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성만 목사의 칼럼

노인문제의 새로운 접근

장성만 목사(크리스천 21세기 포럼 이사장, 동서대학교 설립자)

일본의 중의원 의원인 이와구니(岩國哲人)의원이 동서대학교의 석좌교수로 초빙을 받아 지난주 부산을 방문했다. 이와구니 의원은 4선 의원으로만 유명한 것이 아니고 이즈모 시장(出雲市長, 日本島根縣)으로 명성을 날린 분으로 더욱 유명하다. 그가 시장으로 재임 중 <이즈모>시가 일본 전국의 가장 살기 좋은 도시 1위를 차지한 바 있다.
나는 이와구니 의원과 사석에서 장시간 그의 시장시절에 시행한 정책을 듣고 많은 감명을 받았지만 특히 고령노인들을 위한 정책은 귀담아 들어야하겠다고 생각되어 여기에 소개하고저 한다.
일본은 지금 평균수명이 남자 79세, 여자 86세라는 고령화 사회로 접어들었다. 그러기에 노인문제가 시정에 중심과제라는 것이다. 우선 그는 노인헌장을 제정하여 ① 건강 ② 연수 ③ 헌신(사회공헌)의 3개 항목을 설정하고 <老>에 대한 새로운 정의를 내렸다. 지금의 65세는 첫째 체력이 넘쳐나고 둘째 여유가 넘쳐나고 셋째 기력및 의욕이 넘쳐난다.
따라서 노인의 새로운 정의는 20세부터 44세까지를 <청년>, 45세부터 74세까지를 <장년>, 그리고 75세부터 처음으로 <노년>으로 부르게 된다. 또 연령혁명이라는 것이 있는데 연령을 20%잘라내는 것이다. 그래서 노인들에게 용기를 주게 된다. 가령 80세 노인을 20% 잘라내면 64세가 된다. 이런 기분으로 노인들을 심리적으로 활력을 주는 것이다.
인생 50년의 시대엔 청춘이 한번 찾아오지만 인생 85년의 시대엔 청춘이 두 번 찾아온다는 것이다. 첫 번째 청춘은 60세까지, 그때는 지식도, 경험도, 판단도, 인격도, 융통성도 미완숙 단계다. 그러나 60세를 넘어 맞는 제 2의 청춘은 지식, 경험, 판단, 인격, 인맥 그리고 융통성 등이 하나님이 60년 동안 노력한 사람에게 주는 6개의 보석처럼 빛나는 것이라 했다.
그리고 노인들이 양로원에 수용되는 것을 원치 않기 때문에 주택을 개량해준다. 간단한 정원과 채소밭 같은 것이 있는 단독 주택을 마련해 주고 자원봉사자를 등록케하여 개호(介護)하게 한다. 68세 노인이 이웃에 있는 78세 노인을 돌보게 한다. 이것을 <高高介護時代>라고 하는데 개호 받은 자도 개호 하는 자도 고령자라는 뜻이다. 이젠 혈연사회(가족, 血緣社會)를 넘어서 지연사회(이웃, 地緣社會)가 돌봐주는 <공조>(共助)정신을 터전으로 한 공생시대(共生時代)가 왔음을 뜻한다.
노인들을 가족이 돌본다는 개념에서 이웃이 돌보는 개념으로 사고의 전환이 있어야하겠다.
한국도 가까운 장래에 고령화시대가 오게 되는데 교회차원에서 여기에 대비해야 하리라고 생각한다. 이때야말로 교회가 사회안전망을 구축하여 <네 이웃을 네 몸과 같이 사랑하라>는 말씀을 실천해야한다. 공생, 공조의 정신과 유무상통의 사랑의 정신을 그리스도인들이 몸으로 실행한다면 우리나라의 고령화에 따르는 노인문제는 순식간에 해결될 것이다.
<네 부모를 공경하라>는 현대적 의미를 새롭게 음미해 볼 필요가 있는 것이다.

2009.0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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