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의 새로운 찬송가가 이제 며칠 있으면 출간될 예정이라고 합니다. 현재 우리가 사용하고 있는 통일찬송가는 1983년 말에 발행되었습니다. 아마도 나이가 마흔이 넘은 성도라면, 각 교단별로 새찬송가, 합동찬송가, 개편찬송가를 동시 사용하고 있었기 때문에 각종 연합집회 때마다 불편이 이만 저만이 아니었던 기억을 가진 독자들도 더러 있을 것입니다. 심지어 출석교회를 옮길 때마다 다시 찬송가를 구입해야 하는 엄청난 불편과 낭비를 경험해야 했던 시절이었습니다. 필자의 서재에는 지금도 세 종류의 찬송가를 모두 보관하고 있는데, 예를 들자면 각종 집회시간마다 예배인도자가 「찬송가 471장 ‘내 구주 예수를 더욱 사랑’을 부르겠습니다. 합동찬송가는 396장, 새찬송가는 409장입니다.」 라고 안내를 해야만 했던 것입니다. 이런 불편을 들어준 것이 통일찬송가였습니다만 이제 며칠 있으면 빛바랜 그 세 종류의 찬송가들 옆에 나란히 꽂히게 될 것입니다.
한국찬송가공회에서는 1995년부터 새로운 찬송가 발행을 결의하고 지난 10여 년 동안 철저한 준비를 해왔습니다. 현재 통일찬송가는 558장이나 새로운 찬송가는 645곡으로 되어 있습니다. 이미 몇 년 전에 완제품에 가까운 시제품(試製品)이 나왔지만 한국찬송가공회 내부보다는 외부적인 여러 사정으로 발행하지 못하다가 이제 며칠 뒤에 발간이 될 듯합니다. 지난 20년 동안 인쇄술이나 종이의 질이 급격하게 좋아지기도 하였겠지만 한국교회에도 교회음악을 공부한 전문가도 상당히 늘었을 것이므로 음악적으로, 성경적으로 손색이 없는 찬송가를 기대해 봅니다. 물론 조국교회가 공적으로 결정하여 사용하는 것이기 때문에 작사, 작곡자가 현재 생존해 있는 경우에는 수록하는 것이 매우 제한이 되므로 현대적 정서와 젊은 층의 기대에 부응하기에는 난점이 있을 수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기독교출판사에서 발행하는 좋은 현대적 찬송을 함께 드릴 수 있다면 통일찬송가에 못지않은 사랑을 받을 것입니다. 필자가 청년 시절에 발행되었던 통일찬송가는 세 종류의 찬송가를 통일(?)했다는 그 사실만으로도 엄청난 사랑을 받기에 충분했던 기억이 새롭습니다.
이번에 새로 발행되는 찬송가의 특징은 무엇보다도 558장으로 된 통일찬송가보다 87곡이 더 수록되었고, 한국인이 작곡한 찬송가가 126곡으로 전체의 20%에 육박한다는 사실입니다. 국내 주요교회에서 지난 5년 동안 거의 불려지지 않았던 곡을 조사하여 77곡을 삭제한 후 새로운 곡으로 실었기 때문에 실제적으로는 더 많은 곡들이 처음으로 수록된 찬송가들입니다. 늘임표를 대폭 손질하고, 임시표와 악센트 등의 악보정사에도 진일보하였다는 평가를 받고 있으므로 회중들이 부르기에 편리하도록 출판되리라고 봅니다. 뿐만 아니라 성경인용 가사도 개역성경이 아니라 현재 한국교회의 새로운 성경으로 자리잡아가고 있는 개역개정판에서 인용하여 수록하였고, 젊은 층에서 많이 부르는 현대적 복음송도 수록하여 선교적 차원도 고려하였습니다. 많은 복음송 중에서 선곡하는 작업이 워낙 방대하기 때문에 한국찬송가공회에서 별도의 복음성가집 발행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찬송가이든, 복음성가든지 더욱 하나님을 영화롭게 했으면 좋겠습니다. 또한 새로운 찬송가의 발행으로 조국교회 성도들의 영성이 더욱 살아나고, 하나님께 더 가까이 다가가는 기회가 되었으면 합니다.
다만 찬송가 출판을 둘러싼 판권문제는 조속하게 마무리 되었으면 합니다. 새로운 찬송가의 계속적인 발행과 보급을 위한 적정 수준의 이윤은 보장되어야 하겠지만 마치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인식하는 것은 조국교회를 위해서나 출판사를 위해서도 바람직하지 않다고 봅니다. 각 교단별로 개역성경을 개역개정판 성경으로 바꾸고 있는 시점이기 때문에 이에 따른 대책도 수반되어야 할 것입니다. 통일찬송가가 발행되던 1983년 말과는 달리 많은 성도가 성경-찬송가 합본을 선호하고 있는 점에 대해서도 다시 한 번 검토하여 구입자들의 부담을 최소화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하기를 기대해 봅니다.
오직 찬미 예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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