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 온난화로 인하여 세계는 이상기후를 걱정한다. 그러다 보니 아직은 차가운 겨울바람이어야 하는데 올 겨울도 그렇게 춥다는 생각을 느끼지 못하고 벌써 봄기운을 느낀다. 이처럼 계절을 통해서는 추위를 별로 느끼지 못하는데 요즈음 정치권의 돌아가는 상황을 보면 살을 에는 삭풍이 느껴진다. 어떤 면에서는 편견일 수 있지만 치졸스럽기 그지없는 소위 까발리기가 검증이라는 고급용어의 옷을 입고 국민들의 마음을 아리게 하는 정치 계절이 되었다. 역사의 교훈도 있지만 서로 물고 먹으면 피차 망한다는 성경의 가르침이 새삼 생각난다. 그래서 인간만사 심은대로 거둔다는 진리의 가르침이 귀한 교훈이 되나보다. 봄이면 시골에서 자랄 때의 추억이 아련히 떠오른다. 내게는 아름다웠던 시골의 정경이라기보다는 힘들고 아픈 추억이 더 많이 생각난다. 언젠가 배고픔 때문에 허기진 배를 움켜잡고 들로 가다가 현기증에 논두렁에 쓰러진 적이 있다. 그러다 얼마를 지난 후 혼미한 정신을 모아 일어나보니 말라버린 도랑에 사과가 보였다. 정신없이 먹고 보니 그것은 과수원에서 도랑물이 내려갈 때 버린 썩은 사과였고, 그렇게라도 배가 불러 제 정신을 차리고 땅을 치며 통곡했던 기억은 세월이 이렇게 흘러도 잊혀지지 않는 아픔이다. 주일 예배 시간이면 나를 힘들게 하고 너무도 싫었던 것 가운데 하나가 헌금시간이었다. 아무리 가난해도 모두들 그래도 10환 동전 정도는 헌금을 할 수 있었는데 나는 1환도 할 수 없는 너무나도 가난했던 상황이었기에 헌금 시간만 되면 기도시간에 밖으로 나갔다가 헌금시간이 끝나고 예배당 안으로 들어오는 것이 예사였다. 지금도 부흥사경회를 인도하면서 헌금 이야기를 하지 못하는 것은 어쩌면 그때 그 아픈 상황이 내재된 인격으로 자리매김 했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오늘에 이르도록 언제나 하나님 앞에서의 내 기도제목은 마음도 몸도 물질도 최선을 다해 드리는 3헌(三獻)의 생활이었고, 가난한 전도사 시절부터 오늘에 이르기까지 사례비의 1/3은 헌금으로, 1/3은 구제비로, 1/3은 가정생활로 나누어 사용할 수 있었다. 그리고 그와 같은 믿음으로 심었던 생활은 언어로 표현할 수 없는 하나님의 복을 받은 목사가 되게 하였다. 그것은 철저한 하나님 신앙으로 축복의 상징이 된 아브라함을 공부하면서 체득한 심고 거둠의 진리를 나의 삶으로 엮어낸 은혜의 결과이다. 성경에는 순종, 소망, 믿음, 사랑이라는 단어가 가장 빈번하게 사용되는데 그 가운데 사랑이라는 단어가 733회로 가장 많이 사용된다. 반면 ‘드린다’는 단어는 2,285회나 사용되고 있어서 3헌, 즉 헌심(獻心), 헌신(獻身), 헌물(獻物)이 하나님을 향한 성도의 아름다운 삶이며 그것이 결국 축복임을 성경은 가르치고 있다. 그 가운데 결정적인 3헌이 바로 십자가의 예수님의 죽으심이고, 그것을 깨닫고 그것을 배우고 그것을 나의 삶으로 실천하며 감사하는 삶이 성도의 올바른 신앙생활이다. 어제나 오늘이나 주님이 원하시는 것은 크고 작고, 많고 적음이 아닌 감사하는 마음으로 순종하는 행동이다. 그것이 온전한 3헌이다. 그러기에 목사로서 나는 어제나 오늘이나 변함없는 한 가지 소망이 있다. 그것은 우리 교회 성도님들이 영적으로 육적으로 복을 받고 감사함으로 응답하는 삶을 살아가는 것이다. 이를 위하여 목자의 심정으로 교인들에게 가르치고 교훈하고 때로는 책망도 하면서 벌써 은퇴를 생각하는 오늘에 이르렀다. 이런 가운데 그래도 개운치 못한 아픔이 하나 있다면 성도들의 가치관의 문제였다. 그리스도인의 아름다움이란 영적 가치관이 바르게 정립되는 것인데 너나없이 아직도 세상적인 가치관에 스스로 함몰되어 신앙과 삶이 아름답게 마무리되지 못하고 생을 마무리하는 사람들이 너무 많다. 그래서 신앙은 체험이라는 말이 새삼 마음에 와 닿는다. 이론적으로 수 없이 미사여구를 늘어놓더라도 야고보의 깨우침처럼 행함이 없는 사람들의 삶의 내면을 들여다보면 감사는 메마르고 그 영혼은 황량한 광야 같음을 보기도 하고 느끼기도 하기 때문이다. 사람은 심은 대로 거둔다고 하나님은 바울을 통하여 갈라디아 교회에 깨우쳤다. 심지 않고 거둘 수는 없다. 하지만 어떻게 심느냐, 무엇을 심느냐는 더더욱 중요한 것이다. 불평을 심고, 원망을 심고, 기쁨과 감사를 거둘 수는 없다. 수고를 심지 않고 행복의 거둠을 얻을 수 없다. 미움과 정죄를 심고 사랑과 평화를 거둘 수 없다. 그래서 나는 오늘도 농심(農心)으로 목회를 한다. 자기를 속일 수도 없지만 하나님은 더욱 속일 수 없는 것, 그것이 어릴 때부터 시골에서 농심을 통해 체득되어 나의 삶의 철학이 되었기 때문이다. 다시 한 주간을 맞으면서 우리 모두 선을 심고 축복을 거두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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