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임중 목사 칼럼

母心 牧會
고구마의 유래는 효행과 관련된 이름이다. 일본 대마도에서 한 효자가 가뭄 때, 죽어 가는 어머니를 살리려고 먹을 것 찾다가 이상한 뿌리를 땅에서 캐 어머니에게 삶아드려 기운이 회복되었는데 그 뿌리를 ‘고코이모’(효행을 뜻하는 일본어)라 했고 그것이 우리나라에 들어오면서 ‘고구마’로 불리게 되었다. 남아프리카가 원산지인 고구마는 신대륙을 발견한 콜럼부스에 의해 에스파냐로 전해졌고 그것은 다시 필리핀으로 그리고 일본과 중국을 통해 우리나라에 들어왔다.
가난하게 생활했던 어린 시절의 기억나는 것은 무엇보다 배고픔이다. 굶기를 밥먹듯 했으니 밥 한 그릇의 소중함을 나는 어려서부터 뼈저리게 경험하면서 성장했다.
어느 날 시장기를 느낀 나머지 부모님이 집을 비우신 사이에 고구마를 화로에 한 개를 구어 먹게 되었는데 한참 먹는데 어머니가 돌아오셨고 어머니는 화를 내시면서 “하루 세끼 식사 외에 고구마를 먹어서는 안 된다고 그렇게 일렀거늘 어떻게 부모님 말씀을 거역하느냐”고 회초리로 내 종아리를 치셨다. 서러움과 아픔으로 이불을 뒤집어쓰고 울다가 그대로 잠이 들었는데 얼마나 지났는지 어머니가 깨우셔서 일어났는데 머리맡에는 고구마가 담긴 상이 놓여 있었다. 잠든 아들을 내려다보신 어머니의 눈은 이미 젖어 있었고 어린 아들에게 고구마 껍질을 벗기고 먹여주면서도 어머니는 아무 말씀이 없었다. 세월이 흘러도 가난 했던 어릴 때의 그 날의 기억은 자꾸만 아픔과 그리움이 되어 지금에도 가슴의 강물이 되게 한다. 그리고 나에게 있어서 그 아픔은 오늘의 목회 현장으로 이어지는 축복 메시지가 되기도 한다.
목회 현장은 항상 긴장관계로 이어진다. 긴장관계를 얼마만큼 성령님의 도우심으로 평안하게 풀어 가느냐가 목회의 성패를 가늠한다. 그에 대한 대답이 모심목회(母心牧會)이다. 모심목회는 교인들을 어린아이와 같이 생각하고 먹이고 입히고 배려하고 품어주는 것이다. 어린아이는 어린아이 이상의 생각을 하지 못한다. 어린아이를 어른처럼 생각하고 관계개념을 가지는 부모는 없다. 그래서 눈높이 교육이 교육현장에 자리매김을 잘 하는 것이다. 어린아이는 절대 그 수준에 머무르지 않는다. 계속 성장하는 것이다. 그렇게 성장하는 어린아이의 발육상태를 관찰하고 보다 따뜻한 배려와 관심으로 엄마는 아이를 양육한다. 이렇게 교회를 돌아보는 것이 모심목회다. 그렇다고 어디 그것이 마음먹은 대로 되는 것인가? 비울 줄 알아야 하고 내려놓을 줄 알아야 하고 돌아갈 줄도 알아야 하는 것이다.
그래서 나는 모심목회를 위하여 항상 삼사일언(三思一言)을 중시했고, 염치(廉恥)를 앞세웠고, 그것에 미치지 못하는 언행이 연출될까봐 스스로를 채찍질하기를 개으르지 않았다. 앎과 행동이 균형 잡힐 때 지각 있다는 말을 듣게 되기에 전문 지식이나 정치의식과는 구별되는 말이 바로 지각(知覺)이라는 말이다. 래서 맹자는 사무량심가운데서 특히 측은지심(惻隱之心)을 강조 했다. 그래서 “無側隱之心 非人也” 즉 “측은지심이 없으면 그는 사람이 아니다.”라는 것이다. 측은지심의 사람을 다른 말로 표현하면 지각있는 사람이며 이것이 또한 모심(母心)이다. 모심목회는 지각 있는 행동이 바탕이 되어야 한다. 30여년의 목회 기간에 나는 3교회를 담임했다. 한결같이 평안하고 부흥하고 감동이 강물처럼 흘렀다. 그렇다고 긴장관계가 없고 아픔이 없고 답답함이 없다는 것이 아니다. 그것을 극복하고 뛰어넘을 수 있는 목회 현장을 만들어가는 지혜를 모심목회를 통해서 깨닫고 성령님의 도우심을 겸손하게 구했던 것이다. 하나님은 모심목회를 하는 현장에 항상 함께 하셨음을 경험한다. 그렇게 나의 목회는 어릴 때 고구마 사건을 통감하면서 오늘의 목회 현장을 감동 있게 하는 어머니의 마음에서 지혜를 배워 모심목회를 하고 있다.
가정의 달을 맞으면서 파노라마처럼 스치는 어린 시절 기억 가운데 고구마 생각이 났다. 그리고 천국으로 가시면서 어머니가 마지막 남기신 말씀 “목사, 좋은 목사가 되어야 해”라는 말씀을 오늘도 목회 현장에서 되새김질 하면서 모심목회의 하루가 엮어진다.
2008.0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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