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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도지죄(餘桃之罪)
전국 시대, 위(衛)나라에 왕의 총애를 받는 미자하(彌子瑕)란 미동(美童)이 있었다. 어느 날 어머니가 병이 났다는 전갈을 받은 미자하는 허락 없이 임금의 수레를 타고 집으로 달려갔다. 당시 허락 없이 임금의 수레를 타는 사람은 월형(발뒤꿈치를 자르는 형벌)이라는 중벌을 받게 되어 있었다. 신하들은 입을 모았다. ‘미자하가 큰 벌을 받을 것이다.’ 그러나 왕은 오히려 미자하에게 큰 상을 내렸다. 또 한 번은 미자하가 왕과 과수원을 거닐다가 복숭아를 따서 한 입 먹어 보고 달고 맛이 있어 먹던 복숭아를 왕에게도 바쳤다. 신하들은 입을 모았다. ‘이번에는 정말 큰 벌을 받을 것이다.’ 그러나 왕은 이번에도 미자하에게 상을 내렸다.
세월이 흐른 어느 날 미자하가 다시 죄를 짓게 되었다. 사람들은 왕이 지난번처럼 미자하를 용서하리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왕은 미자하에게 크게 화를 내었다. “이놈은 언젠가 몰래 과인의 수레를 탔고, 게다가 먹다 남은 복숭아를 과인에게 먹인 일도 있다.“ 미자하는 감옥으로 가야했다. 죄명은 남을 ‘여(餘)’, 복숭아 ‘도(桃)’, ‘먹다 남은 복숭아를 임금에게 주었다’는 것이다. 여기서 여도지죄(餘桃之罪)라는 고사성어가 유래했다.
왜 왕은 지난 날 지은 죄는 용서해주고 이후에 지은 죄는 벌하였을까? 지난 날 죄를 용서해주었던 것은 미자하가 겸손했기 때문이다. 겸손할 때는 모든 허물을 덮어준다. 하지만 세월이 지나면서 미자하는 교만해졌다. 미자하가 교만해졌을 때 더 이상 은혜를 베풀지 않았다.
예수님도 교만을 싫어하신다. 유대인들은 율법대로 살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교만해져서 자기의 의를 내세우고 자기 공로를 자랑했다. 그러나 예수님은 그들의 교만함을 책망하고 은혜로 구원받음을 전파하셨다.
사울은 이스라엘의 최초의 왕이었다. 그가 왕이 된 것은 겸손함 때문이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그의 겸손함은 사라졌다. 블레셋과 전쟁할 때 칠일 동안 사무엘 선지자를 기다렸으나 오지 않았고, 다급해진 사울은 사무엘을 대신하여 제사를 드렸다. 자신의 직분을 망각하고 교만해져서 하나님이 정하신 제사장의 영역을 침범했던 것이다.
반대로 다윗은 하나님의 큰 은혜를 입었다. 다윗이 밧세바와 간음을 하였고 설상가상 자신의 범죄를 은폐하기 위해 밧세바의 남편 우리아를 술수로 죽였다. 용서받지 못할 살인죄였다. 그러나 하나님은 그를 용서하셨다. 오히려 밧세바와의 사이에서 태어난 솔로몬으로 다윗의 뒤를 잇게 하셨고 그의 자손들에게 이스라엘의 왕위를 주셨다.
다윗이 하나님의 큰 은혜를 입은 이유는 무엇일까? 겸손함 때문이다. 사울이 시기하여 다윗을 죽이려 하자 다윗은 도망다니며 충분히 사울을 죽일 기회가 있었지만 그렇게 하지 않았다. 사울이 하나님께서 기름 부어 세운 왕이었기 때문이었다. 사울을 왕으로 세운 분도 하나님이요 폐하는 분도 하나님이시다. 다윗은 그 영역을 침범하려 하지 않았다. 설령 자신이 위태롭게 지경에 빠지게 된다할지라도 하나님을 향한 절대적인 겸손의 자세를 지켰다.
그런데 교회 안에 사울의 길을 쫓아가는 사람들이 있다. 하나님의 영역을 침범하고 하나님의 영광을 가로채는 사람들이 있다. 하나님이 세우신 정당한 권위와 질서를 무시하고, 하나님의 이름을 이용하여 자신의 이름을 드러내고, 하나님의 일을 빙자하여 자기의 이익을 챙기는 자들이 있다. 하나님은 이런 자들의 교만함 책망하신다.
여도지죄(餘桃之罪)를 기억하자. 교만하면 은혜에서 멀어진다. 과거의 잘못까지도 들추어내고 벌을 면치 못하게 될 것이다. 겸손해야 한다. 하나님은 겸손한 자에게 은혜를 베푸신다. 겸손한 성도, 겸손한 가장, 겸손한 교회에게 복을 베푼신다. 모든 성도와 가정과 교회가 늘 겸손하여 하나님의 큰 복을 받고 부흥할 수 있기를 간절히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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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8.09.0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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