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富)가 붙은 단어는 모두 좋다. 부귀(富貴), 부유(富裕), 부강(富强), 부요(富饒)는 사람이라면 모두가 원하는 것이다. 반대로 빈(貧)이 붙은 단어는 그렇게 좋지만 않다. 빈곤(貧困), 빈핍(貧乏), 빈한(貧寒), 빈천(貧賤) 등은 우리가 바라지 않는 것이다. 논어(論語)에는 부의 윤리에 관한 교훈이 많다. 그 가운데 헌문편(憲問篇)에 보면 견리사의(見利思義)라는 가르침이 있다. 이(利)를 보면 의(義)를 생각하라는 교훈이다. 사람이 살아가면서 누구나 가지는 공통점이 이(利)와 득(得)을 바라고 해(害)와 실(失)을 기피하는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인간 생활에 도덕과 윤리와 정의가 무시되는 이득은 용납되지 않음을 우리는 잘 알고 있다. 이(利)와 의(義)는 인생의 2대 주축(主軸)이라고 했다. 경제와 도덕은 사회의 양대 근간(根幹)이라 했다. 인간과 사회를 움직이는 가장 중요한 원동력이 이해관계(利害關係)라 했다. 이(利)를 추구하고 해(害)를 기피하면서 살아가는 것은 인간관계의 필연적인 원리이지만 아무리 이해관계가 중요하다 할지라도 도덕과 정의가 무시되는 경우는 행복이라 할 수 없는 것이다. 이(利)와 의(義)를 논할 때 록펠러, 카네기, 콜게이트 같은 위대한 신앙인들이 생각난다. 무일푼에서 피나는 노력으로 세계의 강철왕이 된 앤드류 카네기는 만년에 그가 번 돈으로 하나님의 나라와 사회를 위하여 부의 나눔을 실천하였고, 그리고 그는 1889년에 ‘부의 복음’(The Gospel of Wealth)이라는 명저를 썼다. 무일푼에서 피나는 노력으로 세계의 강철왕이 된 앤드류 카네기는 만년에 그가 번 돈으로 카네기 홀을 설립하고, 카네기 연구소를 세우고, 카네기 영웅기금을 만들고, 카네기 교육진흥기금을 창설하고, 카네기 공과대학을 설립하고, 카네기 국제평화재단을 건립하고, 1,800개 이상의 도서관을 만들었다. 카네기는 ‘부의 복음’에서 이렇게 강조했다.“부자의 일생은 두 시기로 나뉘어야 한다. 전반부는 부를 획득하는 시기이고 후반부는 부를 분배하는 시기여야 한다.” “재산을 가지고 죽는 것은 인간으로서 참으로 부끄러운 것이다.”이와 같은 말은 카네기의 신앙 체험에서 나온 말이기에 힘이 있고 명언이 되는 것이다. 카네기는 왕족도, 귀족도, 성직자도 아니었다. 스코틀랜드 모직공의 아들로 태어나 전신전화국 우편배달부로 출발, 철도 감독 비서를 거쳐 돈을 모은 부자일 뿐이다. 그런 그가 역사 속에서 빛이 되고 있음은 그가 열심히 돈을 벌어서 그야말로 보람 있게 사용할 수 있었던, 일찍이 그는 견리사의(見利思義)의 철학을 실천할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이에 비하여 건강치 못한 방법으로 유산 상속과 관련된 우리나라 재벌의 부끄러운 이야기나, 의(義)를 생각지 않는 이(利)를 추구하는 그리스도인들의 부끄러운 이야기들이 언론에 오르내릴 때 마다 자괴지심으로 새삼 견리사의의 교훈을 생각해 본다. 지난 주간, 시카고에서 열린 세계선교사 선교대회 강사로 봉사하면서 견리사의에 대한 많은 생각을 하였다. 우리나라가 지금 세계선교 2위국이 되고 세계경제 12위 강국이 된 것은 100여 년 전 어두웠던 대한민국에 복음을 들고 온 선교사님들의 사역이 씨앗이 된 것을 간과할 수 없다. 마찬가지로 우리나라에서 파송한 세계선교사님들이 한 자리에 모인 이번 시카고 선교대회를 보면서 120여 년 전 한국에 오셨던 선교사님들의 활동을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되었다. 온 세계 열악한 환경 가운데서 그들에게 복음의 꽃을 피우기 위해 생명 바치면서 사역하시는 선교사님들을 보면서 눈시울이 젖었다. 그 눈물은 같은 동역자로서 국내에서 편안하게 사역함에 대한 미안함과, 동시에 한국교회를 대신하여 세계선교의 사명을 감당하시는 사역에 대한 감사함이 어우러진 눈물이었다.이제까지도 한국교회는 보내는 선교사로서의 사명을 잘 감당했지만 더욱 분발하여 보내는 선교사로서의 사명을 잘 감당하는, 곧 끊임없이 기도하고 물질적 후원이 뒷받침 되어야 함을 다시 한 번 더 생각하면서, 무엇 보다 부의 윤리를 실천할 때 선교와 관련된 것보다 더 큰 의(義)가 없을 것이라는 것을 생각해 보면서 새삼 견리사의(見利思義)의 교훈을 생각한다.
아직도 이 땅의 그리스도인들이 부의 윤리에 대한 이해 부족으로 종종 언론에 수치스러운 모습으로 등장할 때마다 마음이 무겁다. 가난한 자들이 일용생활비를 절약하면서 선교 헌금을 하는데 부자들의 주머니는 움직이지 않는다는 Y집사의 고소(苦笑)를 생각하면서 견리사의의 교훈이 우리들의 삶의 행동철학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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