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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교를 즐겁게 하는 목회자
김 순 권
서울 경천교회담임. 예장(통합) 증경총회장. CBS 이사장
목회를 은퇴하고 뒤로 물러선 목사님을 만났더니 대뜸 하시는 말씀이 ‘김순권 칼럼’을 잘 읽고 있었다면서 설교를 쉬니까 제일 허전하다고 했다.
처음에는 제발 설교 좀 쉬었으면 했는데 1년을 쉬고 보니 사는 의미를 잃었다는 것이었다. 먹고 사는 건 넉넉한데 막상 은퇴해서 제일 고독한 게 누가 설교도 안 부르고 영영 멀어지나 생각을 하니 하루하루가 지루하다는 말씀이었다.
설교를 즐기는 목회자 되라
앞서 말한 은퇴하신 목회자의 말씀이 늘 마음에 와 닿는다. 설교 부탁을 많이 받고 있는 목회자야말로 행복을 느껴야한다. 아직 알아주고 인기가 있다는 증거이다. 가정주부 얘기를 할 수 밖에 없는 게 설교를 가리켜 ‘예술’이라고 표현한 블랙 우드의 말을 인용하고 싶다. 가정주부는 음식을 만들면서 콧노래를 불러야 힘이 난다는 것이다. 음식을 만들 때는 먹어줄 가족이 있다는 것이다. 설교자로서의 목회자도 마찬가지이다. 양떼가 있는 목자가 어딘지 든든하고 보람이 있다는 증거이다. 그러니 설교를 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보람을 느껴야한다.
설교가 어렵지만 즐기는 자세이면 내용은 좀 약해도 듣는 사람들이 만족할 것이다. 설교학자들의 말을 보아도 기교가 중요한 게 아니라 설교자의 자세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이다. 즐기는 설교야말로 자신부터 은혜를 받지만 억지로 하는 설교는 거부 반응이 여러 면으로 나타난다는 것이다. 그래서 설교를 가리켜 설교자의 삶이요 인격이라고 말을 한다.
즐기는 설교가 희망적이다. 설교를 듣고는 교인들에게 삶의 의욕이 고취되어야 그날의 설교가 좋았다고 생각할 일이다.
설교가 좋으면 사람도 좋다.
사람들은 설교에 은혜를 받으면 말로 나타낸다. 그러니 목회자는 교인들을 읽으면서 설교를 할 수 있어야한다. 젖을 먹이는 어머니가 화를 내면서 젖을 먹이면 아이가 배탈이 난다는 말을 들었다. 설교도 사람들에게 영의 양식을 공급해 주는 일이라 하겠다. 좋은 말씀을 주려고 노력할 말이다. 설교가 마음에 와 닿으면 사람들은 그렇게 좋아들 한다. 자신만 좋아라 기뻐하는 게 아니라 목회자도 좋아하고 자기네들 끼리도 좋아들 한다. 그러니 설교가 얼마나 중요한가를 알 수 있다.
반대로 말을 바꾸면 설교가 싫으면 사람도 싫어진다는 말이다.
목회에서 행정이나 기타 여러 가지가 좀 어수선해도 설교만 반듯하게 잘 하고 잘 통하면 모든 게 원만해진다. 설교를 학적으로 제아무리 잘 하려고 해도 영적으로 통하는 게 없으면 겉도는 설교일 수밖에 없다. 설교학을 가르치기는 잘해도 막상 설교할 땐 감동이 안 된다. 그래서 목회는 기술이 아니라 생활이다.
영성이 맑아야한다. 바울이 디모데에게 부탁한 말이다. 디모데전서 4장 6절, 7절에서 “망령되고 허탄한 신화를 버리고 오직 경건에 이르기를 연습하라”는 말이다. 경건에서 큰 힘이 솟아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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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8.09.2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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