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임중 목사. 포항중앙교회 담임. 경안신학대학원 대학교 총장
2007년 12월 19일! 그렇게 말도 많고 사연도 많았던 참여 정부가 마무리되는 가운데 치러진 선거 결과, 대한민국을 21세기에 세계 속의 한국으로 세워가야 할 대통령으로 이명박 후보께서 당선되셨습니다. 익히 잘 아는 내용이지만 이명박 대통령 당선자께서는 굶주림과 헐벗음과 싸우면서 야간 고등학교를 마치셨고, 좌판(坐板)경제를 몸으로 체득하셨고, 환경미화원으로도 노동판의 잡부로도 운동권 대학생으로서도 온갖 아픔과 서러움의 강을 건너고 산을 넘으면서 작은자의 아픔을 몸소 경험하셨습니다. 또한 20대에 현대건설 이사, 30대에 대기업 CEO가 되어 경제인으로서의 탁월한 리더십을 검증 받으셨고, 정치에 입문하여 서울시장 재임시 누구도 생각할 수 없는 청계천 복원과 버스노선의 획기적인 기획과 추진으로 서울시민에게 좋은 평점을 받으셨습니다. 이와 같이 오늘이 있기까지 당연한 국가적 지도자로서의 검증 과정을 거친 이후 대통령 당선자가 된 것은 역사적 소명(召命)이라 생각합니다.
출구조사가 발표되는 순간 잠시 숨을 쉴 수 없을 정도로 멈추어진 심장을 쓸어안고 그냥 소리 없이 양 볼을 타고 흘렀던 눈물은 갈기갈기 찢겨진 이 백성들의 마음과 일어설 기력조차 없이 무너진 바닥을 치는 서민들의 마음과 뭔지 모를 불안과 초조함으로 얼룩진 백성들의 마음에 당선자가 내건 지표처럼 국민성공시대를 열어줄 수 있는 지도자가 대통령으로 당선되었다는 소박한 감동 때문이었으며, 당선자가 말로 하는 정치가 아니라 행동으로 실천하는 기독교회의 장로며 정치인임을 익히 알기에 감사하는 마음에서 쏟아낸 눈물이었습니다. 비단 그것은 나 혼자만의 감동은 아니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축하를 받기에는 아직은 이른, 이 나라 구석구석에 아픔과 상처 난 백성들의 허물어진 마음들이 정리되지 않고 있음을 나는 목사로 지적해 드리면서 이미 찢어질 대로 찢어지고 상처 날 대로 상처 난 국민의 갈등과 깊이 패인 감정을 싸매고 치유하는 지도자로서의 넉넉한 리더십을 발휘하여 국민 대화합의 장을 열기를 기도하는 마음으로 이 글을 드립니다.
공자의 애제자(愛弟子) 자공이 공자에게 ‘정치의 요체(要諦)’가 무엇이냐고 물었을 때 공자는 ‘족병(足兵=전쟁 억지력), 족식(足食=경제적 풍족), 민신지(民信之=국민의 신뢰)’라고 대답하였습니다. 현대적 표현으로 첫째는 군(軍)이며 둘째는 경(經)이며, 셋째는 신(信)입니다. 자공이 되물었습니다. ‘셋 중 하나를 버린다면 무엇을 먼저 버려야 합니까?’ 공자는 우선순위에 대하여 먼저 국방을 버리고, 둘째는 경제를 버리고, 남는 것은 국민의 신뢰라고 언급했습니다. 지금 이명박 대통령 당선자께서 전 국민의 절대적인 지지를 받으신 것은 당선자의 삶과 공약과 국정 수행 능력을 신뢰했기 때문임을 간과해서는 안 됩니다. 그러기에 이 나라 경제를 살려내라는 국민적 요구를 당선자도 잘 아시고 경제정책을 국정 우선순위에 둘 것을 수차 말씀하신 것으로 이해합니다. 그러므로 정치 문외한인 목사가 이렇게 굳이 공자의 글을 인용하는 것은 경제우선정책을 지향하다가 자칫 국민의 신뢰를 소홀히 여기는 일이 없기를 바라는 충정임을 기억해 주시기 바랍니다. 지도자의 첫째 자격을 말하라면 행동과학의 석학 ‘피고스’가 말한 “리더쉽(leadership)은 리슨(listen)에서부터 시작한다”는 말을 들고 싶습니다. 지도자는 남의 말을 경청할 줄 알아야 합니다. 당선만 되면 몸과 마음이 백성들에게서 멀어지는 잘못된 정치의 행태(行態)를 연출하는 것이 아니라 백성의 아픔을 알고 그 아픔을 치유하고, 소외당하고 고난 받는 백성들의 말을 더욱 경청하는 지도자가 되어야 합니다. 어느 해 선거도 마찬가지였지만 이번 17대 대통령 선거도 예외 없이 폭로, 비방, 유언비어가 판을 치는 상황이었고 당선자 또한 소위 BBK라는 폭탄과 그 터진 유탄에 온 몸과 마음이 상처투성이가 되셨겠지만, 이제는 겸손하게 회개하고 용서하면서, 급변하는 오늘의 세계 속에서 건강한 국가를 건설하기 위하여 대한민국의 대통령이 어떤 것인가를 국민 앞에 보여주어야 할 때가 되었습니다. 어느 나라 무론하고 하나님을 두려워하지 않은 나라는 망했으며 하나님을 두려워하지 않은 지도자는 그 마지막이 비참했다는 사실을 당선자께서는 장로님으로서 성경을 통해 너무나도 잘 아실 것입니다. 그러므로 당선자께서는 나라와 민족을 통치할 수 있는 지혜는 하나님으로부터 오는 것임을 겸손하게 깨닫기를 기도합니다. 항상 강조하셨듯이 국민의 두 눈에 흐르는 눈물을 닦아주는 대통령, 위기의 오늘에서 희망의 내일을 잇는 튼튼한 다리가 되어주는 대통령, 그리하여 국익을 먼저 생각하고 국익을 지키고, 희망이 없는 국민적 불안과 절망을 씻어줄 수 있는 대통령이 되셔야 할 것입니다. 하나님이 이명박 대통령 당선자와 함께 하시기를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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