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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흥석 목사. 마산제일교회
‘돈을 맡겨보라. 그러면 그 사람의 인격을 알 수 있을 것이다’라는 말이 있다. 그 사람의 돈 씀씀이를 보면 무엇을 중요하게 여기면서 살아가는 지 금방 알 수 있게 된다는 말이다. 이 말은 비단 개인에만 국한된 것이 아닐 것이다. 어떤 단체든지 재무상황을 나타내는 대차대조표를 보면 그 단체의 성격을 쉽게 규정지을 수 있기 때문이다. 친목단체는 주로 친목을 위해 돈을 쓰고, 연구단체는 연구비로, 장학재단 예산의 대부분은 장학금으로 지출하는 것이 지극히 정상적인 회계처리라고 할 수 있다. 구호단체가 구호비보다 그 단체를 운영하는 행정비로 더 많은 돈을 지출한다면 정상적 재무구조라고 할 수는 없을 것이다.
교회도 이와 별반 다르지 않다고 본다. 이제 교회마다 2008년 새해 예산을 편성해야하는 연말이 다가오고 있다. 교회의 예산편성표를 보면 그 교회의 사역정신을 쉽게 짐작할 수 있다. 지역교회가 하나님을 위해서, 성도를 위해서, 세상을 위해서 존재한다고 한다면 돈을 어디에다 어떻게 써야 할 것인지에 대한 깊은 성찰이 필요한 시기이다. 대개 예결산위원회를 거쳐 공동의회나 사무처리회에서 확정되는 교회의 예산편성 과정에서 영혼구원과 깊은 관련이 있는 항목에 우선적으로, 집중적인 배려가 있었으면 한다. 교회운영이나 관리비, 인건비 등의 경직성 경비에 우선 지출하다보면, 전도중심적인 예산을 편성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미자립 교회나 소규모 교회의 특수성은 인정하더라도, 1년 예산이 5억원이 넘고, 10억원이 넘는 교회에서도 영혼구원과 직접적으로 관련이 있는 항목의 예산배정이 10퍼센트에도 채 미치지 못한다면 주님 앞에 부끄러운 일이 아닐 수 없을 것이다. 아울러 인건비로 지출하는 예산이 30퍼센트 이상에 이른다면 그 교회의 존재의의 자체를 심각하게 고민해야 할 것으로 본다. 물론 직접적인 전도항목의 예산 외에도 간접적인 전도비라고 분류할 수 있는 사회봉사 등의 항목에 대한 예산배정에 많은 관심을 가진다면 교회의 사명을 더욱 잘 감당하고 있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이제 교회의 한 해 살림살이를 결정짓는 예산편성을 서두르고 있는 연말이다. 교회 재무사역의 투명성을 높일 수 있는 여러 가지 방안도 강구했으면 좋겠다. 한 해 동안 제법 수월찮은 예산을 집행하면서도 항목구분조차 제대로 되지 않은 두리뭉실한 예산편성으로 일관한다면 교인들의 신뢰를 얻지가 어려울 것이다. 1년 예산이 5억원이 넘는 교회에서 딸랑 종이 한 장에 정리된 예산서를 내놓고 공동의회 심의를 요구하거나 액정화면에 잠시 비쳐주는 것으로 대신하는 것은 지나치게 경직된 시스템이라고 할 수 밖에 없다. 우리는 그것을 ‘은혜스럽다 ’라는 한 마디의 말로 넘어갈 수 있을까.
교회 예산서를 보면 그 교회의 방향을 알 수 있다. 그 교회의 사역을 알 수 있다. 부흥하는 교회는 부지런히 전도할 뿐만 아니라 영혼구원과 관련된 전도예산이 풍성한 교회이다. 우리 주님께서 명령하신 전도사역에 집중적인 예산을 투입하는 교회가 더욱 많아졌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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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7.12.0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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