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빈 목사(거제 흙학교)
식물은 시간을 어떻게 측정하고 살까? 식물 역시 정확히 시간을 읽고 계절을 측정한다. 식물학자들은 식물이 약 24시간을 기준으로 성장과 활동의 주기성 리듬을 체크하는 내부의 시간측정기인 생체시계(biological clock)를 가지고 있다고 한다. 대부분이 낮에 꽃을 피우지만 박꽃과 달맞이꽃과 하늘타리 꽃이 밤에만 피는 이유도 바로 생체시간이 다르기 때문이다. 무궁화 꽃이 한여름에 피는 이유는 점점 짧아지는 밤의 길이를 재다가 하지가 가까워지면 개화 호르몬을 만들기 때문이며, 국화와 같은 가을 식물은 길어지는 밤에 개화신호가 생산되어 꽃 분화를 시작하는 이유다. 우리의 주식인 벼도 하지 후에 꽃이 피는 단일성 식물인데 품종에 따라 개화시기가 한 달 이상이나 차이가 난다. 이런 식물의 생체시계의 원리를 연구하는 ‘시간생물학’(chronobiology)이라는 학문이 있다. 시간생물학을 이용하여 생체리듬을 재편성해 놓으면 인체의 생체리듬을 마음대로 조정할 수 있다고 한다. 예를 들면, 전쟁터에서 최악의 상황이 될 수 있는 졸음을 마음대로 조정하는 일이다. 보초 근무병이 잠시 조는 틈에 벌어지는 적의 공격을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최정예 첨단군인들의 필수품으로, ‘일광안경’을 꼽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첨단기기가 내장된 안경을 이용해 군대가 깨어 있도록 하려는 것이다. 이미 미국 인라이턴드 테크놀로지 어소시에이트사(ETA)는 ‘삼내비’(Somnavue)를 개발해 24시간 주기의 생체리듬을 마음대로 조절할 수 있다는 안경을 개발하였다고 한다. 삼내비를 착용하면 그때부터 생체리듬을 바꾸어 며칠 동안 잠을 자지 않아도 졸음이 오지 않는다는 것이다. 대륙을 오가는 비행기 여행자들이 겪는 시차 고통도 걱정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 생체시계는 빛을 통하여 생명에 영향을 준다. 생체시계의 원리에 의한 ‘시간생물학’(chronobiology)이 만드는 세상이다. 그러나 우리는 이런 표층생태학에 대하여 크게 우려한다. 이용만 하려는 생태학 보다는 심층생태학에 더욱 무게를 두려는 것이다. 즉 중요한 것은 하나님이 우리에게 주신 자연, 그가 만드신 동산(the design of world)의 아름다움을 어떻게 받아 드리고 어떻게 유지할 것인가? 하는 수용미학의 문제는 생태학의 문제요 생태교육의 출발이며 기독교 신앙의 핵심이기 때문이다.
1. 수용미학과 생태교육
1)수용 미학적 측면에서 본 성서이해
하나님이 만드신 하나님의 동산의 아름다움을 아담과 하와는 하나님의 목적과 의지와 아름다움을 미학적으로 읽어내는 일에 실패하고 말았다. 그리고 기독교 역사 역시 구원사 중심의 성서이해는 하나님의 창조 행동을 구원사의 서론적으로 인용되거나 오해되어 인간중심주의적 세계관을 가진 결과를 낳게 되었다. 오늘의 지구환경오염이라는 커다란 위기는 성서를 수용미학적으로 읽어내지 못한 데서 기인된다. 그러므로 오늘의 생태계의 위기의 해결은 수용미학적으로 성서 읽기와 교육의 시작함으로 그 문제를 해결하려는 것이다. 수용미학(受容美學)은 독일의 야우스(Robert C. Jauss)에 의하여 시작된 것으로 형식주의 문학의 반작용으로 독일에서 시작되었다. 쟝 폴 사르트르(Jean Paul Sartre)는 1948년에 발간한 문학이란 무엇인가에서 “독서는 유도된 창조행위”라고 말하면서 독자의 역할을 중요시 했다. 그는 광선에 의해 사진이 찍히듯이 독자가 책에 의하여 그렇게 기계적으로 감동되는 것은 아니라고 주장했다. 볼프강 이저(Wolfgang Iser)는 우리가 책을 읽을 때 수용 미학적 측면과 심미적 측면을 통하여 독서의 목적을 온전히 이룰 수 있다고 주장한다. 문학작품에서 두 개의 극(Pol)을 가지고 있는데 하나를 예술적인 극이요, 또 하나는 미학적인 극이다. 예술적인 극은 작가에 의해 창작된 작품을 말하고(하나님이 창조하신 세상-성경), 미학적인 극은 독자에 의하여 행해지는 구체화(Konkretisation)되는 오늘의 자연(세상)이다. 즉 우리는 하나님이 창조하신 세상(자연)이라는 지극히 아름다운 예술적인 극인 그 분의 작품을 성서를 통하여 자연에서 읽을 수 있다. 그러나 우리는 또 하나의 극인 미학적인 입장에서 그 아름다움을 현실안에서 구체화하는 성서의 미학적 읽기에 실패했다는 말이다. 생태신학을 지구 오염이나 단순한 생태위기로부터 출발하려는 것은 기독교 생태학은 아니다. 또 이 역시 지극히 안일한 현상적인 대처가 될 뿐이다. 필자는 오늘의 생태학의 문제는 바로 성서의 미학적 읽기와 배우기로부터 생태학의 출발을 시작해야 한다고 생각하며 흙학교를 통하여 그 교육을 실천적으로 이루려는 것이다.
2)미학적 성서 읽기를 통한 하나님의 동산의 구체화운동
“작가(하나님), 작품(성경), 독자(신자)의 삼각형에서 독자는 단순한 피동적 요소도 아니고, 단순한 반응의 연쇄도 아니며, 그 자신 역사를 형성하는 에너지다. 문학 작품과 마찬가지로 하나님의 나라 역시 역사적 생명은 수용자(신자)의 참여 없이는 생각할 수 없다. 왜냐하면 그리스도인의 매개에 의해서 하나님의 나라는 역사 안에서, 연속성의 경험지평 속으로 들어가고 그리스도 안에서 성취되기 때문이다. 그 연속성에는 수동적 수용에서 능동적 수용으로, 인정된 미적 규범에서 생산적 세계에로의 전환이 일어난다. 오늘의 그리스도인은 성서에서 하나님이 창조하신 세상에 대한 익숙한 지평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현실과 기대지평은 차이와 갈등을 가진다. 하나님이 태초에 창조하신 그 아름다운 세상(자연)은 일그러지고 더러워지고 오염되었다. 이것이 현실이다. 그러나 우리는 그리스도 안에서 새 하늘과 새 땅에 대한 기대지평을 가지고 있다. 우리는 그 차이와 간극을 심미적 차원에서 좁히고 재구성해야 할 것이다. 오늘의 생태신학과 생태교육이 나아가야 할 방향이라고 필자는 감히 주장한다. 즉 수용미학적인 성서 일기란 그리스도 안에서 새하늘과 새땅을 도래와 성취를 위한 참여와 동산지기로서의 목회적 자리를 새롭게 구성해야 하는 일이 가장 긴급한 개혁의 과제임을 주장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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