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빈 목사 - 거제 흙학교
예장 통합을 비롯해 대부분의 장로교단이 오는 10일을 전 후로 총회가 시작된다. 특히 눈에 띠는 것은 예장통합 총회의 ‘교회여, 생명을 잉태하라 다음 새대를 품는 교회’(요10:10)라는 주제와 기장 총회의 ‘온 생명을 살리는 예수 그리스도’라는 주제가 눈에 띤다. 특히 이번 총회는 1907년 평양 장대현교회에서 회개와 각성운동에서 시작된 대부흥운동을 기념하는 100주년대회를 가진 한편, 최초로 이기풍선교사를 파송한지 100주년을 눈앞에 둔 점에 있어 더욱 의의가 크다. 그러나 오늘의 교회가 심지어 신앙과 선교에 대한 정직성(Honest)마저 의심받는 위기를 맞고 있다. 안에서는 회개가 수면 위로 부상하였고, 밖으로부터는 ‘회개’를 강요받고 있는 무거운 분위기 역시 사실이다. 더욱이 지구촌의 환경위기는 이제 그 도를 지나 생명의 위기를 피부로 느낄 만큼 우리 가까이 다가와 있다. 이제 교회는 새로운 생명을 잉태해야 할 위기에 몰리고 있다. 그런 측면에서 금번 주제는 회개와 그리고 지속가능한 다음 세대를 배태하기 위한 생명적 성격을 띠고 있다는 점에서 시기적절한 주제이며, 기대를 모은다.
1. 이제는 ‘죄’를 생태학적으로 볼 때이다.
기독교교회 안에서 ‘죄’는 항구적인 문제로 언제나 신학적 중요 주제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죄의 의미는 구원에 비해 상대적으로 축소하거나, 너무 좁게 정의하는 경향이 있었다. 죄를 종종 기능적인 측면만으로 제한하려 하거나 도덕이나 윤리적 범주에서 출발하여 법에서 그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최근 불거진 가짜학위 파문역시 그저 죄를 문화적, 기능적 범주에서 보고 법적으로 처리하여 심판하고 추방하려는 하나의 소동이다. 기독교 신학 안에서 죄는 필수불가결한 요소를 가지고 있다. 특히 죄는 죽음과 생명을 가늠하는 추와 같은 구실을 해 왔다. 이제 우리 시대의 죄의 의미는 생태학의 범주까지 재해석되어야 할 것이다. 그리고 이제 생태학적 죄는 죄의 주체요 기본적인 상태가 되는 시대가 되었다. 생태학적으로, 죄는 하나님의 형상을 가진 인간으로서의 행동을 거부하는 것이다. 생태계 안에서 서로 의존적인 피조물로서의 사랑과 가치를 가지는 주체적이고 책임적인 대표자로서 인간됨을 거절하는 것이 죄이다. 같은 종으로 지불해야 할 그리고 다른 개인의 권리나 연합기관이나 나라가 치루어야 할 적절한 일을 박탈하려는 것이나 반대로 우리 자신의 권리 (국가, 연합기관, 개인으로서)를 더욱 잡으려는 것이 하나님의 언약의 빛에서 정의(definition)할 때 그것이 죄이다. 모든 피조물의 상호의존적인 교제를 위한 존경의 결핍과 도전적인 불경건이 죄이다. 인간의 지혜와 기술의 강요로 인한 피조물의 한계를 부정한다거나 창조의 언약 안에서 성취된 환경을 알뜰하게 사용하도록 만드신 하나님의 피조물을 남용하고 부정하는 교만이 생태학적 죄의 정의다. 인간의 생명에 반하는 주체적 혹은 간접적인 모든 것이 죄다. 비록 자연이 전체적으로 멸망되지 않았다 하더라도, 인류의 몰락으로부터 오는 죽음을 느끼게 하는 것이 사실이다. 죄는 문자적으로 땅을 더럽힌다는 뜻이다. 땅이 비에 의하여 생산물을 내듯이 그렇게 자연의 운명은 인간의 행동과 밀접한 관계를 가진다. 죄는 자기 내부로 돌아서는 것이다. 그리고 위에서 말한바와 같이 하나님으로부터 이웃으로부터, 자연으로부터 도피하여 자기 속으로 숨는 것이다. 만약 사랑이 복음의 중심이라면, 죄는 사랑의 정반대에 서는 것이다. 우리는 지금까지 죄를 단순히 생명의 반대 개념이나 생명과 죽음이라는 이원론적인 측면에서만 보려했다. 그러나 이제 죄를 ‘죽음과 심판’ 만이 아니라 우리의 삶의 일부요 생태의 역기능으로 해석해야 한다. 이제 우리는 죄의 역기능보다 순기능인 ‘회개’와 ‘새생명’으로 가는 생태학적 과정으로 적극적인 해석이 필요한 시대이다. 그러기에 죄로부터의 회개는 아름다운 수용미학적 과정이요, 새생명을 여는 과정이다. 그러므로 회개의 기회를 열어야 한다. 회개하는 자들에게 죽음과 심판이 아니라 그들에게 새생명을 수용하고 받아드리게 하는 수용미학적교육만이 미래 교회가 생명을 잉태하게 하는 가능성일 것이다.
2. 회개와 생태교육 볼노프(Bollnow)는 인간의 지속적인 형성가능성을 전제로 하는 종래의 교육이론에 대하여 비지속적이고 위기적인 이해에 기초한 실존철학의 교육이론을 제시하였다. 교육은 비인간화 현상을 초래하는 과학성과 효율성만을 추구하여 표준화된 검사로 학생의 학업성취나 적성 등을 측정하여 분류하는 것에 비판한다. 그러므로 학습자들의 개성과 창의성은 매몰되고 사람다운 사람이 상실되는 위기에 있다. 또한 사회경제적인 압력은 학습자들로 하여금 사회적으로 성공하는 데 필요한 능력을 습득하도록 강요하고 있다. 오늘의 가짜 학위문제나 교육도 다 이와 맥락을 같이한다. 진정한 그리고 높은 수준의 교육은 의도적, 계획적, 계속적으로만 되어지는 것이 아니라 비연속적성의 원리에 의해 이루어진다. 예를 들면 어느 날 갑자기 ‘죄’가 보이거나, 더 맑고 아름다운 세계가 느껴지는 일, 남을 사랑하는 마음을 기르는 일, 신앙을 갖게 하는 일 등은 연속성의 원리에 의한 교육보다 비연속적인 교육이 보다 효과적이라는 것이다. 신명기서는 요단 경계에 관련하여 다른 측면을 보여 주고 있다. 요단 경계는 토라(Torah)의 장소이다. 전승에 따르면 시내산에서 온 것이지만 그것은 요단 경계에서 새롭게 제시되고, 해석되고, 강조되었다. 토라는 이스라엘이 땅에 들어가게 될 때 결정적인 방법으로 그들과 관계하게 되는 그 관계는 조상들의 종살이의 어려움, 불안한 우거에 대한 회개와 반성이 그리고 그 땅에서 여호와와 함께 하는 것으로 이루어진다. 토라는 땅의 관리를 위한 지침이다.(눅 12:41-48절의 청지기 비유와 관련) 토라는 땅에 대한 돌봄이며 그 땅이 누구에게 맡겨져 있는가? 누가 그 땅을 맡겼는가를 결코 잊지 않도록 하는 수용미학적인 교육의 장이다. 이것이 땅을 수용미학적으로 받아 드리는 미학적 교육이다. 제도적 교육만이 아니라 이런 비연속적인 생태미학적 교육으로 죄를 회개로 회개를 생명으로 변화시키는 것이 생태미학적 교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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