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독신문 목회자 칼럼 (2008. 11. 1.)
---------------------------------------------------------------------------포항중앙교회 서임중 목사
무엇 때문에 감사하는가?
새옹지마(塞翁之馬)란 말이 있다. 세상 만사가 변전무상(變轉無常)하므로 인생의 길흉화복(吉凶禍福)을 예측할 수 없다는 뜻인데 길흉화복의 덧없음을 비유한 말이다. 옛날 중국 북방의 요새(要塞) 근처에 점을 잘 치는 한 노옹(老翁)이 살고 있었는데 어느 날, 이 노옹의 말(馬)이 오랑캐 땅으로 달아났다. 마을 사람들이 이를 위로하자 노옹은 조금도 애석한 기색 없이 태연하게 말했다. “누가 아오? 이 일이 복이 될는지.” 몇 달이 지난 어느 날, 그 말이 오랑캐의 준마(駿馬)를 데리고 돌아왔다. 마을 사람들이 이를 치하하자 노옹은 조금도 기쁜 기색 없이 태연하게 말했다. “누가 아오? 이 일이 화가 될는지.” 그런데 어느 날 말타기를 좋아하는 노옹의 아들이 그 오랑캐의 준마를 타다가 떨어져 다리가 부러졌다. 마을 사람들이 이를 위로하자 노옹은 조금도 슬픈 기색 없이 태연하게 말했다. “누가 아오? 이 일이 복이 될는지.” 그로부터 1년이 지난 어느 날, 오랑캐가 대거 침입해 오자 마을 장정들은 이를 맞아 싸우다가 모두 전사(戰死)했다. 그러나 노옹의 아들만은 절름발이었기 때문에 무사했다고 한다. 그래서 인간 만사 새옹지마란 말이 오늘에 이르기까지 삶의 교훈적인 말로 통용되고 있다. 새옹지마와 유사한 용어가 전화위복(轉禍爲福), 새옹화복(塞翁禍福)이란 말이 있다.
그렇다. 인생은 정답이 없다. 오늘 옳다고 생각했는데 지나고 나면 그것은 틀렸고 오늘 틀렸다고 생각한 것이 지나고 나면 옳았다는 것을 우리는 역사에서 우리의 경험에서 너무도 많이 경험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내가 옳다고 내가 넉넉하다고 내가 모든 것을 가졌다고 뽐낼 것도 없고 그렇지 못하다고 해서 슬퍼하거나 좌절할 이유는 없다. 오직 하나님의 인도하심을 따를 뿐이다. 조금만 좋은 일이 있으면 감사함을 표현하고 조금만 좋지 않은 일이 생기면 금방 불평하는 삶을 사람들은 살아간다. 그러나 그리스도인의 삶은 그렇지 않아야 한다. 좋은 일에서나 좋지 않은 일에서나 하나님의 사랑과 은혜를 생각하면서 날마다 항상 감사하는 삶을 살아가는 것이 그리스도인의 삶이라고 하나님은 바울을 통하여 가르쳤다. 그렇다면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들은 무엇 때문에 감사하는가?
인간의 행동에는 항상 “무엇 무엇 때문에”라는 이유가 있다. 이유가 있기 때문에 인간의 행동에는 질서와 한계가 있고 절제도 있게 된다. 이유 없는 행동은 무절제하며 혼란하게 되기 때문이다. 그리스도인의 신앙생활 가운데서 범사에 감사할 수 있음은 당연한 삶의 태도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무엇 때문에 감사할 수 있는 분명함이 있다면 더 좋을 것이다.
일곱 배를 더한 뜨거운 풀무가운데로 들어가면서도 설령 죽을지언정 결코 느브갓네살의 신상에 절할 수 없다는 믿음으로 우상 숭배를 거절했던 사드락과 메삭과 아벳느고의 위대한 감사의 신앙이 오늘 나에게 있는가? 스데반이 돌에 맞아 순교를 하는 것도, 베드로가 거꾸로 십자가에 매달려 죽은 것도, 사도바울이 일평생 고난 가운데서 사도의 사명을 감당하고 일생을 마친 것도 위대한 믿음의 선진들이 그렇게 고난 가운데서도 기뻐하면서 믿음을 지킨 것도 인간적으로 볼 때는 실패 같고 불행한일 같지만 그들은 감사함으로 충만한 삶을 살았던 것이다. 범사에 감사하는 그리스도인의 삶은 괴로우나 즐거우나 하나님을 인하여 감사하는 삶이다. 그것은 하나님의 뜻이기 때문이며, 감사하는 삶이 절망하지 않는 힘을 주기 때문이며, 감사하는 마음에 기도가 있게 마련이며 기도하는 마음에 하나님은 생명의 빛과 은혜를 주시는 것이다.
참된 신앙은 하나님 때문에 감사하는 것이다. 이 세상적 어떤 조건 때문에 감사하는 것은 그 조건이 없어지면 또 불평하게 되는 것이다. 그러나 하나님은 영원하시며 우리에게 은혜를 주시는 아버지가 되신다. 영원하신 하나님 때문에 감사할 수 있는 신앙은 영원히 감사하는 삶을 살 수 있는 은혜가 되는 것이다.
오늘날 우리의 문제는 가난이 아니다. 질병도 아다. 실패도 아니다. 고난도 물론 아니다. 감사하는 마음이 없는 풍요 그것이 우리의 문제다. 많은 사람들은 가난하다가 부요한 복을 받으면 하나님께 감사함을 드리기보다는 세상적인 즐거움을 더하려 한다. 질병의 고통 가운데서 치료의 은혜를 입어 건강하게 되면 하나님의 은혜를 감사하기보다는 육신적 소욕에 더 마음을 잃어버리고 만다. 불행한 생활에서 벗어나 행복한 환경에 이르게 되면 하나님께 감사하기보다는 보다 더 인간적인 행복을 추구하게 된다. 그것은 그리스도인의 생활이 아니다.
어제의 고난을 생각할 줄 아는 사람, 어제의 배고픔을 잊지 않는 사람, 어제의 불행을 잊지 않는 사람이 오늘 고난받는 사람들을 위하여, 굶주린 사람들을 위하여 불행한 사람들을 위하여 무엇인가 할 수 있는 것이다. 하나님 때문에 감사할 줄 아는 사람은 날마다 감사함의 삶을 살아갈 수 있다. 그리할 때 평강과 은총을 주시는 하나님의 은혜 안에 영원한 행복을 노래할 수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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