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자칼럼>은퇴목사님과 보훈의 달


현충일과 6.25동란일이 들어 있는 6월을 보훈의 달이라고 한다. 국가와 민족을 위해서 피땀을 흘리신 분들의 노고를 기억하면서 적절한 예우를 담당하도록 하기 위하여 국가보훈처를 설치하는 동시에 국가보훈기본법을 제정하여 운용하고 있다. 국가 예산의 1.68%가 보훈예산이다. 국가를 위해 헌신한 사람들에 대한 직접적인 보상은 물론 그 자녀들에 대한 장학금 지급이나 인사 우대정책과 각종 보훈단체들에 대한 지원금 등을 확대해나가고 있다. 이러한 보훈정책은 마음껏 조국과 민족을 위하여 몸과 마음을 바쳐 충성하도록 하는 긍정적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하겠다.
보훈의 달에 은퇴목사님에 대하여 생각해보는 기회를 가질 수 있었으면 한다. 국가와 민족을 위해 충성한 사람들이 국가로부터 보훈혜택을 받을 수 있는 것과 마찬가지로, 한평생 동안 하나님의 나라를 위해서 충성하신 은퇴목사님들의 노후를 교회가 책임질 수 있다면 얼마나 좋겠는가. 하지만 은퇴목사님들의 형편은 열악하기가 그지없다고 한다. 제법 규모가 있는 교회에서 장기적으로 목회를 하시다가 원로목사님으로 추대를 받은 분들은 그래도 조금 나은 편이지만 그냥 은퇴목사님으로 지내시는 분들은 기초생계비에도 미치지 못하는 형편이라고 한다. 물론 5월이면 가정의 달이라고 하여, 은퇴목사님들을 각 교회로 초청하는 모임을 주선하기도 하고 음식을 대접하기도 하는 교회가 늘어나고 있는 것은 바람직한 일이라고 할 수 있겠다. 예장 합동측에서는 총회 차원에서 지난 5월6-8일 2박3일간의 일정으로 개성관광 및 청와대 관광을 주선하기도 하였다. 약 510여 명이 참석하여 성황을 이루었다고 한다. 대체적으로 은퇴목사님들에 대한 대비가 잘 된 것으로 알려진 예장 통합측이나 감리교에서도 사회의 초고령화 추세에 발맞추어, 은퇴목사님들에 대한 각종 대책을 새롭게 강구하고 있다고 한다.
교회에서 시무하다가 은퇴하신 장로님들은 출석교회를 떠나지 않지만, 은퇴목사님들은 은퇴 후에 당장 출석하실 교회조차도 마땅치 않다는 점부터 염두에 두어야 할 것 같다. 조국교회는 그동안 성장 일변도의 사역과 개교회주의 영향 때문에 은퇴목사님들에 대한 최소한의 예우도 갖추지 못했던 경우가 비일비재한 실정이라고 본다. 은퇴하신 후에 거주하실 주택이나 의료비, 교통비, 생활비, 품위유지비 등에 관한 토론은 거의 전무하다시피 하였던 실정을 부인할 수 없을 것이다. 은퇴목사님들은 목사님이라는 특수한 입장 때문에 노인정이나 아파트 경로당에서 주민들과 어울려 시간을 보내시기도 어려운 실정이므로, 이에 대한 대책도 절실하다고 하겠다. 앞으로는 더욱 노령인구가 증가하는 초고령화 사회가 급속히 다가오고 있으므로 은퇴목사님들에 대한 준비를 서둘러야 할 때이다. 우선 작은 것부터라도 할 수 있으면 좋겠다. 최근 예장 합동측에서는 원로회 총회를 열고, 은퇴목사회로 그 이름을 개칭하는 동시에 총회 차원에서의 지원이 절실하다는데 인식을 같이하고 현재 7천만 원인 은퇴목사 위로회 경비를 상향 조정해 줄 것을 요청키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보훈의 달을 맞아, 한 평생 몸담았던 사역현장에서 은퇴한 후 노년기에 정서적, 경제적으로 곤란을 당하고 있는 은퇴목사님의 형편을 헤아려 볼 수 있는 교회가 되었으면 좋겠다.

2008.0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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