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10월이 지나고 11월이 돌아왔으므로 좀 더 자유스런 마음으로 이 주제의 글을 쓸 수 있게 되었다. 1996년 12월 가족들과 함께 미국에 도착한 이듬해 4월부터 한인이민교회를 개척하여 담임하게 되었으며, 교회당 건물은 미국인 교회를 함께 사용하고 있었다. 미국인들이 오전11시, 필자가 목회하던 한인교회는 오후1시에 주일낮예배를 드리고 있었으므로, 몇 가지 사역준비와 미국교회와의 협의를 위해 가끔 10시 쯤에 교회로 나가곤 했었다.
그러던 10월 어느 주일 아침이었다.
「Hi, Reverend Kim!」
「Hi, Elder Sullivan.」
「It‘s for you something.」
「Oh no! You shouldn‘t do that. Anyway… thanks!」
우리 교회 성도가 아닌 미국인 교회 성도로부터 선물을 받는다는 것은 상당히 의외였을 뿐만 아니라 약간은 부담스럽기도 했다. 첫해에는 그렇게 지나갔다. 그런데 해마다 미국인 교회에서 한인교회 목사인 필자에게 선물을 전해주는 것이 궁금해서 견딜 수가 없었다. 그것도 생일이 들어 있는 10월을 꼭 기억해주는 것이 고맙기까지 했다. 하지만 미국인 성도와 대화하는 중에 한 번도 생일을 말한 적이 없었다는 사실을 생각해 내고는 더욱 궁금증이 더해만 갔다.
몇 해 동안 미국인 교회 성도로부터 크고 작은 선물을 받아오면서 포장지를 뜯기가 바쁘게 선물만 보관하고 무심코 던져버리던 감사카드에서 그 해답을 찾을 수 있었다. 우리교회가 소재하고 있던 도시였던 S.C.라는 영문 이니셜 등이 선명하게 눈에 들어왔다.
「PASTORS APPRECIATION MONTH」
「Thank you for your ministry in S.C.」
미국인 교회에서는 매년 10월을, 굳이 한국말로 옮기자면 <목회자 감사의 달>로 번역될 수 있는 Pastors Appreciation Month로 지키고 있다는 것을 그 카드를 통해서 비로소 알게 되었다. 10월에 생일이 들기는 했지만, 생일 선물치고는 그 날자가 너무 맞지 않았던 이유도 한꺼번에 풀린 날이었다.
미국인 교회처럼, 조국교회도 매년 10월을 목회자 감사의 달로 보내면 어떨까 싶다. 우리 주님께서 부르신 소명 한 가닥만을 부여잡은 채 묵묵히 목양의 길을 걸어가고 있는 목회자들에게 힘을 실어주고 마음껏 격려할 수 있는 <목회자 감사의 달>을 우리도 가질 수 있었으면 한다. 자신이 출석하는 교회뿐만 아니라 목회사역에 어렵게 수종 들고 있는 농어촌교회나 출신교회, 그리고 미자립 개척교회의 목회자들을 격려하는 기회가 될 수 있으면 좋겠다.
조국교회의 목회자들에게 적용하기에는 조금 상황이 다른 경우도 있지만 미국 잡지에 소개된, 목회자를 격려할 수 있는 몇 가지 지침을 옮겨본다.
-목회자의 자녀들이 좋아 할 수 있는 아주 간단한 선물을 해보십시오.
-어린 자녀를 하루 돌봐주어서 목회자 내외가 출타할 수 있도록
해보십시오.
-목회자 내외의 생일을 기억하여 축하카드로 격려해 보십시오.
-목회자 부인에게 간단한 선물을 전해 보십시오.
-도서상품권이나 영화관람권 2장을 선물해보십시오.
-며칠 동안이라도 부부가 함께 여행을 할 수 있도록 배려해보십시오.
-칭찬과 격려, 목회자의 노고에 감사하는 짧은 편지를 써 보내십시오.
-무엇보다도 존경과 신뢰를 말로써 직접 표현해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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