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호칼럼-모순의 극복

세상은 온통 모순투성이다. 그렇다고 해서 세상을 등지거나 떠날 수도 없다. 사람이 어느 정도 모순된 존재인가 하면 진실을 말하는 그 속에도 악이 포함되어 있는 것이다. 모순 없는 세상은 없다. 그런 곳은 이 지구상에서는 한 평도 구할 수가 없다. 중국 춘추전국시대에 한비자가 쓴 글에서 모순이라는 말이 나왔다고 한다. 길거리에서 창과 방패를 파는 상인이 있었다. “길손이여, 지금 손님들이 보시는 이 방패는 세계에서 가장 튼튼한 방패요, 아무리 날카로운 창으로 찔러도 이것만은 뚫지 못한답니다”라고 외쳐댄다. 잠시 후에 “길손이여, 지금 손님들이 보시는 이 창은 세계에서 둘도 없는 창이요, 아무리 튼튼한 방패도 이 창에게는 견디지 못합니다.”라고 외쳤다. 창과 방패를 교대로 들면서 선전에 열을 올리고 있었다. 이 말은 듣던 구경꾼 하나가 “이 양반아, 그럼 이 창으로 이 방패를 찌르면 어찌되는 거요?”라고 묻자 그 입심 좋은 상인도 대답할 말이 없었다. 자기 말에 모순이 있었다. 그리스도인은 세 개의 모순을 극복해야만 한다. 하나는 자기 자신에 대한 모순을 극복해야 한다. 또 세상에 대한 모순도 극복해야 한다. 그리고 교회에 대한 모순도 극복해야 한다. 이 세상은 모순을 논할 수 없을 만큼 모순과 부조리 투성이다. 이 세상에 두 가지 모순된 재판이 있었다. 하나는 고대 그리스도에서 있었던 고급 콜컬 푸류네에 대한 재판이다. 푸류네는 재능이 지나쳐 희랍의 신을 모독하는 발언으로 재판정에 서게 되었다. 웅변가 휴페리데스가 변호사로서 푸류네를 변호했으나 배심원들은 막무가내로 그녀의 유죄와 처벌을 주장했다. 그러자 그녀는 “그러면 여기를 한 번 봐 주세요.” 하면서 사람들의 시선을 아랑곳하지 않고 옷을 벗기 시작했다. 드디어 알몸이 드러났다. 그러자 재판관과 배심원들이 그 여인의 미모에 감탄한 나머지 “저렇게 아름다운 여인에게 죄가 있을 수 없다”라는 판결을 내렸다. 참으로 어처구니없는 재판이다. 또 하나의 모순된 재판은 예수 그리스도에 대한 빌라도의 재판이다. 그는 죄 없는 예수에게 사형을 선고하고 말았다. 이는 사상 최대의 불법 재판이었다. 예수 그리스도는 이 세상의 모순된 재판에 의하여 사형선고를 받았고 십자가에 처형된 것이다. 그러나 그리스도는 그 모순을 극복하고 자기 백성을 구원하는 속죄의 사역을 이루셨던 것이다. 모순은 극복하고 나면 아름다운 존귀한 면이 있다. 오늘도 나 자신답지 못한 것들이 너무 많다. 그렇다고 자살해 버릴 수는 없다. 이 세상이 실망을 준다고 해서 증오만 하고 좌절할 수만은 없는 것이다. 지상교회는 성도들을 실망시키는 모순요인을 얼마든지 가지고 있다. 그렇다고 교회를 부정하고 뛰쳐나가서는 안 되는 것이다. 어차피 내 존재가 모순이라면 항상 의와 생명과 진리가 되신 예수 그리스도 앞에 끌어 세워야만 진정한 나를 알게 되는 것이다.

2007.0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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