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은 범죄한 아담을 부르셨다. “네가 어디 있느냐?”
동생 아벨을 돌려 쳐 죽인 가인을 부르셨다. “네가 무엇을 하였느냐?”
광야 길을 헤매는 하갈을 부르셨다. “네가 어디로 가느냐?”
요즈음 나라 돌아가는 상황이 걱정스럽기는 누구도 예외는 아니다. 돌아가는 상황이 해도 너무한다는 생각뿐이다. 신문은 신문대로 방송은 방송대로 눈만 뜨면 죽일 놈이라며 서로 헐뜯었던 참여정부 시작이 새삼 생각나고, 소위 먹물은 먹물끼리 뒤엉키고, 정치인은 정치인대로 증오의 욕지거리를 퍼붓는 모습이 언론을 통해 안방까지 여과 없이 전달되는 것 보고 우리 아이들 무엇 배우고 자랄까 잠이 오지 않는다. 하기야 이미 앞뒤 가릴 나이 되었다고 큰 소리 치면서 중학생들까지 촛불집회에 참여하는 상황에 이르렀으니 갈 데 까지 갔다는 생각에 어른으로서 자괴감에 고개를 들지 못한다. 양극으로 편 가름한 지역에, 집단에, 색깔에, 수구다, 반통일이다, 반개혁이다, 독재다, 감히 일어서지 못하도록 짓밟아주려고 작심한 듯 우리 정치 사회 문화에 이골이 났지만 요즈음 돌아가는 상황은 미래가 보이지 않는 추락하는 국가위상을 보는 것 같아서 마음이 천근만근이다. 열 받아서 전 국토가 규탄에 규탄이 이어지는 희한한 일이 벌어지고 있는데 힘 있는 여권은 마치 불구경하듯 해서 더욱 마음이 아리고, 더욱 열 받는 것은 온 나라가 만신창이 되는데 쇠고기 고시 발표 때 농수산식품부 장관 혼자 달랑 나와서 발표를 하고 퇴장해 버린 기막힌 지금 정부의 상황인식이다. 그렇다고 국회를 팽개치고 거리로 나가는 야권의 장외투쟁은 더더욱 보기 민망스럽고 씁쓸한 뒷맛을 남긴다. 국회의원은 국회를 통해 싸우는 모습이 국민에게 전달되어야 하고 국민을 위해 당당하게 여야가 정쟁의 결투를 신청하는 모습을 보고 싶은데 우리 국회는 18대 시작부터 그런 모습을 보지를 못하게 되었다. 국민 생활의 번영과 행복을 위한 각국 지도자들은 여야 무론하고 국가이익을 위해 머리 맞대고 의논하는데 우리나라는 쇠고기 수입 문제로 온 나라가 이곳저곳 터지고 부서지는 아픔으로 국민은 숨조차 쉴 수 없다. 왜 이렇게 되었느냐고 질문해봐라. 너나없이 너 때문이라고 소리소리 쳐대는 상황이다. 국민 과반수 지지를 받은 대통령은 석 달 만에 독재자로 거리시위 피켓에 기록되었고 국민 과반수 지지로 시작부터 성급하고 오만한 정치를 했다고 헛기침을 하는 백성들이 한숨을 쉬고, 속 시원한 답이 없는 시위는 계속되고, 정부는 불법 시위를 엄단한다고 하고, 시민 단체들은 시위를 막는 것은 민주주의의 말살이라고 거침없이 소리치는 실타래처럼 엉킨 이 난국에 나는 우리는 누구인가?
노무현 대통령 탄핵 때도 소름끼칠 정도의 우리 국민성의 조급증과 저열한 격을 경험했지만 고교 시절 선생님과 학교생활에 대한 불만 때문에 한 재수생이 만든 ‘5·17 휴교’ 메시지가 30분 만에 전국에 퍼졌고, 급기야 매일 밤마다 서울 도심은 촛불문화라는 이름으로 내일이 보이지 않는 국론 분열의 현장이 되어버렸는데 그것이 인터넷 발달 때문이라고 할 수만 없다는 어느 칼럼리스트의 말이 백번 맞다는 생각을 한다. 나라가 왜 이 지경까지 되었는가? 이 질문 앞에서도 우리는 “누구 때문에” 라고 대답을 할지언정 “나 때문에” 라는 말을 하기 어렵다. 그것이 지금 우리가 겪어야 할 역사의 어둠이며 혼돈이다. 누구를 탓하지 말고 내가 잘못 판단했고 내가 잘못 선택했기에 내 탓으로 돌리고 최소한 그리스도인만이라도 엎드려 회개하는 운동이 일어났으면 한다. 그래도 우리나라의 역사가 대내외적으로 질곡의 골짜기를 지날 때 너나없이 하나 되어 “아~ 대한민국”을 외치면서 일어섰던 어제를 기억하면서 통감(通鑑)의 지혜로 내일을 희망하며 오늘의 현실을 새삼 돌아본다.
나는, 우리는 누구인가?, 무엇을 하고 있는가? 어디로 가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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