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임중 목사- 포항중앙교회 담임, 경안신학대학원 대학교 총장
어느 나라 무론하고 경제계발과 관련해서는 빛과 그림자가 있기 마련이다. 아직까지도 박정희 대통령에 의해 몇 차에 걸쳐 이룩된 경제계발 5개년 계획을 통한 한국경제의 위상에 대한 찬반론이 전개되고 있지만 그런 경우도 딱 부러지게 ‘이것이다’라고 결론을 내릴 수 없는 것이 인간의 역사다. 중국의 베이징, 천진, 상하이, 홍콩 등을 보면 날로 새롭게 탄생되는 마천루와 함께 그 아래 낡은 오두막들은 과거와 현재, 그리고 빛과 그림자를 생각하게 한다. 대형 할인마트가 들어서면서 소규모 슈퍼마켓과 구멍가게 등 소위 재래시장이 죽는 현상 또한 빛과 그림자의 단면이다. 재래시장을 살려야 하는 필요성도 있지만 그렇다고 대형 마트를 없앨 수 없다. 그것이 빛과 그림자의 관계다. 벌써 사회적 가정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조기 유학에도 빛과 그림자의 관계가 현실로 다가왔다. 자녀의 미래를 위해 오늘의 아버지 어머니는 기러기 아빠와 엄마가 되었고 그 후유증이 곳곳에서 나오고 있다. 빛과 그림자…! 빛은 반드시 그림자를 나타낸다. 인간 생활에는 자신의 행위에 따라 그림자도 함께 행동하는 보편적인 삶의 교훈을 우리는 잊어버리고 살아가는지도 모른다. 빛이 없는 어둠에서는 그림자가 없다. 그림자는 빛이 있을 때에만 보이는 것이다. 중요한 것은 그림자를 보지 못하는 오늘 우리들의 삶이 문제이다. 내 삶의 그림자를 보지 못한다는 것은 빛이 없기 때문이다. 빛이 있으면 그림자는 있기 마련이다. 바울 사도는 이 놀라운 사실을 자신의 삶을 통해서 우리에게 증언하고 가르치고 있다. 한 마디로 요약하면 사도 바울이 빛 되신 예수 그리스도를 만나기 전에는 자기 자신의 그림자를 발견할 수 없었다. 빛은 그림자를 만들어 낸다. 빛이 없으면 어두움이며 어둠에서는 그림자가 보이지도 않는다. 즉 예수 그리스도를 다메섹 도상에서 만나기 전까지 바울은 자신의 그림자를 보지 못했다. 예수 그리스도는 바울에게 있어서 빛이었다. 빛앞에서 바울은 자신의 그림자를 보았다. 철저한 유대교도로서 문벌과 학벌과 사회적 신분을 통한 자신의 삶이 최고의 가치이며 빛인줄 알았는데, 그래서 수많은 사람들에게 고통을 주면서 살았는데, 그것이 의롭고 아름다운 빛된 삶인줄 알았는데 예수 그리스도라는 빛을 만난 후에 그는 자신의 그림자를 보았다. 그리고 그 그림자가 전혀 가치 없는 부끄럽고 수치스러운 배설물임을 그는 깨닫게 되었다. 그것이 자신의 삶의 그림자임을 깨달았을 때 그는 미련 없이 그 모든 것들을 배설물로 여기고 버렸던 것이다. 나의 그림자는 내가 어떻게 움직이든 내 행동 그대로 움직인다. 그동안 바울은 자기 자신의 삶의 내용을 보지 못하고 살았던 것이다. 그것은 빛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빛이 바울에게 비치게 됨으로 바울은 자기 삶의 그림자를 보았고 그것이 얼마나 허망한 것인가를 알았던 것이다. 영안이 밝아진 바울의 눈에는 교회가 주님의 몸으로 보였다. 예수님을 믿는 사람들이 하나님의 자녀로 보였다. 세상에서의 가치관이 변했다. 벌레 같은 자기를 하나님이 사랑하심을 알았고, 자신은 태중에서 하나님의 택정함을 입은 것도 알았고, 그리고 예수님을 믿는 것이 구원의 길임을 알았다. 그리고 그는 새 사람이 되었다. 자신의 지금까지의 삶이 어두움이었음을 깨달았다. 여기서 사울이 바울이 되었다. 큰 자가 작은 자가 되었다. 율법적인 사람이 복음적인 사람이 되었다. 세상적인 사람이 영적인 사람이 되었다. 중요한 것이 있다. 빛 되신 예수님을 만난 바울의 그 다음 행보이다. 첫 발을 내딛은 곳이 아라비아 광야였다. 바울은 철저하게 인간관계를 멀리하고 하나님과의 관계를 맺고자 했다. 오늘을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바울의 자기혁명은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한다. 그리스도인이라고 하면서, 괜찮은 지도자라고 하면서 그 삶의 내용을 들여다보면 마치 바울이 되기 전에 사울의 삶을 연출하는 사람들을 볼 수 있다. 예수 이름 들먹이면서 자신의 소욕을 충족시키고 많은 사람들을 아프게 하면서 자기의 기쁨을 추구하고 하나님이 싫어하시는 것들을 골라서 행동하고, 그러면서도 기회만 있으면 거룩과 성결을 이야기하면서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다. 그들은 그림자를 보지 못하는 삶을 살아가는 것이다. 그림자는 빛이 없으면 보이지 않는다. 어둠이기 때문이다. 예수 없는, 빛이 없는 삶을 살면서 자신의 삶이 의롭다고 빛이라고 우기면서, 사울처럼 세상의 것을 얻으려고, 세상 사람들과 타협하고, 세상에서 육신적인 소욕을 충족하려고 몸부림을 치며, 그러면서 출세하고 돈 벌어 누리는 부귀영화를 하나님의 축복이라며 위장된 저주를 자랑하는 것은 슬픔이요 비극이다. 그것의 마지막이 멸망인데도 그것을 보지 못하고 살아가는 것, 그것은 자신의 그림자를 보지 못하기 때문이다. 자신의 그림자는 빛이 있어야 볼 수 있다. 그 빛은 예수 그리스도이다. 그 빛을 통하여서만 우리는 우리의 그림자를 볼 수 있다. 그것을 볼 수 있어야 진정한 그리스도인으로 일생을 아름답게 살아갈 수 있다. 우리 모두 그 길을 함께 걸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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