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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병원에 입원해 있던 환자를 위로하기 위해 찾아갔던 사람들로부터 들은 말이다. 어떻게 입원하게 되었느냐는 심방대원들의 말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얼른 옆에 있던 카셋트 테이프를 틀어주더라는 것이다. 제법 긴 시간 동안 카셋트에서 흘러나오는 대로 비교적 자세한 사고소식과 입원 경위, 앞으로의 치료일정 등을 들을 수 있었지만 뭔가 이상한 느낌을 지울 수가 없었단다.
우리는 때로 남을 위로한다고 말하는 자체가 당사자에게는 상처가 되는 경우가 종종 있다. 병원에 심방을 간 사람들이야 관심의 표현이고, 실제로 궁금하기도 해서 사고 및 입원 경위를 물어보는 것이겠지만 반복해서 똑같은 말해야 하는 당사자의 입장에서는 여간한 고역이 아닐 것이다.
「그래요. 제 숙부께서도 바로 그 병으로 돌아가셨습니다.」
라고 곁들이기라도 한다면, 심방의 효과는 전무하다고 해야 할 것이다.
이런 경우는 성도들의 생활이나 목회현장에서 종종 있을 수 있다. 병원으로 심방을 갔을 경우에는 찾아간 그 자체가 큰 위로가 되므로 가급적이면 말을 아끼면서 그냥 조용히 기도해주는 편이 훨씬 더 좋을 것이다. 상가에 문상을 가서도 시시콜콜 돌아가신 분에 대한 병력이나 다른 것에 대하여 묻지 않는 것이 좋을 경우가 더러 있다. 침묵이 금이라고까지는 할 수 없겠지만, 그저 ‘조의를 표합니다.’라거나 ‘주님의 위로가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는 정도면 문상 인사로는 충분하지 않을까. 요즈음 같이 의학이 발달하기 전인 과거에는 환갑이 넘어 별세하신 분의 병명은 묻지 않는 것이 예의였다. 병명은 한 가지 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바로 노환(老患)이다. 문상하러 오는 사람들마다 돌아가신 분의 병명이나 병력을 말해주어야 하는 것은 유족들의 입장에서는 여간 큰 고역이 아닐 수 없다. 불효를 자책하며 눈시울을 적셔야 하기도 한다. 위로한답시고 건넨 인사가 오히려 상처가 된다. 또한 교회에서 직분자 선출을 마친 후에도 조심하는 것이 좋다. 피택되지 못한 사람을 위로한다고 던진 몇 마디가 오히려 상처가 되는 경우가 허다하다.
최근에 이런 경우를 겪은 적이 있다.
가급적이면 교회 밖의 일을 줄여나가려고 하는 입장에 있는 필자의 경우, 그 단체의 임원직을 맞지 않아도 전혀 섭섭하거나 상처가 될 정도는 아니었지만 몇몇 사람들이 위로하려하거나 설명을 하는 것이 오히려 더 어색하게 느껴졌다. 그냥 두면 전혀 상처가 되지 않을 일임에도 불구하고 위로한다고 나서서 몇 마디씩 하므로 오히려 난처하게 만든 경우라고 할 수 있다. 더구나 그 단체의 전형위원으로 참석했던 사람이 직접 나서서 ‘나는 당신을 밀었지만 다른 사람들 때문에…’라는 표현은 전혀 위로가 될 수 없다는 것을 모를까. 그것도 ‘괜찮다’며 아무 일 없다는 사람을 굳이 만나서 설득하려고 할 필요까지는 없을 것이다.
목회자는 말을 하지 않을 수 없는 사람들이다. 하지만 위로하려고 했던 말이 도리어 그 사람에게 상처가 되지 않도록 하는 배려하는 지혜는 우리가 익혀야 할 덕목이다.
김 홍 석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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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8.01.1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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