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장성만>

신을 벗고 나서라
- 크리스찬 국회의원 당선자들에게-

18대 총선이 끝났습니다. 치열한 선거전을 겪고 승리하신 299명의 선량들에게 축하를 드립니다. 앞으로 4년 동안 이 나라의 국정을 이끌어 나가는데 있어 어려움이 많겠지만 하나님의 축복이 18대 국회에 임하시기를 기원합니다. 그런데 특히 이번 국회에 100여명의 크리스챤들이 국회의원으로 당선되었다는 보도를 읽고 흐뭇하고 기쁜 마음 비할 바 없습니다. 개신교가 이 땅에 선교를 시작한 지 120년, 이제 대한민국엔 크리스챤 대통령에다 3분의 1의 크리스챤 국회의원을 가졌으니 하나님의 크신 은혜임을 감사하면서 한편으로 한국교회의 책임이 막중함을 실감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필자는 무거운 책임감에서 몇 마디 고언을 드리고자 합니다.
모세가 지도자로 등장할 때 호렙산 기슭에서 <네 발에서 신을 벗으라>는 하나님의 말씀을 들었습니다. 신발을 벗으라는 말씀은 네 과거, 미래, 신분, 학식, 자존심, 명예 다 벗어버리라 함입니다. 하나님의 소명을 받은 사람은 <자기의 것>을 벗어버리고 <하나님의 것>으로 무장해야 합니다. 하나님 중심의 인생관, 가치관, 역사관을 가져야 바른 것을 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오늘날 한국사회는 대립과 갈등과 분열로 혼란이 심화되고 있습니다. 이 역사적인 카오스의 한복판에서 소명을 받은 크리스챤 국회의원은 하나님 중심의 잣대로 전진하지 않으면 안 됩니다.
두번째, 신발을 벗으라는 뜻은 맨발로 국민의 실상을 체험하라는 말씀입니다. 돌작밭길, 가시덤풀길, 굴곡이 심한 언덕길, 뙤약볕에 뜨거워진 모래바닥, 물이고인 진흙바닥, 이런 민중의 삶의 밑바닥을 신발을 벗고 맨발로 밟아보면서 발바닥으로 체험한 정책이 입안되어야 전정한 국민을 위한 입법이 되는 것입니다.
세번째는 겸손의 표시가 신발을 벗는 것입니다. 완전한 순종과 헌신을 뜻하기도 합니다. 맨발로 꿇어 엎드려 하나님께 기도하는 시간도 필요합니다.
신학자 라인홀트 니버는 인간이 교만에 붙들려 신앙에서 멀리되는 일을 경고했습니다. 세 가지 교만을 말했는데 ① 권력이라는 교만입니다. 권력이 모든 것을 할 수 있다는 잘못된 생각을 갖지 말아야합니다. ② 지적교만입니다. 조금 알면 다 된 것처럼 생각하는 데서 벗어나야 겸손해 질 수 있습니다. ③ 도덕적 교만입니다. 나는 남보다 의롭다. 깨끗하다. 지혜롭다고 자만하는 사람은 가장 어리석은 사람입니다. 인간은 예외 없이 모두가 죄인입니다. 십자가의 보혈로 구속함을 받지 않으면 그 누구도 하나님 앞에 설 수 없는 존재입니다.
그러므로 교만은 패망의 앞잡이입니다. 겸손하게 국민을 섬기는 지도자가 되어서 국민들을 가나안 복지로 인도하는 제 2의 모세가 되어주기를 간절히 기도합니다.
‘여호와께서 그가 보려고 돌이켜 오는 것을 보신지라 하나님이 떨기나무 가운데서 그를 불러 가라사대 모세야 모세야 하시매 그가 가로되 내가 여기 있나이다 하나님이 가라사대 이리로 가까이 하지 말라 너의 선 곳은 거룩한 땅이 니 네 발에서 신을 벗으라 ‘(출애굽기 3:4-5)

2008.0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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