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성장 vs. 교회건강
박순오 목사
대구서현교회
대구성시화운동본부 상임본부장
지난 여름 계명대학교가 주최하는 제25회 계명목회자세미나(총 주제: 지역교회의 도전과 응전)에서 필자는 ‘건강한 교회로 가는 지역교회의 전략’ 이라는 제목으로 주제 강연을 맡아 준비하는 동안 한국교회의 문제점들에 대해 진단해보는 기회를 가지게 되었다.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지금 한국교회는 성장 정체병을 앓고 있다. 빈센트 필, 로버트 슐러 등의 ‘번영의 신학’을 대세로 알고 추종하던 한국교회는 사회적 구조변동, 다원화 등의 영향으로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는 듯이 보인다. 현재 한국교회는 외적으로는 안티기독교 (anti-Christianity) 정서, 내적으로는 마이너스 성장을 경험하고 있다. 많은 젊은이들이 교회를 이탈하고 있고, 교회의 구성원은 매우 빠른 속도로 노령화하고 있다. 지난날에 비해 신앙열정의 저하 현상이나 교회학교 교육의 후진성 등 숱한 문제들과 어려움이 지역교회에 거센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
어떻게 된 일인가? 비록 120여년의 짧은 역사를 가진 한국교회지만 우리가 물려받은 영적 유산이 얼마나 보배로운 것인가? 세계교회사에 그 유례를 찾아보기 어렵다는 1907년 평양대부흥운동의 영적 각성운동, 이를 통해 이루어진 성경적 설교와 연합기도회의 전통, 매일새벽기도회와 금요철야기도회, 처처에 요원의 불길처럼 번져갔던 산기도와 금식기도 운동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지금 한국교회의 모습은 성경이 말하는 건강한 교회의 모습을 많이 잃어버렸다는 사실이다.
문제의 핵심은 교회 지도자들의 왜곡된 가치관에 있는 것 같다. 지금은 필자를 위시한 우리 목회자들의 의식 속에서 교회의 양적 성장보다 질적 건강을 우선하는 가치관의 패러다임 쉬프트(paradigm shift)가 필요한 시점이다. 목회 계획 단계에서부터 건강한 교회를 꿈꾸는 의식의 전환이 있어야 문제를 직시할 수 있는 안목이 생겨날 것이다.
삶의 보루인 가정이 무너지고 있는 것을 보고만 있을 수 없다. 집(house)은 있으나 가정(home)은 없어지고 오히려 이혼·별거·동거·가출·비행과 같은 가족해체(family disorganization)가 확대되고 있는 파괴적 현상에 쐐기를 박아야 한다. 가정교육과 공교육이 붕괴되고 있고 청소년들이 미래에 대한 꿈을 잃은 채 방황하고 있는 것을 한탄만 하고 있을 수는 없다. 자본주의라고 하는 대형파도에 침몰되고 있는 대형선박과 같은 한국교회, 대형주의·성공주의·맘모니즘의 바벨론 우상으로 회귀하는 한국교회의 방종과 부패와 타락을 더 이상 좌시하고 있을 수 없지 않은가!
앞에 언급한 계명목회자세미나에서 필자는 건강한 교회로 가기위한 전략 몇 가지를 제시하였다. 첫째는 NCD(자연적 교회성장)가 제시한 8가지 질적 요인에 대한 자체적인 진단과 ‘최소치 전략’ 적용, 둘째는 가족문제에 대해 교회 내적·외적으로 적극적 대응책 수립, 셋째는 고령화 사회에 대한 교회의 능동적 준비, 그 다음으로 교회를 학교로 만들어 무너진 공교육을 대체할 적극적 방안 수립, 그 다음으로 세속주의와 개교회주의 치료를 위한 연합 운동의 전개 등등 이다.
지난 20여년의 담임목회 생활을 통해 필자가 체득한 것이 있다면 그것은
‘하나님의 교회는 어떤 거센 물결의 도전 앞에서도 결코 흔들리지 않고 계속 전진해 갈 수 있는 신령한 힘을 가진 생명 공동체’ 라는 사실이다.
동역자들이여! 가치관을 바꾸자. 교회 성장 제일주의의 환상에서 깨어나 교회건강을 위한 중장기 전략을 세우고 주님 오실 때까지 함께 전진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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