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임중 칼럼】변해야 살아남는다.

몇 해 전 미국 집회를 다녀오는 길에 서점에 들러 구입했던 하버드 경영대학교 교수 ‘존 코터’(John Kotter) 박사의 를 읽고 오늘의 우리 교회를 심각하게 회고하면서 나의 목회를 반성하는 시간을 가진 적이 있었다. 그때 교회 지도자의 변화가 없이는 교회도 몰락할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기업 경영적 입장에서 분석했었다. 그렇다고 딱히 ‘이것이다’라고 변화를 시도한다는 것이 제도적으로 체질화된 오늘의 교회 현실에서 얼마나 벅찬 일인가를 목사는 늘 고민하면서 오늘에 이르고 있다.
지난 주간에 나는 다시 ‘존 코터’ 박사의 을 읽었다. 이 한 권의 책은 펭귄 부족(部族)을 내용으로 오늘의 기업을 놀랍도록 분석하고 문제에 대한 해답을 제시하고 있다. 이 책에서는 에서 제기했던 문제점을 해결하는 방법론을 제시하고 있는데, 이와 같은 진단과 해결방법을 간과할 때는 기업이나 교회나 함몰할 수밖에 없다는 것을 더욱 절박하게 느꼈다.
에 나오는 기업이 망할 수밖에 없는 8가지 문제는 이렇게 소개된다.
① 자만심의 방치 ② 혁신을 이끄는 팀이 없다. ③ 5분 안에 설명할 수 있는 비전이 없다. ④ 비전 있더라도 전사적(全社的)으로 전파하지 못한다. ⑤ 방해 무사안일주의를 방치하고 있다. ⑥ 단기간에 가시적인 성과를 보이지 못한다. ⑦ 샴페인을 너무 일찍 터뜨린다. ⑧ 새로운 제도를 조직문화로 승화시키지 못한다.
이렇게 되어 가는 기업은 반드시 망한다는 것이다. 어쩌면 교회도 동일한 선상에서 이 문제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존 코터’ 박사가 이번에 다시 내 놓은 에서는 이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제시하고 있는데, 나는 우리 교회를 들여다보면서 두려움과 기대감을 함께 갖고 기도한다. 그리고 여덟 가지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제시한 ‘존 코터’ 박사의 진단을 교회에 도입하여 목회와 관련하여 다음과 같이 전개해 보고 싶다.
① 위기를 눈으로 확인시켜 주라. 오늘날 교회 지도자들이 현실 안주에 집착하고 내면의 위기를 보지 못할 때 유리병이 깨지듯, 우리 보금자리도 산산이 부서질 것을 생각하면 현기증이 난다. 국가나 사회나 교회나 기업이나 위기의식을 갖지 못하면 근본부터 붕괴되는 법이다. 그 위기를 눈으로 보여줄 수 있을 때 정신을 차리고 정체성을 확립하고 주어진 몫을 제대로 감당하게 되는 것이다.
② 강력한 혁신 팀을 구성하라. 기업은 말할 것 없지만 교회도 미래지향적이며 오늘의 사회를 선도할 수 있는 강력한 혁신을 기획하고 진행할 수 있는 팀을 구성해야 위기를 탈출할 수 있다. 리더십과 실행력과 인간미와 창의력과 논리가 조화를 이룬 혁신팀 구성이 교회를 살리는 것이다.
③ 비전과 전략을 세우라. 높이 나는 갈매기는 멀리 본다. 눈앞의 것으로 비전을 깨는 일이 오늘도 교회 안에서 전횡되고 있는 것은 두려운 일이다. 현실에 안주하는 안일한 생각은 내일을 향한 비전을 세울 수 없다. 살아남으려면 미래를 향한 비전과 전략을 세워 시행해야 한다.
④ 지속적인 커뮤니케이션을 추진하라. 지금 여기가 전부가 아니다. 지속적인 의사소통이 단절될 때 교회는 서서히 스스로 함몰해 가는 것이다. 기업에서는 말할 것 없지만 오늘의 제도권 교회의 약점이 커뮤니케이션의 단절이다. 단회적이 아니라 지속적인 의사소통의 제도화는 교회를 날마다 새롭게 할 것이다.
⑤ 행동에 옮길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하라. 위기 속에서 영웅이 탄생되는 법, 어렵다고 불평만 할 것이 아니라 내게 주어진 환경에서 할 수 있는 최선의 노력이 공동체를 살리는 것이다.
⑥ 단기간에 눈에 보이는 성과를 나타내라. 그래서 우리 교회는 가시적인 효과를 연출하는데 주력하고 그것을 성도들이 공감하도록 몸부림을 하는 것이다. 매월 한 가지씩 영적 이벤트를 연출하면서 교인들이 눈에 보이는 교회의 역동성을 느끼게 하는 것이다.
⑦ 변화 속도를 늦추지 말라. 이만하면 된다는 잘못된 자족감에 샴페인을 일찍 터뜨리는 기업이나 교회는 역사의 뒤안길로 밀린다. 주님 오시는 그 날까지 쉼 없는 전진이 교회 성장과 성도의 영적 승리의 비결이 되는 것이다.
⑧ 조직에 변화를 정착시켜라. 목이 터져라 변화를 강단에서 외쳐도 화반석처럼 굳어진 영적 양심이 부서지지 않고는 이것이 얼마나 어렵다는 것을 목사는 잘 안다. 그래서 어제도 오늘도 변화를 외치며 오늘에 이르고 있다.

국가의 근본이 흔들린다고 걱정하는 요즈음, 교회마저 근본이 흔들린다면 우리의 역사는 어둠으로 전락한다. 정치적이든 사회적이든 기업 경영측면이든 교회 성장 측면이든 변하지 않으면 살아남지 못한다. 근본이 흔들리지 않는 가운데 지속적인 발전을 위하여 우리는, 우리들의 교회는 변해야 하는 것이다.

2006.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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