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일 이른 아침의 감동
박 순오 목사(대구성시화운동대표본부장, (사)나눔과기쁨 대구경북 상임대표)
수요일인 오늘(5/27) 아침 8시, 필자가 섬기는 서현교회 하층 예배실에 120여명의 나누미(활동가) 목사님들이 아이스박스를 들고 모여들었다. 지난주 수요일 아침에 배부 받았던 반찬통을 깨끗이 씻어서 반납하고, 다시 <나눔과기쁨 대구경북> 본부에서 준비한 새 반찬통을 각기 할당된 개수만큼 받아서 각자 준비한 아이스박스에 담아 들고 자신의 차에 싣고 교회 마당을 출발하는 모습이 20분간에 걸쳐 진행되었다.
오늘 나누미 목사님들에게 나누어진 반찬통은 1204개였다. 반찬은 여러교회에서 만들어 수요일 새벽에 이곳에 집결되고, 나누미 목사님들은 받은 반찬통을 들고 사전 실태조사를 마친 차상위계층(독거노인, 소년소녀가장, 장애가정 등)의 집에 직접 전달한다.
<사랑의 반찬나누기운동>은 지난 3월5일 대구국채보상공원에서 “(사)나눔과기쁨 대구경북” 주관으로 성대하게 거행된 <사랑의 반찬나누기 발대식>을 기점으로 하여, 지금은 매주 1200 가정 이상의 어려운 이웃에게 반찬을 나누며 외로운 이들의 말동무가 되어줄 뿐 아니라 그들의 영혼 속에 천국 소망을 불어넣어주고 있다. 머지 많은 장래에 5천 가정으로 늘여갈 수 있도록 기도하고 있다.
이 운동은 큰 교회나 상대적으로 여유가 있는 교회들이 반찬을 만들어서 개척교회 또는 작은 교회 목회자들로 하여금 직접 사회의 어려운 계층의 이웃에게 전달케 하는 운동이다. 이를 위해 우리는 지난 두달 동안 나누미 위촉교육을 대구, 포항, 영천, 구미, 영주 안동 등지에서 실시하여 대구 380명과 경북 200명의 나누미들을 확보하고 있다. 각 지역에서 보여준 작은교회 목회자들의 뜨거운 열정과 사랑은 앞에서 주관하고 있는 우리의 자칫 좌절하기 쉬운 의욕을 매번 북돋아주는 청량제가 되고 있다.
그동안 대구지역의 나누미 목사님들은 대구시로부터 자신의 교회 주변에 거주하고 있는 차상위 계층의 명단을 받아 직접 실태조사를 하였고, 이를 바탕으로 <나눔과기쁨 대구경북> 본부에서는 매주 정확한 숫자의 반찬을 준비하여 수요일 아침마다 나누는 일을 계속하고 있다. 반찬통 하나에 3천원을 약간 웃도니 지금은 매주 400만원 정도의 예산이 소요되고 있다.
이 모든 것이 다 하나님의 은혜로 진행되고 있다. 놀라운 것은 반찬을 나누기 전에 먼저 새벽 7시부터 한 시간 동안 각처에서 모여든 150여명의 목사님 장로님들이 찬양, 말씀, 기도의 시간을 통하여 하나님과의 영적 교제에 힘쓰고 있는 점이다. 우리는 찬양과 말씀 시간 외에 순수 합심기도 시간을 위하여 적어도 30분 이상을 할애하고 있다. 참여하는 분들은 각기 섬기는 교회에서 새벽 5시부터 새벽기도회를 가지고 이어 서현교회로 모여 또다시 한시간을 경건훈련에 쏟고 있다. 필자의 눈에는 매주 수요일 이른 아침 하나님께서 기적의 현장에 우리를 불러내시는 것으로 보인다. 할렐루야.
어떤 지긋한 연세의 나누미 목사님은 반찬통을 들고 높은 지대의 달동네를 찾아가 만난 할머니의 이야기를 전하면서, “며칠동안 아무도 찾아주지 않는 자기를 이처럼 반찬까지 주며 찾아와 말동무도 해주고 축복기도까지 해주시니 너무나 고맙다고 하며 연신 감사의 눈물을 흘리던 모습을 잊을 수 없다”고 하며 눈시울을 적셨다. 어떤 나누미 목사님은 10여년의 교회 개척에 시달려 의욕을 잃었다가 최근 나누미의 삶을 통하여 새로운 목회 의욕을 되찾았다고 어린아이처럼 기뻐하기도 한다.
수요일 이른 아침의 이런 감동은 수많은 사람들의 눈물의 기도와 헌신으로 이루어진 연합운동의 산물이다. 이 감동은 앞으로 반찬통의 숫자가 3천개, 5천개로 늘어가면서, 모여드는 나누미 목사님들의 숫자가 200명, 300명으로 늘어나면서, 그리고 반찬을 만들어 공급하는 교회의 숫자가 30교회, 50교회로 불어나면서 감동의 깊이와 넓이를 더해갈 것이다.
“가난한 자를 보살피는 자에게 복이 있음이여! 재앙의 날에 여호와께서 그를 건지시리로다. 여호와께서 그를 지키사 살게 하시리니···여호와께서 그를 병상에서 붙드시고 그가 누워 있을 때마다 그의 병을 고쳐 주시나이다”(시 4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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