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빈 목사(거제 흙학교)
교육에 관한 수많은 연구를 지금까지 지속해 왔지만 언제나 교육에 대한 만족한 답은 없었다. 그리고 늘 그 가치는 회의적이거나 발견할 수 없는 과제로 남게 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간의 모든 위기를 교육에서 발견하고 그 해결을 찾으려는 노력은 한 번도 중단된 역사가 없다. 인간이 지상에 존재하는 한 인간교육의 문제는, 앞으로 아무리 새로운 이론과 실천이 제시된다 하더라도, 항상 또 다른 사회적 문제로 남게 될 것이며, 그것은 인류의 항구적인 책임과 도전으로 남게 될 것이다. 그러나 문제의 중심은 국가는 국가대로 종교는 종교대로 그들의 합목적에 맞추는 교육을 시도했다는 점에서 공통의 문제점을 가지고 있다. 소위 맞춤형 교육이라는 허구다. 둘째의 문제는 타락한 인간이 할 수 있는 교육이란 타락한 인간을 만들 뿐이다. 필자는 여기에 문제의 의식을 가지고 “ 하나님이 운영하시는 흙학교 ” 를 통한 참교육의 가능성을 제시하려고 한다. 또한 ‘하나님이 운영하시는 흙학교’ 의 이해와 중요성, 그리고 그 목적을 구체화해 보려한다.
1. 하나님이 운영하시는 흙학교
구약학자인 브르그지만( Walter brueggemann, The land “ place as Gift, promise, and Challenge in Biblical Faith ( Philadelphia : Fortress Press, 2nd edition, 1982), p. 6 ) 은 그의 책 “ 땅 “(land)에서 야웨 하나님과 이스라엘 그리고 땅이라고 하는 이 세 기둥은 구약성서가 시종일관하고 있는 성서적 신앙의 중심 주제라고 말한다. 구약성서에는 땅과 하나님, 땅과 이스라엘 사이의 역사가 들어 있는 것이다. 즉 땅은 이스라엘의 역사 교과서인 동시에 온 인류에게 삶과 생명을 가르치는 커리규럼이요, 불변의 “하나님의 학교”이다. 이스라엘은 항상 땅이라는 학교에서 시험을 치루며 배운다. 그래서 그들은 땅을 얻고, 땅을 떠나고, 땅을 잃는 과정 속에 산다. 그들은 땅을 잃음으로 생명에서 죽음으로 떨어지는 경험을 하고 땅을 회복함으로 생명을 얻는 환희와 기쁨과 은혜와 구원을 고백하게 된다. 그들은 나그네요, 유랑자요, 포로들이기도 하지만, 제사장 같은 족속이요 왕 같은 백성이요 선민으로 특권적인 삶을 살기도 한다. 땅은 그저 흙이 아니다. 땅은 그저 자연을 담고 있는 복 바가지가 아니다. 흙은 생명을 배우는 하나님의 학습장이다.
2. 선생님은 하나님이요, 땅은 학교요, 이스라엘은 학생이다.
학습이 학습되기 위해서는 3가지 필수 요소가 있어야 한다. 선생님과 학교와 학생이다. 선생님은 하나님이요, 땅은 학교요, 학생은 이스라엘이다. 그런대 우리는 교회를 학교로 성경을 텍스트로 그리고 교사를 목사나 교회학교 교사 정도로 이해한다. 뿐만 아니라 우리는 지금까지 텍스트(성경)를 너무 협의적인 의미에서 생각하고 또 교회 안에 가두어 놓은 것 같다. 사실 성서는 컨텍스트 안에서 만들어졌고 또한 다시 컨텍스트안에서 해석되어져 하고 생명으로 자리매김해야 한다. 그래서 서남동 교수는 우리의 삶, 우리의 실존(실제의 모습)이야 말로 택스트(text-성서)고, 성경은 컨텍스트(context-성서가 설립하고 있는 수 없는 맥락)다. 우리로는 이해하기도 받아들이기도 힘든 말이다. 그러나 우리는 깊이 숙고해 볼만한 가치가 충분이 있는 말이다. 성서가 없을 때 자연(삶)은 곧 성서였다. 그래서 땅에서 우리가 만들어진 것을 깨닫고, 땅(자연)에서 하나님을 만나고 배운다. 그래서 이스라엘의 역사는 땅을 배우는 역사요 땅을 통하여 하나님의 구원을 체험하고 배운다.
3. 흙학교(자연, 땅)로 부르시는 하나님
랍비 여호수아(Joshua)가 그의 초라한 겉모습 때문에 황제의 딸로부터 조롱을 받았다. 그러자 그는 조용히 미소 지으며 황제의 포도주가 담긴 질그릇 항아리를 가리켰다. 그것을 본 공주는 화를 내며 술을 은 항아리에 옮겨 부었다. 결국 포도주는 신맛으로 변하고 말았다. 결국 질그릇 항아리가 가장 고상한 지혜를 담고 있음을 증명한 셈이 되었다. 인간은 자연과 흙을 버리고 대신 문화와 기계를 선택하는 것이 더 많은 자유와 행복을 누릴 것으로 알았다. 그래서 자신들의 문화와 삶(바벨탑의 학교)의 지속을 위한 교육에 몰두하게 되었다. 그러나 그들의 교육은 영리한 바보를 만드는가 하면 자신의 고상함을 잃어버리고 스스로의 오염과 자기파멸의 위기에 내몰린다. 땅은 모두 같은 땅이 아니다. 신앙인에게는 약속의 땅만이 땅이다. 즉 여호와와 함께 하는 땅만이 그들이 살 수 있는 땅이다. 그래서 메소포타미아에서, 이집트에서 하나님은 하나님의 땅으로 사람들을 불러내신다. 그들이 광야라는 특수학교에서 땅을 잘 관리하고 모든 피조물이 평화를 누리고 살 땅 - 하나님의 나라 - 을 만드실 일꾼들을 선택하시고 가르치신다. 우리가 교회학교라는 이름으로 기독교 교육을 교회 안으로 가둘 것이 아니라 하나님이 가르치시도록 자연으로 보내야 한다. 그들은 자연이라는 메타포를 통하여 하나님에 이르고 세상의 삶을 새롭게 해석하여 하나님의 나라를 만들 것이다. 더 이상 모조품적인 교육이 아니라 생명으로 생명을 배우게 하자. 이것이 “ 하나님의 흙학교 ”이다. 이제 필자는 다음호부터 구체적으로 ‘하나님이 하시는 흙학교“ 이야기를 다루어 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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