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도시의 부흥을 소망하며"
박순오 목사(대구성시화운동 대표본부장, (사)나눔과기쁨 대구경북 상임대표)
대구시민의 종교 실태에 관한 설문조사의 결과가 공개되었다. (주)리서치코리아에서 지난 10월에 20일간 만20세 이상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표준화된 설문지를 이용하여 실시한 전화 면접 조사였다. 시민들의 종교 분포는 불교 30.6%, 천주교 11.4%, 무교자 39.1%에 비해 기독교인은 17.3%로 나타났다.
충격적인 것은 설문조사 대상자 중 20대의 기독교인 비율은 12.7%, 대학생의 기독교인 비율은 8.9%에 지나지 않는다는 점이다. 한국교회의 미래를 생각해 볼 때 예사로운 일이 아니다.
설문조사는 계속된다. 무교인 중 21.0%가 종교를 가지고 싶어하는데, 그들이 희망하는 종교는 불교 39.8%, 천주교 32.3%, 기독교 16.1% 순이었다. 2007년 조사에서 기독교 희망자가 18.3%로 나타난 것에 비하면 이 또한 어두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종교인별 이미지를 비교해보자. 불교인의 경우에 46.7%가 천주교인에 호감을, 21.6%가 기독교인에 호감을 가지고 있었다. 천주교인의 경우에 41.2%가 기독교인에 호감을, 60.5%가 불교인에 호감을 보였다. 호감도에서 타종교에 비해 기독교는 매우 저조하다. 우리나라 전체 기독교인의 수가 갈수록 감소하고 있는 것과 궤를 같이 하고 있다.
일반 시민들은 교회에 대해 어떤 이미지를 갖고 있을까? 설문조사에 의하면 그들은 주님의 교회에 대하여 상반된 이미지를 갖고 있었다. 긍정적 이미지로서는 봉사와 사랑과 나눔의 모습을 들었고, 부정적 이미지로서는 말이 많고 위선적이며 교인끼리만 친한 폐쇄적인 모습을 꼽았다. 한국교회가 개선해야 할 점으로는 지나치게 자기교회 중심적인 점, 그리고 교파가 너무 많고 단합이 안 되는 점을 지적하였다.
물론 위의 설문조사가 기독교의 실태를 나타내는 데는 한계를 가지고 있지만, 대구 시민의 기독교와 관련된 전반적인 경향을 보이고 있음은 분명하다. 기독교에 대한 선호도는 3위에 그치고 있고, 부정적 이미지로 지적된 위선적, 폐쇄적 단체의 모습은 성경이 가르치고 있는 것과는 정반대의 이미지이다. 보통 문제가 아니다.
스스로 무교인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의 교회에 대한 호감도는 매우 저조하다. 이것은 무엇을 말하는가? 우리가 전도 대상자 1순위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가장 복음을 수용하기 어려운 부류라는 말이다.
실추된 기독교의 이미지 회복이 시급하다. 지금 이대로는 예수님의 지상명령을 이루기는 매우 어렵다. 이 정도의 선호도나 호감도로는 하나님 나라의 확장은 커녕, 오히려 다른 종교에 밀려 쇠퇴할 수밖에 없다. 어찌해야 하는가? 대구 교계에 부족한 점은 무엇인가? 한국교회가 그동안 상대적으로 소홀했던 분야는 어디인가?
“한국교회, 이대로는 안 된다” 식의 논문, 서적, 포럼, 컨퍼런스, 집회 등이 봇물을 이루고 있지만 여전히 해결의 전망은 어둡다. 두 해 전에는 ‘어게인 1907’이라 하여 한국교회가 평양대부흥 100주년을 기념하여 많은 노력을 했지만 그 결과 또한 그다지 긍정적이지 않다.
필자의 소견으로는 문제 해결의 초점을 교회의 실추된 이미지 회복에 집중하는 것이 선결과제라 생각된다. 한국교회는 그동안 영성훈련에 치중한 나머지 교회 밖과의 소통에 상대적으로 등한시한 것이 오늘의 결과를 불러왔다. 개교회와 교단 중심적인 분위기, 혹은 큰 교회와 작은 교회간의 무한 경쟁의 정글식 약육강식의 분위기에 대해 어떤 형태로든 메스를 가해야 한다. 또한 한국교회는 해외선교에 대한 열정과 균형을 맞추어 사회 참여에도 발벗고 나서야 한다.
(사)나눔과 기쁨이 최근 활발히 전개하고 있는 ‘희망 2009 사랑의 반찬나누기 운동’은 매우 시의적절한 처방이 되고 있다고 생각한다. 이 운동은 큰 교회들이 반찬을 만들어서 훈련받은 작은 교회 목회자들(=나누미)에게 제공하여 이웃의 차상위계층을 돕도록 하는 민간사회안전망 구축운동이다. (사)나눔과 기쁨 대구경북은 이미 450명의 나누미들을 통하여 매주 적어도 1000 가정 이상의 어려운 사람들을 일일이 찾아 반찬을 전해주며 예수님의 사랑을 나누고 있다. 우리는 앞으로 나누미들의 숫자와 반찬통 갯수를 점점 늘려가며 교회간의 화목의 분위기와 이웃사랑의 실천 분위기를 더욱 높여갈 것이다.
필자가 확신하기로는, 이 운동은 사회참여의 가장 실제적인 방법이면서, 교회 일치운동의 구체적인 실천이고, 작은교회 살리기 운동의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다.
그리고 그 결과는 우리 지역 주민들의 교회 선호도의 고양과 전도의 활성화, 나아가 하나님 나라의 확장으로 나타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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