없는 항로는 죽음을 자초하는 것이 자명한 일이다. 그것은 비단 배나 비행기에 국한 되는 것이 아니다. 나침반은 인간생활의 가장 중요한 삶의 수단이기도 하다.
어떤 사람은 자기 인생의 항로를 가리키는 나침반이 돈이라고도 생각하고, 어떤 사람은 지식이라고, 권력이라고, 명예라고 생각을 한다. 그런데 대부분 그런 사람들이 인생여정에서 침몰하지 않은 사람이 없다. 그것은 잘못된 나침반 때문이다.
2010년 새해가 밝았다. 우리는 다시 믿음과 소망과 사랑으로 새해를 맞이한다. 솟아오르는 태양처럼 우리 모두의 마음에 하나님의 은혜와 사랑의 빛이 충만하기를 기도한다. 우리가 직면한 현실은 어느 때보다 힘들고 어렵다. 그것은 비단 국제 정세나 국내 정치 경제 사회의 문제만 아니다. 종교적 문제는 우리의 현실을 더욱 어둡게 함을 예견할 수 있는 일들이 한 두 가지가 아니다. 새벽 제단에 엎드릴 때마다 나라와 민족, 오늘 한국교회를 위해 기도할 때, 때로는 마음이 후들거리고 다리가 흔들리도록 두려움을 느낄 때가 있다. 그것은 우리가 항해하는 지금 상황이 아무리 생각해도 침몰할 것 같은 불안 때문이다. 어느 역사이든 일반 역사 앞에는 종교역사가 선류(先流)하였음을 볼 수 있다. 그것은 종교는 역사의 보루(寶樓)이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만 하더라도 고려시대는 불교역사가, 이조시대는 유교역사가, 대한민국 시대는 기독교 역사가 함께 했음을 간과할 수 없다. 그런데 고려의 멸망은 불교문화의 타락이 선류 되었고, 이조의 멸망은 유교문화의 타락이 선류 되었다. 그런데 작금의 한국교회의 현실을 들여다보면 걱정스러운 일들이 한 두 가지가 아니다. 차마 하나님의 영광을 폄훼할 수 없어 필설하지 못하지만 80년대 한국교회 부흥기처럼 오늘도 도처에서 물량주의의 타락현상이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음을 필자만이 느끼는 것이 아닐 것이다.
언제나 마찬가지이지만 교회는 사회가 요구하는 소리를 외면해서는 안 된다. 변화를 싫어한다면 발전을 기대할 수 없다.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느냐는 그 자신의 장래를 결정한다. 성공하지 못하는 사람들의 공통점이 있다면 남들처럼 사는 것이다. 남과 다르게 사는 방법을 연구하고 그렇게 사는 사람들은 역사의 성공자로 살아가고 살아갔다. 한국교회 지도자들은 지금 어떤 생각으로, 어떤 방향으로 한국교회를 이끌어 가고 있는가? 우리 모두 다시 한 번 생각해 보아야 한다. 2010년도 세계와 우리 사회의 트렌드를 교회는 먼저 예견해야 하고 거기에 앞서 선도하는 역사적 혜안을 떠야 한다. 그것은 역사를 거울로 볼 수 있을 때 가능한 오늘의 지혜다.
그러기 위하여 우리에게는 나침반이 필요하다. 한국교회 지도자들이 갖고 있는 나침반이 무엇인가? 세상 사람들이 지니고 나아가는 명예인가? 권력인가? 돈인가? 그것은 우리를 침몰하게 하는 나침반이다. 우리를 살리고 우리를 평안하게 항해하게 하는 나침반은 하나님의 말씀이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우리들은 하나님의 말씀의 나침반으로 한국교회의 키를 잡고 항해하는 것이 아니라 명예를, 권력을, 돈의 나침반을 들고 항해하고 있지는 않은가 생각해 본다. 필자가 기도할 때마다 느끼는 다리가 떨리고 가슴이 후들거리는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다. 이렇게 가다가는 침몰하게 되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필자가 가장 싫어하는 것 가운데 하나가 자신의 삶을 덤핑으로 사는 것이다. 삶이란 결코 덤핑(dumping)할 수 없는 것이다. 덤핑이란 생산비 보다 낮은 가격으로 상품을 파는 것이다. 특히 그리스도인의 삶은 더더욱 그래서는 안 된다. 그 이유는 우리는 예수 그리스도를 십자가에 피범벅 되게 하여 살아가고 있는 극상품의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예수 믿는다 하면서 세상 사람들이 추구하고 즐기는 것을 함께 하면서 시간되면 교회 나와서 예배 한 시간 드리고 세상 것들로 큰 소리나 치는 그런 삶은 그리스도인의 덤핑생활이다. 촌음(寸陰)을 허비할 수 없는 것이 그리스도인의 삶이다. 다시 맞는 2010년도에도 이 나라와 민족, 한국교회가 잘 항해할 수 있기 위하여서는 무엇보다 나침반이 있어야 한다. 그 나침반이 무엇인가? 하나님의 말씀이다. 하나님의 말씀이 기록된 성경이 나침반이다. 나침반은 정확하게 가야할 목적지를 가리킨다. 다양한 문제가 일어나도 그 문제에 대응할 수 있는 지혜를 말씀을 통하여 우리는 깨닫고 경험하면서 인생여정을 항해하는 것이다. 우리는 그렇게 2010년을 다시 나아 가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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