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열 총회에 대한 우려가 예상되던 기독교대한감리회가 분열 총회는 면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총회 첫날 개회 선언 이후 곧바로 충돌이 일 것으로 예상된다. 김국도 목사 지지 세력들이 의장인 신경하 감독회장에 대한 불신임안 처리를 시도할 계획이기 때문이다.
“신 감독회장이 개회선언까지는 하도록 하겠다”
김국도 목사를 지지하는 총회실행부위원들은 27일 오후 감리교본부 회의실에서 임시총회실행부위원회를 개최했다. 이날 비공개로 진행된 회의를 마친 후, 회의 진행을 했던 김승현 감독과 서기를 맡았던 최승일 감독이 기자들에게 회의 결과를 설명했다.
이 자리에서 김승현 감독은, 많은 사람들이 우려했고 실제로 소문이 나돌기도 했던 ‘분열 총회’에 대해서, 결코 그렇게 되는 일은 없을 것임을 분명히 했다. 오는 30일 개회 예정인 안산1대학에서의 총회에 참석, 정면 대응하겠다는 것이다.
김 감독은 “총회가 시작되면 의장 불신임안을 통과시켜 신 감독회장 대신 한정석 감독이 의장이 돼 이후의 총회 일정을 진행시키도록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일단 신경하 감독회장으로 하여금 개회선언까지는 하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이어 그는 “△지난 실행위와 임시실행위의 파행 이유, △선거 과정의 교단법 준수 문제, △김국도 목사의 가처분 등에 대한 우리 측 입장을 설명한 문건을 내닝ㄹ(28일) 총대 전원에게 발송해 그러한 결정에 동참케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이 과정에서 의장인 신 감독회장은 발언권을 주지 않으려 할 것이고, 따라서 충돌이 예상된다”면서 “하지만 이를 피하지 않고 정면 돌파의 방법을 택하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총회 안건 예비심사 못하고 있는 상황이 곧 ‘유고’와 마찬가지”
이와 관련 이들이 구상중인 ‘의장 불신임안’의 적법성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이들은 그 근거로서 ‘만국통상회의법’을 제시했다. 이 법에 따르면 재적의원 2/3이상 결의 시 의장 교체가 가능하다는 것이 이들의 설명이다.
최승일 감독은 “교단법인 ‘교리와 장정’에 ‘의장 불신임안’이 명시돼 있지는 않다”면서도 “하지만 명시되지 않은 사항에 대해서는 ‘만국통상회의법’에 따른다는 조항이 있어 결코 불법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또한 이들은 신경하 감독회장이 유고가 아닌 상태에서 한정석 직무대행 명의로 이날 회의를 소집한 것에 대한 적법성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는 ‘감독회장의 직무 해태로 총회가 치러질 수 없는 상황이므로, 이를 감독회장 유고에 해당되는 경우로 봤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김승현 감독은 “감리교는 교단법에 따라 총회 안건은 총실위의 예비심사를 거쳐야 하는데 감독회장이 총실위들의 동의, 재청 없이 일방적으로 폐회와 산회를 선포하여 파행으로 끝났다”고 밝혔다.
그는 “이에 감독회장에게 총실위의 속회를 여러 차례 건의했으나 거부당했다”며 “그래서 이를 감독회장 ‘유고’에 해당되는 경우라 판단하고 오늘 모임을 갖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본부 측은 ‘이러한 주장은 아전인수(我田引水) 격의 괴변’이라는 반응이다. 만국통상회의법은 상식적 사안의 경우에 해당하는 것이지 이처럼 민감한 사안에는 적용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또한 총회 안건은 총실위의 에비심사 없이도 상정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7인 특별위원회’에 총회 안건 예비심사 전권 위임
한편 기자설명회에 앞서 이날 오후 1시에 예정됐던 임시총실위는 예정보다 2시간 정도 늦은 오후 3시경 시작됐다. ‘회의를 진행해야 할 한정석 감독이 다른 일정이 있어 기다리는 중’이라는 게 이유였다.
그러나 정작 이날 의장을 맡아 임시총실위를 진행한 이는 김승현 감독이었다. 기자 설명회에 발표에 따르면 한 감독이 자신은 총회에서 의장을 맡아야 하므로 이날의 임시총실위 의장직은 김 감독에게 위임했다는 것이다. 한 감독은 ‘몸이 좋지 않다’는 이유로 회의에 불참했다.
이날 회의는 기자들을 내보낸 가운데 비공개로 진행됐다. 발표에 따르면 회의에 참석한 총실위원은 재적 58명 중 과반이 넘는 30명이었으며, 위임장 제출은 3명이었다. 참석자들이 꺼린다는 이유로 참석자 명단 공개는 거부했다.
이날 회의에서 참가자들은 총실위에서 다뤄야 할 총회 안건에 대한 예비심사를 ‘7인 특별위원회’에 전권 일임하기로 하고 권혁구 감독, 최호순 감독, 이기복 감독, 최승일 감독, 안충수 장로, 이정행 장로, 한준길 장로를 위원으로 선출했다.
당초 감리교 본부 측은 ‘이번 모임은 감리교 본부와는 상관없는 모임일 뿐 아니라, 이미 다른 일정이 예정돼 있어 장소 제공이 불가하다’는 입장을 밝혀 마찰이 예상됐으나, 본부 측서 행사 장소를 옮기고 회의실 사용을 허락해 줌으로써 마찰은 일어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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