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순권 목사의 칼럼

배려하는 신앙 실천

김순권 목사(경천교회)

한국 교회를 걱정하는 어느 모임엘 갔더니 위기론을 말하면서 지도자론을 강도 높게 비판하는 얘길 들었다.
무슨 얘기인가 자세히 들어 봤더니 지도자들이 목적만을 강조하고 수단과 방법을 소홀히 하여 기복신앙의 결과가 이제는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다.
가난하고 어려웠을 때 잘 믿고 열심을 다하면 원하는 대로 목적 달성이 이루어져서 부자도 된다고는 가르쳤으나 어떻게 사는 법을 교회가 소홀히 했다고 꼬집었다. 그렇기 때문에 앞을 향해 달리기만 했지, 남을 향해 배려하는 아량은 좀 부족한 게 문제라는 것이었다.
공감이 갔다. ‘꿩 잡는 게 매’라는 식으로 앞을 향해서 자신만 잘 되겠다고 달리기만 할 게 아니라 옆도 살피고 더불어 살아가는 배려가 필요하다고 본다. 가령 이런 경우와 같다고 하겠다. 어린 아이가 교차로에서 건널목을 건너려고 한다. 파란 불과 빨간 불을 구분은 했으나 그것을 제대로 지키질 않고 길을 건너야겠다는 생각만 하고 뛰다가 사고를 당할 수 있다. 앞만 볼게 아니라 아무리 교통 신호가 있다고 하더라도 빨강 신호에서 파란 신호로 바뀌는 순간에도 좌우를 살펴야 한다. 자기생각만 하고 빨리 뛰다가 교통사고를 당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 교회는 그동안 어떻게 하면 잘 살아볼까?를 위해 축복을 강조했었다. 목적을 위해 앞만 보는 식의 삶이었다. 이제는 성숙한 교회로 사는 방법도 선한 쪽을 택하기 위해 옆도 살피는 배려가 반드시 있어야함을 가르치고 실천해야한다.
위기는 어느 때, 어느 곳에나 있기 마련이다. 개인도 그렇고, 국가도 마찬가지이다. 이 시대의 위기를 한국 교회는 새로운 기회로 삼고 돌파구를 찾아낼 것이다.
스위스와 선교 관계로 20여년간 다녀보면서 그들에게도 과거엔 명암이 있는 것을 알았다. 지금은 그들의 문화 속에 기독교 정신이 뿌리를 내리고 있다.
모든 사람이 공존하기 위해 배려할 줄 알아야 한다. 우리는 지난 1998년 IMF의 위기에서도 온 국민이 합심하여 잘 이겨냈다. 가난하고 어려울 때도 남을 생각하였다. 이제는 한풀이식 삶에서 한걸음 더 앞으로 베푸는 쪽으로 옆을 살피고 삶의 질을 보일 때이다.
눌리고 못살았던 과거 속에 한을 품듯 『두고 보자』는 식의 출세 의욕은 온갖 부정을 해서라도 잘 되고 보겠다는 보복 심리가 작용될 우려가 있다.
다음은 지나친 경쟁심리도 이제는 그만 갖자는 것이다.
한동안 학교 성적도 석차를 정했듯이 서열의식이 너무 강했던게 사실이다. 상하관계가 너무 굳어져서 눈치작전이 심했었다. 그것은 결국 우리의 공동체 의식이 약하다는 것이다. 친한 친구도 경쟁의 상대가 되다보니 시기와 질투심으로 “사촌이 땅을 사면 배가 아프다”는 심술까지 생겨난게 아닌가 싶다.
이제는 자기만을 위해 뛸게 아니라 이웃을 배려하면서 함께 더불어 뛰어야할 시점에 이르렀다고 생각한다.
교회가 달라지면 사회도 달라질 수 있다. 양적으로 교회 성장이 둔화한다고 움츠릴 게 아니라 질적으로 이 나라의 사람들 속에 깊이 뿌리 내리는 기회가 되었으면 한다.

2009.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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